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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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바다 어두운 동굴 속 마른 오징어사진일기 2007. 8. 5. 15:40
햇살 없는 어느 쓸쓸한 날이었지요. 알 수 없는 어지러운 마음에 추적추적 비가 내릴 때 나는 세상에 홀로 버려져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는 것 같았죠. 하늘은 가까이 있어도 늘 어딘가 얽매여 마음 편할 날 없고 세상 모두가 등을 돌리고 외면한 채 먼 곳만 바라보고 있었죠. 그렇게 또 하루 아름다운, 아니 아름다울 수도 있었던 하루가 저물어가고 아무리 힘들어도 털썩 주저앉기 망설여지는 젖은 의자처럼 그렇게 축축하게 젖어 있네요.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보면, 언젠가는 스치는 무의미 속에서 당신을 찾을 날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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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a Beautiful Day사진일기 2007. 7. 18. 04:02
그 하늘 그 햇살 아래 지킬 수 없는 내 마음을 둡니다. 세상이 슬프고 슬퍼 당신 또한 슬픔인 것 이해 합니다. 하늘은 이리도 파랗게 깊어만 가고 초록은 이리도 푸르게 짙어만 가는데, 내 남은 시간 기약 없는 약속으로 더이상 기다릴 수 없습니다. 당신이 없어도 햇살은 푸르고, 당신이 떠나도 나무는 꿈을 꾸지요. 부디 부디 행복하길 바랍니다, 정말 정말 아름다운 날이니까요. p.s. 전날 밤에는 비가 억수같이 퍼부었다. 다음날 밖에 나갈 수 있을까 걱정 될 정도로. 하늘이 도왔는지 다음날 날이 개었고, 제헌절날 뜬금없이 야외 촬영을 나갈 수 있었다. 처음으로 모델과 함께 찍는 사진. 뭐, 전문 모델이 아니더라도 모델 해 줬으니까 모델! 모델이 예쁘면 발로 찍어도 예쁜 사진이 나온다라는 굉장히 삐뚤어진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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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사진일기 2007. 7. 4. 14:56
하늘은 녹 없는 생명을 내리지 않고, 대지는 의미 없는 생명을 키우지 않는다 했다. 하늘 아래, 땅 딛고 사는 모든 생명은 각자 의미가 있다고. 황량한 콘크리트 틈에서 이파리 다 뜯겨져 바람에 시달리는 초라한 저 풀 마저도. p.s.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듯 하다. 하늘은 녹 없는 생명을 내리지 않고 라는 말의 뜻은, 어떻게든 먹고 살 수 있을만 하도록 해 준다라는 뜻이다. 그런데 굶어 죽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그 말은 틀린 듯 하다. 어린 나이에 굶어 죽는 애들은 대체 어떤 의미의 생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