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너네들만 행복한 시간
    리뷰 2007. 3. 19. 19:37
    공지영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몇 차례 자살시도를 한 대학 교수인 여주인공과, 빨리 사형이 집행 되기를 바라는 사형수의 이야기.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처한 현실도 다르지만, 삶에 대한 애착이 없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은근히 사형제도에 대한 비판도 해 보려고 시도는 하지만, 그다지 눈에 띌 정도는 아니었다. 용서와 이해라는 키워드로 일부터 열까지 숫자 세듯 찬찬히 나아가는 영화. 어떻게 흘러 갈 것인지, 어떻게 끝 날 것인지 대강 짐작이 되고, 꿋꿋하게 그 짐작대로 나아가는 영화.

    할머니와 사형수의 용서 관계도 단 한 번 비추고 말아서 설득력을 얻기는 좀 미흡했고, 여 주인공과 엄마도 완전히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서 좀 찝찝함을 남긴다. 그런 잔가지는 과감하게 쳐 내고 오로지 남녀간의 사랑에만 집중하는데, 두 주인공이 삶에 대한 애착을 느끼게 되는 것도 그 사랑을 통해서이다. 과연 사형수가 사형을 당하고 나면 여 주인공은 무엇으로 삶에 애착을 느끼고 살아가라는 건가에 대해선 답이 없다.

    이나영의 이미지 때문에 대학 교수라는 역할에는 좀 안 어울리는 것 같지만, 그런 대로 두 배우의 연기는 괜찮은 편이었다. 그냥 한 편의 드라마라고나 할까. 멜로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 만 하다. 어쩌면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는 이렇게 찾는 거라구'라며 희망을 줄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사형 장면은 관객들 좀 슬프라고 의도적으로 넣은 것 같은데, 그건 좀 판단착오 아니었을까 싶다. 사람 안 죽인 것도 아니고, 엄연한 살인자가 사형 집행 받는데 뭐가 슬프다는 건가. 차라리 여 주인공이 삶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꿋꿋하게 일어나는 장면에 할애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너무 직설적으로 '울어라'하니까 좀 거부감이 일었다. 과감한 가지치기로 집중력은 높였는데, 과연 사형수와 여교수의 사랑이라는 부분에만 집중한 것이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좀 의문이다.

    (www.emptydream.net)

    댓글

Copyright EMPTYDREAM All rights reserved /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