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나가르에 도착한 당일 날은 밤 늦게까지 시카라로 호수 구경하고 다니느라 푹 쉬지 못했다.
그런 상태에서 다음 날 새벽에 수상시장 구경을 가자고 약속을 했으니,
제 시간에 일어날 리가 없었다.
새벽 5시 즘엔 나가야 수상시장의 활기찬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시간에 나가자고 약속은 했으나 다들 늦게 일어나고 말았다.
세수만 대강 하고 늦게라도 구경 나가자며 숙소를 나서려 하는데,
같은 숙소에 묵고 있던 한국인 여성 세 명이 마침 구경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 시카라를 타고 새벽 6시 즘 수상시장 구경을 나섰다.
이른 시각에는 얼마나 활기찬 분위기가 펼쳐지는지 모르겠지만,
새벽 6시 즘에 갔어도 수상시장은 아수라장에 가까울 정도로 활기찼다.
물론 이미 물건을 다 팔고 집으로 돌아가는 상인들이 많긴 했지만,
그래도 수상시장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기엔 손색이 없었다.
스리나가르의 수상시장은 호수 위에서 배들이 물건을 싣고 와서 파는 형태.
따로 시장으로 이용하는 육지나 가옥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직 배, 배들만 특정 장소에 모여서 흥정을 하고 있을 뿐.
한창 물건을 사고파는 한 가운데는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시카라가 가득 차 있었다.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니 아침 식사 시간. 빵과 잼, 과일 등을 갖다 줬는데,
이미 갖다 준 음식들도 꽤 많은 양이어서 아주 배 부르게 잘 먹은 상태.
그 때 아주머니가 'more 빵?' 하면서 빵을 더 갖다 주셨다.
다들 '배 불러서 이제 그만~'을 외쳤지만 아주머니는 그냥 놓고 가셨고,
보이니깐 또 그걸 다 먹어 치운 우리들. 다들 참 대단해~ ㅡ.ㅡ;
그렇게 졸린 눈 비비며 아침 식사를 마치고는 다시 들어가서 잠을 잤다.
잠시 눈 붙이다가 부시시 일어나서는 하러 간 일이 '레 Leh' 가는 버스 예약하기.
스리나가르에 도착한 다음날 바로 이렇게 다른 곳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
내 징징거림이 효과가 있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