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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이 주룩주룩] 태풍이 콰광 콰광
    리뷰 2007. 8. 27. 15:34
    8살 어린 나이에 부모의 결혼으로 뜬금없이 남매가 되어버린 요타로(츠마부키 사토시)와 카오루(나가사와 마사미). 스물 한 살이 된 청년 요타로는 고등학교도 중퇴하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도시에서 열심히 일 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고등학교를 다녀야 해서 살고 있던 섬을 나와 오빠를 찾아온 카오루. 배 위에서 손 흔드는 훌쩍 커버린 카오루의 모습에 놀란 눈으로 멍하니 바라보는 요타로. 이미 이 때부터 그들은 느끼고 있었다.

     함께 살게 된 남매. 요타로는 첫 날부터 여동생에게 옷 단정히 입으라고 뭐라 하고, 카오루는 오빠의 여자친구에게 묘한 질투심을 느낀다. 이런 상태로 둘의 애매모호한 감정들을 소소하게 잡아내는 쪽으로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열심히 일 해 모은 돈 사기 당하고, 그 빚을 갚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 하는 요타로. 그런 오빠가 안스러워 어떻게든 돕고 싶어하는 카오루. 그러면서 시간이 흘러 엊그제 고등학교에 입학한 것 같은 카오루는 대학생이 된다. 시간 간격이 너무 넓어, 그 사이에 일어난 사건들만 보여주기도 벅찬 상태. 그래서서 심리묘사는 어느새 뒷전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으니 어떻게든 정이 쌓였다는 걸 추측할 수 있을 거라는 전제를 둔 것일까. 대학생이 된 카오루는 어느날 오빠에게 '나 오빠가 좋아, 사랑해'라며, 남매사이에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조금 다른 의미가 숨은 말을 한다. 다소 갑작스럽고 느닷없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 상황, 그 장면 하나에만 집중한다면 분위기만으로 느낌은 온다는 게 다행.

    스토리가 다소 엉성한 영화였다. 그런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었다. 그건 아마도 몇 가지 매력적인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키나와를 배경으로 한 이국적인 분위기. 카오루가 오빠를 '니니'하며 귀엽게 부르며 쫓아다니는 모습. 과거 회상 때 나오는 아역 배우들의 귀여운 모습들. 이런 것들이 한데 모여서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끝으로 가면서 다소 갑작스러운 이야기 전개에 황당스럽기도 하고, 남매의 심리묘사가 있을듯 하면서 별로 없었다는 것이 아쉽다. 그래도 오키나와라는 곳을 배경으로 한 소소한 사랑 이야기 한 편으로는 볼 만 하다.


    p.s.
    1. 일본은 배 다른 남매의 경우 결혼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어서, 결말이 그런 식으로 해피엔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었는데... 2. 내 주위에는 저렇게 다정한 남매는 하나도 없다. 역시 배다른 남매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영화와 현실의 차이? 3. 남자 주인공의 더벅머리도 매력 있고, 여자 주인공이 '니니(오빠)'하며 말괄량이처럼 웃는 모습도 매력 있다. 캐릭터는 잘 살린 것 같다. 4. 영화지만, 힘들게 일만 하고 사랑마저 미완성인 그의 삶이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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