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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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귓가를 울리는 청명한 워낭소리 - 영화 워낭소리리뷰 2009. 1. 30. 00:35
딱히 이름도 없이, 그냥 '소'라고 불리는 소는 이 세상에서 40년을 살았다. 소의 평균 수명이 15년인 것을 감안하면, 그냥 늙었다는 표현만으로도 부족한 나이. 이 소와 노인 내외는 30년을 매일 한 지붕 아래 살면서, 함께 일 하고, 함께 밥 먹고, 함께 생활했다. 이혼도 많이 하는 요즘같은 시대에는 사람끼리도 하기 힘든 일이다. 귀도 어둡고, 몸도 아프지만, 소 울음소리만은 귀신같이 듣는 할아버지. 그냥 '음머-'로만 들리는 울음소리지만, 함께 30년을 생활해서인지 소가 어디가 가렵다고 하는 건지, 배가 고프다는 건지, 대번에 알아내고 해결해 주는 노인. 그런 모습을 보면서 투덜대며 싫은 소리를 연신 해 대지만, 그래도 소와 할아버지를 보살펴 주는 할머니. 영화 워낭소리는 어느 허름한 시골 농가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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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 삼 천웹툰일기/2008 2008. 9. 14. 22:08
친구에게 내가 만들고 싶은 이 영화 얘기를 했더니, '뭐야, 그럼 여배우들 얼굴만 보여주고 끝나? 재미 없겠네~'라고 하던데, 그렇지 않다. 뒤에서 나당 연합군이 쫓아오고, 이를 막는 마지막 군사들이 전투장면을 연출하고, '나는 정말 의자왕을 사랑했어효~'하며 뛰어내리는 애절한 러브신도 있고, '야! 왜 밀어!'에서 시작해서 여러 궁녀가 싸우는 액션도 나오고, 이미 뛰어내린 궁녀가 뒤에서 '언니~ 같이가요~' 이러면 공포물, 뛰어 내리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옷 찢어져서 누드신까지... ㅡㅅㅡ;;; 정말 다양한 장면과 장르를 아우르는 엄청난 대작인 거다~ 여배우들 개런티만 해도 수천억원이 되겠지만, '에이~ 꼴랑 2초에요~'하면서 우정출연으로 섭외하면 저예산으로 될 지도... (우정이 있어야 우정출연으로 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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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빠삐코를 보았죠~웹툰일기/2008 2008. 8. 12. 01:13
요즘 책과 영화를 멀리하다보니 아직 그 유명한 '놈놈놈'도 못 봤다. 근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빠삐놈'을 보고는 놈놈놈 영화도 관심 생겨버렸다. 그래서 영화를 보러 갔는데... 난 영화표를 받을 때 까지도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고 있었다. 근데 표를 딱 받아 들고 제목을 보니깐 내가 '빠삐코 주세요'라고 했던 게 기억 났다~!!! 훗~ 아마도 빠삐코 노래를 흥얼거리며 극장으로 향해서 그랬던 게 아닐까 싶은데... 그것보다도 '빠삐코 주세요' 했는데도 척 알아듣고 영화표를 준 매표소 센스쟁이~ 둘이 표를 주고 받으면서 서로 보고 '풋~'하고 웃어버렸다. 빠삐놈이 뭔지 모르신다면 당장 검색해 보아요~* ^^ p.s. 영화 놈놈놈은 하도 주위 사람들이 그냥 오락용으로 즐기기에 적합하다 하길래 별 기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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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악당과 교활한 주인공웹툰일기/2008 2008. 5. 13. 23:25
영화 속 악당들은 다들 왜 그리 친절한걸까. 다 잡아 놓고 곧 죽을 것 기다리고 있는 주인공을 앞에다 두고 자신의 일과 과거의 일과 사건의 개요,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일을 벌였는지 참 자세하고도 상세히도 설명 해 준다. 그럴 시간에 빨리 해치우고 도망쳐서 카리브 해 즘 가서 일광욕이나 즐기면 될 것을. 그에 반해 악당이 친절한 설명을 하고 있을 동안, 주인공은 참 교활하게도 이것저것 주변 지형이나 도구들을 이용해서 마지막 일격을 가해 악당을 물리칠 생각에 골몰한다. 악당에게 진심어린 대화를 해 주는 듯 하면서도 건성건성 대하고 있는 것. 대화 상대로서는 대부분 불합격. ㅡㅅㅡ; 친절한 주인공과 교활한 악당이 나오면 영화는 이야기가 안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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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난 후 화장실 앞 풍경웹툰일기/2008 2008. 3. 4. 13:35
극장에서 영화가 끝나고 천천히 밖으로 나와보면, 화장실실 앞에 사람들이 엄청 몰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자들은 화장실에 들어가려고 길게 줄을 서 있고, 남자들은 그 여자들이 일 끝내고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고. 가만 보면 그 속에서 진풍경을 연출하는 커플들도 있다. 그 안타까운 이별을 아쉬워하며 잡은 손 놓지 못 하는 커플도 있고, 화장실 들어갈 때 바이바이 손 흔들어 주는 커플도 있고... 마치 입대하는 남친 보내면서 뒤에 남겨진 여친처럼 그렇게 남자들이 여자들을 화장실 훈련소(?)로 떠나보낸다. ㅡㅅㅡ;;; 대개 남자들도 화장실을 가긴 하지만, 일은 훨씬 빨리 끝난다. 그러면 남자들은 기다리는 시간동안 밖에서 뭘 하느냐면... 멀뚱멀뚱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제일 많고, 휴대전화나 게임기로 게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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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유리에] 내 영혼은 팔리지도 않는데웹툰일기/2008 2008. 2. 1. 04:31
영화 '내사랑 유리에'는 사랑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소년의 이야기이다. 그것도 천년만년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딱 10년을 조건으로 영혼을 파는 것. 진정한 사랑 혹은 영원한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아주 느리면서도 다소 단조로운 톤으로 다소 야하게(?) 보여준다. (19세 이상 관람가) 책이든 영화든 작가의 의도가 어떻든 간에, 일단 세상에 던져지면 세상의 것이 된다. 오버해서 해석하든, 착각해서 해석하든, 해석은 독자와 관객의 몫. 따라서 해석하기 나름인데, 특이 이 영화는 더욱 그런 것 같다. GV시간에 감독님조차 '여러분들의 생각이 바로 정답'이라고 말씀 하셨으니... 소개 영상만 보고는 동화같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인 줄 알고 오신 분들이 많았나보다, 어리둥절하는 관객들도 많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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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해방전선] 내 주머니의 먼지를 줄께웹툰일기/2008 2008. 2. 1. 04:00
영화 은하해방전선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꼬실 때 늘 써먹는 대사가 있다. "내 주머니에 3천 원 있으면 3천 원 주고, 3만 원 있으면 3만 원 주고, 다 줄께요." '은하'를 꼬실 때도 그 대사를 날렸는데, 은하는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반격을 가했다. 은하: 그럼 주머니에 있는 돈 다 줘 봐요. 남자주인공인 영재가 그 말을 듣고 주머니를 뒤져 봤더니, 한 오천 원 나왔다. 주섬주섬 몇천 원은 꼬불치고 3천 원인가 2천 원인가만 은하에게 줬다. 그랬더니 은하 왈; 그건 왜 안 줘요? 영재: 이건... 차비... 당연하지, 아직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작업일 뿐인데 올인 하는건 무모하잖아. 돈만 챙기고 달아나면 어떡하냔말야. ㅡㅅㅡ;;; 뭐, 아직 못 찾은 거겠지. 주머니에 3천 원이 있든, 30억이 있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