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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노트] 죽음명부; 가명을 쓰자
    리뷰 2007. 3. 15. 18:01
    '데스노트'라는 만화가 원작인 영화. 이름을 쓰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이 세상 물건이 아닌 신비한 노트가 바로 데스노트이다. 우연히 이 노트를 발견해서 악인을 처벌하는 라이토. 연속되는 의문사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수사에 돌입한 류자키. 이야기의 골자는 이들이 벌이는 신경전과 두뇌 싸움이다.

    영화 '데스노트'와 '데스노트 라스트 네임'은 하나의 영화라고 볼 수 있다. 한 편 분량으로 상영하기엔 시간이 너무 길어 두 개로 쪼개 놓았다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데스노트 이야기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두편 다 봐야만 한다. 안타까운 것은, 두 편에 걸쳐 긴 시간을 할애하지만,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의 추리와 사고, 반전 방식, 개연성 등이 축약되거나 생략 혹은 재빨리 지나가는 부분이 많아서, 과연 만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이 저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은 부분이 꽤 있었다는 것. 보는 도중에 이해가 되지 않아 궁금한 부분들이 쌓일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그들의 두뇌싸움과 의외의 반전 등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사신들은 스타일리쉬하게 잘 만들어 놨는데, 주인공인 라이토와 류자키는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다. 무엇보다 연기력이 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은 아쉬움. 라이토의 경우에는 만화책에서도 그랬지만, 선량한 학생에서 출발해 갑자기 자기가 신이라는 둥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는 미친놈이 되어 버리는데, 그 이유나 과정이 전혀 나오지 않아 캐릭터 성격 창조와 이해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 류자키의 경우는 약간 총명한 기운이 떨어져 보이고, 그 기이한 습성을 제대로 보이지 못 한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무엇보다도 만화 데스노트는 일종의 추리물로서, 서로가 서로를 잡기 위해 벌이는 추론과 논리적 사고, 함정, 트릭들 속에서 복잡하지만 흥미로운 두뇌싸움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 데스노트는 그런 두뇌 유희를 충분히 만끽할 수 없다. 아무래도 자칫하면 영화가 지루해 질 수 있으니까 복잡한 논리들은 뒤로 치워버린 것이 아닌가 싶고, 그것이 지루한 것보다는 낫긴 하다.

    따라서 영화 데스노트는 사건 중심으로 진행되는 스릴러 물로써, 원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라스트 네임 편에서 보여준 결말은 만화의 결말을 압축시켜 살짝 꼬아 놓은 느낌인데, 영화의 끝맺음이 만화보다 나아 보인다(만화는 후반부에 다소 질질 끄는 느낌이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 하나가 사라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전체적으로 원작을 충실히 잘 표현했다는 느낌이다. 만화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그 작품들을 보면서 내게 만약 데스노트가 주어 진다면 과연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라이토처럼 신을 운운하는 것은 좀 오버지만, 나쁜 놈들 이름을 적어서 죽이는 쪽을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정의란, 세상 그 어떤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구현해 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긴 하다. 하지만 그 의미가 퇴색 될 정도로 세상에 나쁜 놈들이 너무 넘쳐 나는게 문제다. 영화를 보고 나서 그런 것들도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만화를 안 본 사람들은 물론이고, 만화를 본 사람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만 하다. 특히 만화책을 모두 본 사람들은 '라스트 네임' 편만 봐도 색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눈에 확 띄는 뭔가가 있거나, 감동적이거나, 스릴 만점인 영화는 아니지만, 드라마 같은 느낌으로 영화를 본다면 나쁘지 않게 볼 수 있는 영화.

    * 미사는 영화에서도 귀엽게 나와서 만족스러웠다.

    (www.emptydre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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