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동남아 삽질 여행 19 1/3

말레이시아 페낭 섬


KL(콸라룸푸르) 버스터미널에서 새벽 1시에 출발한 버스는 새벽 6시 30분 즘 버터워스에 도착했다. 버터워스 행 버스는 페낭 섬을 들렀다가 다시 다리를 건너 나와서 버터워스 외곽의 버스터미널에 정차했다.

페낭(Penang) 섬은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국경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섬인데, 말레이시아 뿐만이 아니라 태국 쪽에서도 휴양지로 유명한 섬이라고 한다.

페낭은 Penang이라고 표기하기도 하지만, Pinang이라고 표기하기도 하는데, 현지인들은 표기와 상관없이 '피낭'에 가깝게 발음 했다.


(KL에서 탄 버스는 페낭 섬의 조지타운을 들렀다가 다시 나와서 버터워스 버스터미널로 간다. 페낭 섬은 버터워스 아래쪽에 위치한 페낭대교는 7킬로미터 정도의 길이.)




페낭 섬은 페낭대교라는 다리로 육지와 연결 돼 있는데, 버터워스에서 남쪽으로 좀 내려온 지점에 다리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여행자들은 다리를 이용해서 섬에 들어가기는 힘들 듯 하다.

어쩌면 시내버스가 버터워스에서 페낭 섬까지 가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굳이 알아보지는 않았다. 다리를 이용하는 것 보다 배(페리)를 이용해서 바다를 건너가는 편이 빠리고 경치도 좋기 때문에.



(말레이시아 버터워스의 기차역. 이 역에서 태국의 방콕으로 가는 기차가 매일 한 편씩 운행한다. 그 외에도 KL이나 싱가폴로 가는 기차도 있는데, 운행 수는 모두 하루 한 번 정도. 태국과 마찬가지로 말레이시아도 철도는 그리 발달 돼 있지 않다.

이 역 안에는 환전소도 있는데, 여기는 환율이 좋지 않으므로 환전하지 말 것. 페낭 섬으로 들어가서 환전하는 편이 훨씬 낫다. 정 돈이 없다면 페낭 섬까지 들어갈 돈만 조금 환전해서 들어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

이 역 너머에 살짝 보이는 것이 페낭 섬으로 갈 수 있는 페리 터미널이다.)



(버터워스에서 태국 쪽으로 가는 국제열차의 요금표. 최종 종착지인 방콕 말고도 핫야이, 쑤랏타니, 춤폰 등에서 내릴 수도 있다. lower와 upper는 침대 위치를 가리키는 것.)
 


버터워스 버스터미널 근처에는 기차역도 있고, 페낭 섬으로 가는 페리 터미널도 있다. 즉, 마음 먹기에 따라서 말레이시아 남부로도 갈 수 있고, 싱가폴로 직행할 수도 있으며, 페낭 섬은 물론 태국의 방콕까지도 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

일단 힘든 여정에 쉼표를 좀 찍어 주기 위해 페낭 섬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여행하면서 얼핏 들은 얘긴데, 페낭 섬은 태국에서도 일부로 관광이나 휴양지로 많이 찾는 유명한 섬이라고 한다.

어디선가 이름은 많이 들어본 것 같긴 한데, 그리 친숙한 이름은 아니어서 좀 망설이긴 했다.
하지만 일단 섬이기 때문에 바다를 보며 넋 놓고 쉴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렸다. 게다가 규모가 좀 큰 섬이고, 육지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육지에 비해 물가가 비싸지 않으리라는 것도 좋은 조건이었다.




버스가 페낭 섬을 들어가는 것을 봤지만 페낭에서 바로 내리지 않은 것은, 방콕 가는 기차 시간을 알아보기 위해 역을 들러야 했기 때문이었다.

역에서 알아보니 방콕 가는 기차는 모두 침대칸이었고, 하루 한 편으로 매일 14시 20분에 출발했다. 방콕까지 요금은 침대 윗칸이 103.90 링깃, 아랫칸이 111.90 링깃. 아랫칸이 윗칸보다 비싼 이유는, 아랫칸이 공간이 좀 더 넓은 데다가 창 밖을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차는 처음부터 침대칸으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낮에는 의자 형태로 가다가 밤이 되면 차장이 침대로 만들어 준다. 그러니까 창 밖 풍경이래봤자 밤엔 하나도 보이는 것 없다. 약간 좁은 공간에서 잠만 잔다면 윗칸을 이용해도 아무 지장 없다는 것.



어쨌든 기차는 나중 이야기고, 일단은 페낭 섬으로 들어갔다.



(버터워스 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버거 노점상. 이 집 맛있는데 낮엔 문 닫고 장사를 안 한다. 하지만 페낭 섬 안에도 맛있는 버거집은 있다.)




기차역 바로 옆에 있는 건물로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페낭 섬으로 들어가는 페리를 탈 수 있다. 

복도를 따라 쭉 걸어가면 매표소처럼 생긴 부스가 있는데, 그 창구에서는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 주기만 한다. 티켓은 없고, 탑승 대기소로 들어갈 때 지하철 개찰구처럼 생긴 기계에 동전을 넣고 들어가면 된다.

페리 요금은 1.2 링깃. 이 요금은 왕복 요금이다.

페낭 섬으로 들어갈 때 한 번만 내면 되고, 페낭 섬에서 다시 이 곳으로 돌아 나올 때는 요금을 안 낸다 (요금 내는 곳 자체가 없다). 그러니까, 버스로 페낭 섬에 들어갔다면 돈 안 내고 공짜 배 타고 버터워스로 나올 수 있다는 뜻. 아무쪼록 잘 활용하시기 바란다. ㅡㅅㅡ/

참, 배멀미 하시는 분들도 그리 걱정할 필요 없다. 배에서 기름 냄새가 나서 좀 어지럽긴 하지만, 규모가 커서 거의 흔들리지 않는데다가 시간도 별로 안 걸린다. 육지에서 출발해서 페낭 섬에 도착할 때 까지 약 10분 정도 걸리니까 어지러울 만 하면 내릴 수 있다.



(페리터미널로 가는 길. 페리 가격도 싼데 이런 에스컬레이터가 설치 돼 있다는 게 좀 의외였다. 아무래도 태국에서 기차 타고 와서 페낭으로 가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이미지 상 만들어 놓은 게 아닌가 싶다.)



(배(페리)에 동물은 실을 수 없다는 것을 알리는 표지판인 건 알겠는데, 고양이는 왜 특별대접인지. ㅡㅅㅡ; 어쨌든 페낭 가는 배에 소 데리고 타지 말자. 코끼리는 되는가본데...? ㅡㅅㅡ;;;)



(페리 터미널의 대기실 모습. 지하철 개찰구같이 생긴 기계에 동전 넣고 들어가면 이런 대합실이 나온다. 여기 앉아 있으면 배가 도착해서 사람들이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이 보이면 기다리던 사람들은 앞에 가서 줄을 서기 시작한다. 빨리 가서 배 앞쪽에 앉기 위해서. 앞쪽에 앉으면 빨리 내릴 수 있으니까. 바쁘지 않으면 문 열릴 때까지 그냥 앉아 있으면 된다.

페리는 거의 15분에 한 편 씩 있으니까 시간표 같은 거 상관 없이 가서 타면 된다. 막차는 저녁 7시인가, 8시인가로 기억된다. 일단 해 지면 배편은 끊긴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배가 도착하면 먼저 타고 온 사람들이 다 내린 후에 탑승이 시작된다. 사람들 따라하면 되니까 어려운 건 아무것도 없다.)



(페리 내부 모습. 의자는 딱딱하고 선내에는 선풍기도 없다. 하지만 페낭까지 시간도 얼마 안 걸리고, 바닷바람이 추울 정도로 불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다.)



(페낭 섬에 도착할 때까지 이렇게 폼 잡고 있으면 된다. ㅡㅅㅡ/)



(배는 두 대가 왔다갔다 하는 듯 했다. 배 1층은 자동차를 싣고, 2층은 사람만 싣는다. 구조가 약간 다른 배도 있지만 탑승형식은 모두 비슷하다.)



(페낭 섬 연안 모습. 방파제 옆쪽에 한 눈에 봐도 좀 고급스러워 보이는 배가 떠 있었다. 저 배는 페낭 일대를 운항하는 크루저. 페낭 섬 안에 있는 여행사를 기웃거리다 보면, 크루저 여행 상품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가격은 후덜덜이다.

내 정신세계에서 크루저라는 것은, 바다 속에 쏟아 부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의 돈을 가진 사람들이 사용하는 여행 수단. 그러니까 비싼 게 당연하다는 생각. 아아...나도 크루저 타고 싶다. 북극 크루즈 여행 하고 싶어~~~!!! (북극 크루즈 여행 상품이 실제로 있다. 요금은 꼴랑 2천 만원이라더이다. OTL))



(페낭 섬에 도착해서 페리 터미널을 벗어나면 맨 먼저 볼 수 있는 것은 대기중인 택시들과 버스 정류장. 여긴 버스 정류소라기보다는 버스 터미널이라고 하는 편이 맞을 정도로, 페낭 섬 여기저기로 가는 버스들 대부분이 여기 선다.

노선을 안다면 여기서 버스를 타면 좀 더 편한 여행이 되겠지만, 나도 버스노선은 잘 모른다. 101번과 104번이 출리아 거리를 지나서 탄중붕가라는 해안까지 가긴 하는데, 이 정류소에 서는지는 잘 모르겠다. 모르면 그냥 걷는거다. 다 무시하고 걷는 게 어떤 때는 속 편하다.)




다른 곳들도 모두 그랬지만, 처음 가 보는 곳인데 지도도 하나 없었다. 그래서 배에서 내리자마자 좀 똘망똘망하게 생긴 사람들 붙잡고 여행자 거리가 어디냐고 물어봤다. 그런데 아무도 그런건 모른단다.

하긴, 현지인들이 여행자 거리가 어디인지 잘 아는 경우는 드물다. 서울 종로에서 길 가는 사람 붙잡고 외국인들을 위한 여행자 숙소들이 어디 즘 있는지 물어보면 얼마나 알까.

그러니까 현지인들에겐 그런 질문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혹은 그 사람들의 생활범위에 맞는 질문을 해야 한다. 그래서 다시 인디아타운이 어디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이번엔 딱 한 사람한테 물어봐서 구체적인 답을 얻어냈다. 빙고~




(작렬하는 태양에 카메라는 열심히 버닝 중. 이번 여행 에서는 유난히 노출과다인 사진이 많다. 햇볕이 뜨거워서 그런 이유도 있지만, 카메라가 고장난 이유도 있다.

이 여행기 시리즈 앞쪽에, 멜라카에서 비오는 날 찍은 사진을 기억하시는지. 그 사진들 중에 빗물이 보라색으로 찍힌 사진이 하나 있다. 그거 카메라가 알아서 색깔 선택해 줬다는 거.

나중에 카메라가 알아서 색감을 조정해 준 사진들을 좀 더 보시게 될 테다. 어쩌면 고장난 게 아니라 진화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 (푸핫핫핫-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냐- ;ㅁ;)

색감을 알아서 선택해 준다든지, 줌이 제대로 안 된다든지, 부팅이 잘 안 된다는 거 정도는 참을 수 있다. 근데 제일 참을 수 없는게 뭐냐면... 찍었는데 저장 안 돼 있는 사진도 많다는 것.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남은 사진이 별로 없다 (겨우 1만 장 ㅡㅅㅡ;).

참고로, 이왕이면 예쁜 사진을 보이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서 웹에 사진 올릴 때는 보정을 좀 하는 편인데, 이번 여행기에 공개하는 사진들은 보정을 전혀 안 하고 있다. 사진이 너무 많아서 고르는 것만 해도 귀찮기 때문.)




일단 인디아타운이라 할 만 한 동네를 찾아갔다. 어차피 그래봐야 페낭 섬 안의 조지타운이라는 타운 안에 있는 작은 동네일 뿐이었지만.

인디아타운으로 들어가니까 여기서도 인도인들이 제법 소규모 동네를 이루고 살고 있었다. 환전소도 있었고, 인도 음식점도 많았고, 노점도 있었다. 이제 숙소만 찾아내면 되는 분위기.

그래도 정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혼자 동네를 빙빙 돌면서 다닐 수 밖에 없었다. 싱가폴보다 시원한 편이긴 했지만, 햇볕이 따가워서 낮에 돌아다니긴 정말 힘든 곳이었다.



(페낭의 인디아타운은 다른 곳의 인디아타운보다 웬지 정감이 간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기웃거리며 구경하기 좋은 곳. 필 받으면 코찌(? 코에 끼는 장신구)라도 하나 사 보시고~)



(넋 놓고 더워더워 하면서 가고 있다가 무심코 이 가게를 봤더니, 시체 매달아 놓은 것처럼 보였다. ㅠ.ㅠ)






(이 건물은 3차 대전 때 지구연합군이 우주기지로 사용하던 건물... 이런 생각을 하면서 길을 헤맸다. 더위에 맛이 간 거다. OTL 근데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왠지 또 우주군의 게릴라 기지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지 않은가? 못 느끼나? 췟-)






인디아 타운을 지나서 숙소가 있을 만 한 곳을 찾아서 일대를 돌다가, 멀리 큰 호텔이 보이길래 무작정 그 쪽으로 갔다. 그랬더니 마침내 출리아 거리라는 곳에 도착했는데, 그곳에 여행자 숙소들이 밀집해 있었다.

출리아 거리 끝쪽에서 귀퉁이를 돌면 중고급 호텔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일단 출리아 거리만 찾아내면 페낭 섬의 조지타운에서는 일단 숙박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혹시 페낭 섬을 여행 할 계획이라면, '출리아 거리'나, 'CITITEL 호텔' 혹은 머천트(merchant) 호텔을 물어보고 찾아가시라. 페리 터미널에서 걸어서 십 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거리이고, 특히 CITITEL은 건물이 높아서 멀리서도 보이기 때문에 눈으로 보고 찾아가기 쉽다.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