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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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지 않은 시간의 사원, 따 프롬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18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6. 15:58
모르는 사람들과 일행이 되어 함께 다니는 것도 분명 여행의 재미 중 하나다. 내가 알지 못했던 곳을 가 볼 수도 있고, 숙박이나 차비 등을 아낄 수도 있으며, 잠시 자리 비울 때 짐을 맡길 수도 있는 등 믿을만 한 일행이 있다는 건 여러모로 편리한 일이다. 그 반면 단점도 있는데, 약속을 정하고 만나고 함께 떠나는 행동 등에서 혼자다닐 때보다는 시간을 많이 소비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내가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도 다수결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 이득 보는 만큼 희생해야 할 것도 있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택시기사가 애써 강 구경 시켜준다고 앙코르 유적의 동쪽 멀리 있는 롤루오스 강까지 갔다. 강 건너 조금만 더 넘어가면 롤루오스 유적지를 볼 수 있었는데, 사람들이 먼 곳 까지 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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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와트와 압사라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17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6. 02:44
벼르고 별러서 어렵게 찾아간 '앙코르 와트 (Angkor Wat)'이니만큼, 탑 위에 앉아서 꽤 많은 시간을 보냈다.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니까 되도록 오래오래. 지금도 그 위에서 내려다 본 경치들이 눈에 선 할 정도로 보고 또 보았다. 시간이 지나 그 경치마저도 잊혀질테지만, 여린 바람 부는 그 탑 위에 앉아 하염없이 먼 산을 바라보던 그 느낌만큼은 언제까지나 내 몸 구석구석에 남아있을 듯 하다. 한 쪽 편으로는 울창한 숲이 보이고, 또 다른 한 쪽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넓은 평야가 보였다. 특히 숲과 어우러진 모습을 보니 더욱 신비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왕이 사후세계를 위해 이런 건축물을 세울 만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노동에 동원된 사람들은 죽어났겠지만). 둘째 날 오후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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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의 꽃, 앙코르 와트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16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5. 15:45
앙코르(Angkor) 유적지의 다른 모든 유적들은 잊어도 좋다. 앙코르 유적지의 대표적인 사원 '앙코르 와트'가 있으니까. 누가 뭐래도 앙코르 유적의 백미는 앙코르 와트다. '앙코르 와트 (앙코르 왓, Angkor Wat)'는 앙코르 유적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원으로, 아름다운 예술품으로도 극찬을 받고 있다. 앙코르 유적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종교 건축물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앙코르와트는 크메르 제국의 왕 '수야바르만 2세'에 의해 약 30여년 간 축조되었고, 힌두교 3대 신 중 하나인 '비슈누(Vishnu)' 신에게 봉헌된 것이라 한다. 다른 앙코르 유적들과는 달리 정문이 서쪽으로 나 있는 것이 특징인데, 서쪽의 사후세계를 향해 문이 나 있는 것으로 보아 왕의 사후세계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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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에서 길을 잃다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15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5. 00:55
반띠아이 끄데이 (Banteay Kdei) 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춤 추는 소녀들의 홀' 이었다. 벽과 기둥 여기저기에 '압사라'가 새겨져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곳이다. '압사라 (혹은 압살라 Apsara)'는 '춤 추는 여신', '천상의 무희'를 뜻하고, 캄보디아 전통춤의 이름이기도 하다. 여기서 볼 수 있는 압사라는 익살스러운 몸짓과 앙증맞은 표정을 하고 있어서, 매혹적이라기보다는 귀엽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반띠아이 끄데이'는 거의 건물 형태만 겨우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흔이 아니다. 무너질 것을 대비해서 버팀목을 세워둬야 할 정도로 훼손이 심한 건물도 있고, 다 무너지고 기둥이나 벽의 일부만 간신히 서 있는 곳도 있다. 어디서나 돌 무더기를 볼 수 있으며, 어디서나 폐허의 냄새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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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빛 그림자, 쁘레 룹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14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4. 23:32
앙코르 왓 동쪽편, 큰 호수 옆쪽에 자리잡고 있는 '쁘레 룹((Pre Rup)'은 '육신의 그림자'라는 뜻을 가진 사원으로, 장례의식을 치뤘던 사원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10세기 후반에 지어졌을 거라고 추정되는 이 건물은, 건물 전체가 붉은빛이 감도는 벽돌과 라테라이트(홍토)로 지어졌다. 그래서 해 뜰 무렵에 보면 더욱 아름답다고 한다. 건물과 마찬가지로 이 근처 토양 또한 붉은빛이 감돈다. 마치 화성에 온 듯 한 느낌 (화성 가보진 않았지만). '쁘레 룹'은 많이 훼손된 상태라서 어떤 용도의 사원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단지 장례의식 용으로 사용되었을 거라는 추측 뿐. 장례의식으로 사용된 건물이라고 생각하고 걸어보면 웬지 조금 음산하고도 고요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잉카, 마야 문명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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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과 사원, 니악 뽀안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13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4. 18:42
'또아리를 튼 뱀'이라는 뜻의 '니악 뽀안 (Neak Pean)'. 또아리를 튼 뱀 두마리가 중앙의 사원을 바치고 있다. 주변에 큰 연못과 잔디밭(이라기 보다는 잡풀밭)이 있기 때문에 공원같은 느낌이다. 규모가 큰 편이 아니라서 그리 많이 구경할 건 없지만, 건물과 그 주변의 정교한 조각품들이 볼 만 했다. 햇볕이 따가워져서 잠시 휴식. 가게 안에서 한가하게 쉬고 있던 딸내미는, 손님들이 오니까 햇살 따가운 집 밖으로 밀려났다. ;ㅁ; 바나나 껍질에 밥을 싸서 쪄내면, 바나나 향을 머금은 찰떡같은 느낌의 음식물이 만들어진다. 별 맛 없이 밍밍하지만, 군것질 용으로 먹을 만 했다. 여긴 또 어딘지 모르겠다. 내 머릿속에 지우개 들었다. ㅡㅅㅡ;;; 조그만 틈을 내 놓고는 입구를 나무들이 애워싸듯 뻗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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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폐허, 쁘리아 칸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12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4. 18:24
사진을 정리하다가 보니, 얼핏 여기가 '따 프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여기는 '쁘리아 칸(Preah Khan)'인 듯 하다. '자야바르만'이라는 왕이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지은 사원이 '쁘리아 칸'이고, 어머니를 위해 지은 사원이 '따 프롬'이기 때문에 비슷해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무너져서 폐허가 된 채로 방치 돼 있는 모습까지도 비슷해서 먼 기억을 되살리려니 더욱 헷깔린다. 내부 통로들이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 특징이고, 복도가 일관된 형식이 아니라는 특징이 있다. 걷다가 다른 통로로 들어서면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선 것처럼, 좀 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복도가 펼쳐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복도를 따라 걷기만 해도 다양한 느낌을 느낄 수 있어서 흥미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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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왓의 해오름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11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4. 17:04
앙코르 유적을 구경하기 시작한 첫째 날 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자가용 택시 운전기사가 우리 일행에게 말 했다. 이른 새벽에 '앙코르 왓(Angkor Wat)'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고. 그래서 우리는 새벽 일찍 일출 시간에 맞춰서 데려가 줄 수 있냐고 물었고, 택시기사는 당연히 가능하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둘째 날 새벽. 약속한 시간에 맞춰서 일어나기 위해 나는 다른 분에게 알람시계까지 빌려서 간신히 잠을 깼다. 함께 같은 방을 썼던 동행인도 일단 깨긴 했는데, 너무 피곤하다고 안 가겠다며 다시 골아떨어졌다. 그래서 혼자 숙소 앞으로 나갔더니, 택시기사 혼자 차를 마시고 있었다. 다른 일행들도 모두 피곤해서 못 가겠다며 잠을 자고 있다는 거. 첫날 하루 구경하고 모두 피곤했나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