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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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사랑 못 한 한 인간의 일생리뷰 2007. 11. 6. 03:11
사랑 받고 싶었고, 사랑 하고 싶었습니다. 인생에 거창한 목표나 대단한 포부 없습이 그냥저냥 흐르는 대로 살아가지만, 한 사람을 사랑하고, 또 사랑 받으며 살아가는 것은 삶이 주는 가장 큰 행복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 하려 애썼고, 사랑 받으려 애 썼습니다. 아무리 더럽고 흉한 세상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단 둘이서라면, 예쁘게, 아름답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이게 된 건지 알 수 없지만, 언젠가부터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고, 전혀 생각지도 않은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사랑했던 사람은 떠나고, 사랑이라 믿었던 감정도 흔적 없이 사라져, 껍데기만 남은듯 그렇게 살아갑니다. 삶이라는 거대하고도 힘찬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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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 시간이 멈추지 않는 한, 우린 계속 멀어지기만 하겠지리뷰 2007. 10. 4. 12:57
언제까지고 함께 할 것이라고만 믿었던, 그럴 수 있을 테고 꼭 그럴 거라고만 믿고 있었던 때도 있었다. 서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함께 할 수 없는 시간들을 아쉬워 하며, 어쩌다 있을 단 한 번의 만남을 손꼽아 기다리던 그 때. 약속 장소로 나가는 길이 너무나 어렵고 고된 여정인 것은, 아직 세상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 또한 그렇게 힘들고도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을 간직할 수 있었던 것도, 아직 세상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 내 앞에 닥친 장래의 일보다, 이 세상이 향해 가는 미래의 일보다, 한 사람의 관심이 절실한 때도 있었다. 그 사람이 내게 관심을 보여 준다면, 내 마음을 받아만 준다면 어떻게든 모든 것이 다 잘 풀릴 것만 같았던 때. 모든 초점이 그 사람에게 맞춰져서, 그 사람을 중심으로 내 인생이 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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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터비아] 좋은 망원경은 사나이의 로망?리뷰 2007. 10. 4. 12:07
사고로 인한 아버지의 죽음을 자책하다가 수업 시간에 교사를 폭행하게 되는 주인공 케일. 결국 법원은 그에게 90일간의 가택 연금을 결정하고, 발목에 전자 감시장치가 부착된다. 나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집 앞 마당까지 정도. 엄마(캐리 앤 모스; 매트릭스의 여 주인공이었다)가 비디오 게임과 케이블 TV마저 못 보게 만들자 딱히 할 일이 없어 뒹굴거리던 케일. 필요는 발명을 만들고, 지루함은 혼자놀기를 만들었다. 고성능 망원경으로 이웃들을 훔쳐보기 시작한 케일. 주 관심사는 옆집에 이사온 예쁜 소녀 애슐리였지만, 어느날 우연히 살인 사건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케일은 여러 정황들을 짚어본 결과, 그가 한창 뉴스에서 떠들고 있는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확신하는데,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 주지는 않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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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인 도쿄 Lost in Tokyo - 2007 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2007. 9. 17. 21:06
타쿤과 타카짱은 대학 때 함께 밴드를 했던 십 년 지기 친구이다. 그들과 함께 밴드를 했던 절친한 친구 에이지의 자살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친구들을 불러 모아 또 술을 마시고, 라면을 먹고, 또 바에 가서 술을 마시며 모르는 사람들과 쓸 데 없는 이야기들을 하고, 그렇게 밤을 새고 타쿤의 연습실에 갔다가 바다에 갔다가 또 술을 마시며 방황한다. 어쩌면 젊음이라는 마치 당연한 듯 한 차편을 타고 질주하던 인생에, 32세, 친구의 자살을 맞으며 브레이크가 걸린 듯 하다. 이틀 연속으로 진탕 술을 마시고, 19세 여대생들과 부킹도 하지만 그건 이제 자신들의 모습이 아니고, 원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밴드 연습실에서 일 하는 타쿤과 회사원인 타카짱의 방황은 이제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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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나이트 Day night day night - 2007 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2007. 9. 17. 14:31
(스포일러 있음) 한 소녀가 폭탄을 등에 지고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을 향해 걸어간다. 그녀의 의지는 확고하고 단호하다. 행동을 하기 직전까지 그녀는 무척이나 불안해하고, 망설이며 떨리고 있다. 심지어는 첫 시도에서는 옷에 오줌을 지릴 정도다. 그래도 다시 나간다. 수많은 행인들 속에서 결심을 다지고, 결국은 버튼은 누르는 그녀. 소녀는 이름도, 국적도, 그녀에 얽힌 어떠한 사적인 이야기도 밝혀지지 않는다. 엔딩 크레딧에도 단지 '그녀 she'라고만 올라왔다.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어떤 이유로 그런 결심을 하게 됐는지, 어떤 경로로 테러리스트들과 연결이 됐는지 등은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소녀는 이미 폭탄을 등에 짊어진 상태이고, 그 폭탄을 터트리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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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리 오브 플라워 Valley of Flowers - 2007 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2007. 9. 15. 18:57
우선 서울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 소개된 이 영화의 시놉시스 소개를 한 번 보자. "히말라야의 산맥길을 따라, 잘란과 그의 친구들은 여행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도자의 행렬에서 이탈해 있던 우스나가 그를 꿈에서 봤다며 잘란의 곁으로 다가온다. 그녀는 그들을 도와 공훈을 세우고 신뢰를 받는다. 일의 성공과 함께 잘란과 우스나 사이의 사랑도 커간다. 그러나 그러한 운도 기울기 시작하고, 로버스 에티가 그들의 뒤를 쫓는다. 추격의 혼돈 속에서 잘란과 우스나는 이별을 맞고, 그 충격에 각자는 절망으로 빠져든다."(출처: 서울국제영화제 홈페이지. http://senef.net/senef_2007/program/program_s_p2_view.php?brano=73&brno=61)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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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라오 잔 Umrao Jaan - 2007 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2007. 9. 15. 18:30
인도 서민들이 즐기는 인도 영화들은 처음 보면 무척 당황스럽다. 틈 날 때마다 춤과 노래가 나와서 이게 뮤직비디오인지, 영화인지 헷깔릴 정도이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봤던 한 첩보 액션 영화의 경우의 예를 들어 보겠다. 처음에는 진지하게 액션물로 시작한다. 여자를 만나고 함께 적들에게 쫓기며 긴박하게(?) 도망치고 싸운다. 그러다가 중간에 러브신이 펼쳐질 때, 키스를 하려고 폼 잡고 서로의 입술이 서서히 다가가는 순간, 쿵짝쿵짝 음악이 나오며 난데없이 꽃가루가 뿌려지고, 백댄서들이 나와서 한바탕 노래와 춤이 펼쳐진다. 노래와 춤은 인도 영화의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현지인의 말로는, 노래와 춤이 나오지 않는 영화는 인도 현지인들에게서 인기를 끌 수 없다고 할 정도란다. 한국 영화에서, 심각한 내용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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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서울국제영화제 (2007.9.6 - 9.16)국내여행/서울 2007. 9. 13. 13:08
지금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제 8회 서울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2007.9.6~9.16) 올해 영화제에서 극장상영작은 25개국 131작품, 넷부문상영작이 38개국 155작품이라 한다. 서울국제영화제에서 특이한 것은 '넷부문 상영작'이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인데, 인터넷에서 짤막한 단편들을 감상하며 영화제를 즐기기에 좋다. 넷부문 작품들은 서울국제영화제 홈페이지의 넷 섹션에서 2007년 12월 31일 까지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올해로 8회 째라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조용한 편이다. 홍보를 안 한 건지, 아니면 나만 모르고 있었던 건지, 아는 사람에게서 초대권을 받기 전까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상영작에는 40여년 전의 흑백영화까지 포함되어 있는데,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