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커플과 우리 일행이 모두 함께 시내로 나가서 '레' 가는 버스표를 예매했다.
그리고 오이와 귤은 PC방에 있고, 나와 커플은 호주 주변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커플이 묵고 있는 숙소 주인이 몸소 나와서 가이드 겸 동행을 해 주었다.
그래서 오토릭샤도 조금 싸게 잡아 탈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이 묵고 있는 숙소의 주인은, 올드 타운이 외국인에게 위험하지 않냐고 했더니
피식 웃으면서 그렇지 않다고 딱 잘라 말 했다. 좀 불친절한 느낌.
그 반면, 커플이 묵고 있던 숙소 주인은, 크게 위험하진 않지만 그래도
가끔 외국인들에게 돌을 던지거나 비상 상황이 일어나기도 하기 때문에
자기가 동행 해 주겠다고 했다.
호수 주변을 돌며 올드 타운과 몇몇 사원과, 몇몇 가든들을 구경했다.
가든은 한국의 고기 구워 먹는 가든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정원이었다.
현지인들이 데이트 코스로 이용하거나, 인도 관광객들만 찾아오는 그런 곳.
대낮엔 햇볕이 따가워서 사람들이 잘 안 나온다고 하더니,
우리가 구경할 때가 딱 한 낮이어서 그런지 어딜 가도 사람이 별로 없었다.
안타까운 것은, 짧은 시간동안 너무 많은 곳을 돌아 봤더니
사원 이름조차 기억이 안 난다는 것. 이것이 관광의 문제점이 아닐까.
오전 11시 즘 오토릭샤 한 대를 집어 타고 시작한 투어는
4시즘 출발한 곳으로 다시 되돌아 오면서 끝이 났다.
중간에 한 시간 정도 점심을 먹었지만, 어쨌든 오토릭샤를 약 다섯시간 빌린 셈.
처음에 그렇게 한 바퀴 도는 조건으로 500루피로 말을 끝냈지만,
너무 오랜시간 돌아다닌 것 같아서 100루피 더 얹어 줬다.
외국인에게 위험하다고 들었던 올드타운도 현지인과 함께 가서 그런지,
그냥 평범한 동네로만 보였다.
특이한 점은 시장을 갔는데도 호객행위는 전혀 없었다는 것.
겉으로 봐서는 그 어느 곳 보다도 평화롭고 안정적이고 조용한 곳이었다.
물론 우리들을 보며 속으로 적개심을 품는 현지인들도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
스리나가르의 올드타운도 나름 독특한 매력이 있는 곳인데,
그런 곳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