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무간도와 비교하지 않으려 해도 어쩔 수 없이 비교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하긴 스토리가 거의 똑같은데 비교하지 말고 보라는 것 자체가 무리이지 않은가. 독창적으로 제작했다고는 하지만 리메이크는 리메이크다.
내용은 무간도와 마찬가지로 경찰에 잠복한 갱단의 일원과 갱단에 잠복한 경찰 한 사람의 이야기다. 서로 상대방의 존재는 눈치 채지만, 누가 첩자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끝까지 긴장감을 이어가는 것이 이 스토리의 핵심이다.
역시 서양인의 시각으로 리메이크 돼서 그런지, 무간도와는 약간 다르다. 동료애를 넘어선 끈끈한 정, 적이지만 오랜 시간 함께했던 동료를 위하는 마음 등, 동양 특유의 정이라는 요소가 이 작품에서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게다가 내가 누구인지 갈등하는 내면적인 요소도 거의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 대신 상황이 만들어 주는 긴박감이나 남녀간 사랑 문제 같은 부분은 조금 더 부각되었다.
말 그대로 액션 스릴러라고 할 수 있다. 홍콩 르와르가 헐리우드 액션 스릴러로 바뀌면 이렇게 표현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무간도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 속에 녹아 있던 애잔한 감정들이 사라져 버린 것에 많은 실망을 하며 원작이 낫다는 평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양인들의 시각으로 봤을 땐 오히려 무간도 쪽이 뭔가 말도 안 되고 억지스런 면이 있다고 판단할 지도 모른다. 어떤 판단을 하든 그건 개인적인 시각 차이이므로, 좋다 나쁘다 보다는 다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무간도를 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이 작품을 보고 나서 꼭 무간도를 한 번 보기 바란다(다 볼 필요는 없고 1편만 봐도 무방하다). 서로 다른 시각 차이에서 오는 소소한 차이들을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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