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정리하다가 보니, 얼핏 여기가 '따 프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여기는 '쁘리아 칸(Preah Khan)'인 듯 하다. '자야바르만'이라는 왕이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지은 사원이 '쁘리아 칸'이고, 어머니를 위해 지은 사원이 '따 프롬'이기 때문에 비슷해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무너져서 폐허가 된 채로 방치 돼 있는 모습까지도 비슷해서 먼 기억을 되살리려니 더욱 헷깔린다.
내부 통로들이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 특징이고, 복도가 일관된 형식이 아니라는 특징이 있다. 걷다가 다른 통로로 들어서면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선 것처럼, 좀 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복도가 펼쳐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복도를 따라 걷기만 해도 다양한 느낌을 느낄 수 있어서 흥미로운 곳이다. 이따금 무너진 벽 틈으로 햇빛이 새어 들어오면 마치 흥미진진한 탐험을 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렇게 무너져내린 통로를 그대로 방치해 두어서 더욱 탐험을 하는 듯 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무너진 건물만큼이나 부식도 심하다. 그냥 그대로 계속 방치해 두는 것이 좋기만 한 건 아닌 듯 싶다.
사원 안쪽에선 어떤 할머니가 향을 팔고 있다. 가끔 향을 피워 꽃고 기도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사원은 중앙부로 갈수록 천장이 낮아지는데, 복종의 의미로 머리를 숙이게 하기 위해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계단도 그렇고, 복도도 그렇고, 부지불식간에 은근히 예를 차리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 참 대단하다.
어쭈- 껌 좀 씹은 모양인데~ ㅡㅅㅡ;;;
나무를 가까이서 찍은 사진은 모두 햇볕때문에 버닝. 안타깝지만 이 정도로 만족해야 함. ㅠ.ㅠ
무너진 석벽. 다른 깨끗한 사원들은 이런 모습의 폐허를 재조합하고 바로세워서 복원했을테다. 사원을 지은 옛 사람들도 대단하지만, 이런 폐허를 원래 모습에 가깝게 복원한 사람들의 노력도 참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