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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쉑쉑버거 동대문 두타점 체험기국내여행/서울 2017. 5. 30. 18:58
동대문에도 쉑쉑버거가 생겼다. 몇달 전인가 강남에 생기자마자 엄청나게 줄 섰다며 홍보 나오던 그 쉑쉑버거 말이다. 정식 명칭은 쉐이크쉑(ShakeShack). 줄임 표기는 'ㅅㅅ버거'. 아니면 말고. 어쨌든 동대문 쉑쉑버거는 두타에 있다. 머리두 때릴타. 두타빌딩 앞으로 가면 찾아보고 뒤져보고 할 필요도 없이 1층 바깥에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인다. 꽤 크다. 처음 가보는 사람이라면 에게, 이걸 두고 사람들이 줄을 섰단 말이냐 할 정도로 별 것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뭐 어차피 버거집이니까. 하여튼 어쩌다 근처에 간 김에 생각나서 호기심에 한 번 가봤다. 한 번 쯤은 경험삼아 괜찮겠지 하면서 마치 카지노 들어가듯 두근거리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키며 입장. 물론 뉴욕의 그 유명한 버거집을 가보다니 너무너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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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머금은 나의 탯줄은 로렐라이로 다시 태어나리 - 인천 용유도 왕산 해수욕장취재파일 2011. 11. 6. 22:52
괜찮아,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언제나 멀리 여행을 떠날 때면, 약간의 부러움 속에 한숨 섞인 걱정을 해주는 친구들에게 그렇게 말 했다. 길고 긴 방황 끝에 정착을 잊어버린 길고양이처럼, 한동안 먹이가 있는 곳에 머물다가도 어느날 문득 푸른 바다에서 들려 오는 로렐라이의 노랫소리에 이끌리면, 가진 것 모두 내어놓고 살던 곳도 비우고는 흔적 없이 사라지곤 했다. 아직도 그렇게 살아서 어떡하냐는 친구의 말에 버럭, 화가나서 네 인생이나 잘 살라고 못 된 소리를 하게도 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나도 안다, 십 년을 훌쩍 넘은 그 오래된 친구들의 걱정은 보통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내지르는 개똥같은 말의 배설이 아님을. 그리고 내 눈동자 어디에 항상 서려있는 불안함을 이미 잘도 읽고, 차마 내 스스로 나에게 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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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눈물 DeepNight (Bloody tears, Deep night)그림일기 2011. 4. 8. 03:56
참으라고 하네, 극복하라 하네, 이겨내라 하네. 사람들은 강한 걸까, 강한 척 하는 걸까 강한 척 하는 거라면 대체 누구를 위해서 그러는 걸까. 밤 새 울었지만 나는 모르겠어, 내가 왜 울어야 하는지. 답이 없는 질문은 의미 없는 질문일까, 쓸 데 없는 짓인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붓질을 하다가 머리카락에 물감을 칠해버렸어. 엉겨붙은 머리카락을 자르며 이 모든게 장난같이 여겨졌지. 딱히 마시고 싶지 않은 소주가 있어 붓을 헹궜어. 검붉은 색으로 물든 소주가 매력적이라 마시고 싶었어. 참으라고 하네, 극복하라 하네, 이겨내라 하네. 나는 약한 걸까, 약한 척 하는 걸까 약한 척 하는 거라면 대체 누구를 위해서 그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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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 - 스리랑카 여행기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1. 1. 11. 12:21
(2009, Sri Lanka, Galle) 내 삶은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 어떤 음식을 먹어도 맛있지 않았고, 어떤 사람을 만나도 즐겁지 않았으며, 늘 가던 그 길은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었다. 어떤 책을 읽어도 흥미롭지 않았으며, 어떤 영화를 봐도 쉽사리 지쳤고, 어떤 그림을 봐도, 어떤 연극을 봐도, 어떤 전시를 봐도 내 눈빛은, 더이상 호기심에 반짝반짝 빛나지 않았다. 무심한 듯 하면서도 시선을 떼지 않고 지켜보던 세상도 이젠 모두 다 지겨웠고, 때때로 그리던 그림도, 때때로 쓰던 글도, 때때로 부르던 사랑의 노래들도, 다 귀찮고, 다 부질없고, 덧없는 짓거리로 여겨졌다. 활기를 얻겠다며 떠난 국내여행에서는 참담한 외로움만 잔뜩 안고 돌아왔으며, 바쁘게 지내다보면 나아지겠지 해서 벌이고 또 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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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버려진 내 눈물 두 방울사진일기 2007. 8. 8. 05:01
나 안 떠날거지? 응. 나 지켜줄거지? 응. 나 사랑할거지? ... 끝내 마지막 질문은 대답할 수 없었다. * * * 서울숲 안에는 조그만 식물원이 있다. 그 식물원 안에는 손바닥만 한 햄스터 두 마리가 있었다. 사람들이 그들을 쳐다보거나 사진을 찍거나 손가락으로 유리를 톡톡 치거나 할 때마다, 검은 놈은 얼룩진 놈을 감싸 안으며 지 품으로 감싸줬다. 두려움을 많이 느끼는 듯 얼룩이는, 세상 그 어떤 약속보다 굳건할 것 같은 검정이의 품 속을 오들오들 떨면서 깊이깊이 파고 들었다. 그 때마다 검정이는 경계의 눈빛을 사방으로 보내고 있었는데, 그 눈빛 또한 너무나 연약해 보여 안쓰럽기 짝이 없었다. 그 모습 때문에 나는 자주 그곳을 찾아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한참씩 그들을 바라보곤 했다. 눈물을 참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