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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로운 원숭이들의 마을, 롭부리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2
    해외여행/동남아 2008 2009. 1. 9. 22:42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2

    자유로운 원숭이들의 마을, 롭부리


    롭부리(Lopburi)는 방콕과 아유타야에서 가까운 태국의 소도시로, 사실 이 동네에서 특별히 감탄하며 볼 만 한 것은 없다. 그저 작고 한가한 동네에서 여유롭게 잠깐 쉬어 가고 싶다면 한 번 즘 방문해 볼 만 한 곳.

    한가하게 노니는 것이 할 일의 전부인 롭부리이지만, 그래도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특별한 것은 하나 즘 있는 법. 롭부리에도 그런 장소가 있는데, 바로 프라 쁘랑 썀욧(Phra Prang Sam Yot)이라는 사원이 그런 곳이다. 이 사원은 크메르 양식으로 지어진 불교사원인데, 사원 자체로 봐서는 크게 감동스러운 곳은 아니다. 이 사원은 유적보다도 더 재미있는 것이 있는데... 

    롭부리 구 시가지 북쪽에 있는 프라 쁘랑 쌈욧. 이 사원은 수많은 원숭이들에게 점령당한 사원으로 유명하다. 사원을 내부를 비롯해서, 앞 길 가에서도 수많은 원숭이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몇몇 원숭이들은 사원에서 좀 떨어진 주택가로 침범해 먹을 것들을 약탈하기도 한다.


    프라 쁘랑 쌈욧 앞 길 가에 나와 있는 원숭이들. 철장에 갇힌 동물원 원숭이가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공간을 나누어 생활하고 있는 원숭이들이다. 밀림의 원숭이들이 시골 원숭이라면, 여기 원숭이들은 도시 원숭이라 할 수 있겠다.

    대부분 길거리에 떨어진 먹을 것들을 주워 먹느라 정신이 없는데, 그래서 행인들에게는 무관심 한 편이다. 하지만 먹을 것을 들고 지나가면, 따라오거나 약탈을 시도하거나 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가이드북에는 원숭이들이 가방이나 카메라 같은 물건들도 약탈하기 때문에 조심하라고 적혀 있었지만, 먹을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걱정 할 필요는 없었다. 일단 사람이 손에 들고 있으면 그리 험하게 굴지 않는 편. 하지만 겁을 내며 피하는 여자들을 보면, 손에 들고 있는 것들도 빼앗으려 하기 때문에 조금 조심해야 한다. 길 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행인들 사이에 섞여 지나가면 별 문제 없다.


    철길 옆 신호등 위 뿐만이 아니라, 롭부리 구 시가지 전체에서 원숭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전선을 타고 집 베란다나 창문을 기웃거리기도 하는데, 몸집도 좀 있는데 어떻게 전선을 타고 움직일 수 있는지 참 신기했다 (감전도 안 되고).

    전선 위에서 원숭이들이 움직이기 때문에, 가끔 머리 위에서 꽥꽥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 머리에 똥을 싸지 않을까 걱정스러웠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하지만 과일 껍질이나, 먹다 남은 음식들 등을 머리 위에 떨어뜨리기도 한다.


    먹을 것으로 유인하면 아주 가까이에서도 구경할 수도 있다. 롭부리의 원숭이들은 대체로 사람을 겁 내지 않았다.


    구 시가지에서 신 시가지 쪽으로 가는 길은 하나 뿐이었다. 길 따라 약 2킬로미터 즘 가면 신 시가지와 버스터미널이 나온다. 구 시가지에는 버스터미널은 없고, 기차역이 있다.


    구 시가지에서 신 시가지 쪽으로 가는 길 가에 있던 어느 대학교. 학교 입구에 영정과 추모를 위한 물품들이 놓여 있는 모습. 이 때가 현 국왕의 누님이 돌아가신 지 일주년 되는 때였다. 텔레비전에서도 추모 행사 현장 모습들을 전하는 뉴스들이 연일 방송되었고, 일부에선 길이나 사원에서 추모 행사를 여는 모습들도 눈에 띄었다.

    국왕이 있는 나라에서 살아본 적 없어서 그런지, 국왕이 대체 어떤 의미인지 나는 이해를 못 하겠다. 뭐, 국왕은 그렇다 치자. 그런데 왕비도 아니고, 왕자도 아닌, 국왕 누님이 돌아가신 것을 추모하다니. 그것도 얼마 전 일도 아니고 1주년 기념이라는데... 태국 국민들이 왕실에 대해 충성심이 높아서 그런건지, 국왕이 있는 나라는 원래 그런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구 시가지와 신 시가지를 잇는 길은, 좁은 편인 데다가 길이 하나밖에 없어서 교통 통행량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태국의 작은 마을에는 잘 없는 육교도 하나 있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웬만하면 육교보다는 차도를 그냥 가로질러 건너는 편이다. 이 길을 몇 번 왔다갔다 했지만, 육교 이용하는 사람은 어린 학생들 서넛 정도 밖에 못 봤다.


    목 메다는 곳. ㅡㅅㅡ;

    신 시가지 쪽 길로 간 이유는 단순히 인터넷 때문. 이 근처에 인터넷을 싸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사실은 롭부리 오기 전에 항공권을 다른 날짜로 바꿨는데, 여행사에서 이티켓(e-ticket)을 이메일로 보내준다고 해 놓고는 보내주지 않았다. 날짜는 다 돼 가는데 티켓은 오지 않고 해서 전화를 했더니, 토일요일은 휴무라는 자동응답기 목소리만 흘러나왔다. 혹시나 해서 한국에 있는 후배에게 한국에서 전화를 해 보라고 했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큰 여행사들은 많은 고객들의 일 처리 때문에 토일요일에도 당직 한 명 즘은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투어익스프레스는 작은 여행사였나보다.


    다시 구 시가지 쪽으로 돌아왔다. 프라 쁘랑 쌈욧 앞쪽의 길을 하나 건너면 보이는 쁘랑 캑(Prang Khaek) 사원. 사원 들어가기 전 입구 근처. 이렇게 사람 많은 길을 마음껏 활보하는 원숭이들이, 태국 사람들도 신기한가보다.


    뭔가 원숭이에 관련된 사원인건가 추측만 해 볼 뿐, 태국관광청에서 준 팜플렛에도 이 사원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사원 자체는 별 볼 것 없는 곳.


    사원 내부 한쪽 편에서는 실로폰처럼 생긴 태국 전통악기 소리에 맞춰 전통 춤을 추는 공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더워서 그런지 춤 추는 아줌마들이 설렁설렁~ ㅡㅅㅡ;


    원숭이는 커플 구경 중. ㅡㅅㅡ


    원숭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사람들이 꽤 있기 때문에, 여기 원숭이들은 배가 불렀다. 과일같은 것도 대강 먹고는 그냥 버리고, 입에 대 보고 맛 없는 건 안 먹는다. 어쩌면 사람보다 사치스러운 원숭이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주면, 어디선가 원숭이들이 우르르 달려와서 순식간에 싸움이 벌어지고 아수라장이 돼 버린다. 마치 돈을 위해 싸우는 인간들처럼.




    다시 구 시가지 시내로 돌아가는 길. 딱히 인도가 없어서 차도 옆을 일렬로 서서 걸어야 했다. 게다가 이 사원 앞은 교차로여서 차량 통행도 많기 때문에, 교통경찰이 나와서 차량 통제를 해 줬다.


    기차길을 건너면 바로 롭부리 구 시가지. 기차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야시장과 기차역이 나온다. 프라 쁘랑 쌈욧 사원에서 롭부리 기차역까지는 약 500 미터 정도.


    앗, 아슬아슬했다. 뒷 모습이 예쁜 처자는 앞모습을 보면 안 된다. 실망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ㅡㅅㅡ; 어쨌든 제목은 '혼자하는 나들이는 너무너무 즐거워요'.


    한때 태국엔 남자든 여자든 스카프 두르는 게 유행이기도 했다. 아직도 멋으로 목에 스카프를 두르고 다니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햇볕 쨍쨍 내리쬐는 땡볕에 목 안 타게 보호하는 용도라면 이해가 약간 가기도 하지만, 심하게 더울 것 같은데... 한 여름에 썬글라스와 스카프라...


     시가지가 너무너무 작아서, 하루에도 몇 번이나 갔던 길 또 가고, 또 가는 롭부리 구 시가지. 왜 그땐 박물관 구경을 안 했을까하며 지나고 나서 후회 해 보지만, 이미 지난 일. 낮에 서는 시장도 볼 만 하니까 하루이틀 정도라면 그리 심심하진 않다.


    롭부리 구 시가지 안쪽에도 원숭이들이 많이 나다닌다. 차 지붕 위에서 먹이를 먹으며 쉬고 있는 원숭이들. 세차 한 지 얼마 안 돼 보이던데...


    롭부리 구 시가지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 롭부리로 가기를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얘네들도 태국의 개처럼 밤에는 사나워지지 않을까 조금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밤엔 다들 자러 가는지, 해가 지면 아예 길 가에 원숭이라곤 보이지도 않았다.


    신 시가지 로터리까지 걸어갔다. 구 시가지에서 신시가지 쪽으로 쭉 뻗은 도로를 따라 가다가, 가운데 분수대와 탑이 있는 로터리가 하나 나오면 거기서 우회전. 그러면 롭부리 버스터미널이 나온다.


    여기가 바로 롭부리 버스터미널. 버스터미널은 롭부리 신 시가지에 있는데, 신 시가지는 정말 볼 것 없는 동네다. 신시가지는 그냥 대충 둘러보고 말았는데, 현지인들의 일터와 주거공간 등으로 꽉꽉 채워져 있는 듯 했다.


    버스터미널에서 왕 므앙(Wang Muang) 가는 버스를 탔다. 이 버스는 아유타야에서 롭부리로 올 때 탔던 그런 종류의 미니버스. 우리나라 마을버스 정도 규모의 작은 버스인데, 시설도 많이 낡았고 에어컨도 나오지 않았다.

    이 버스를 왜 탔냐면, 해바라기 꽃밭을 보러 가기 위해서. 매년 11월 중순부터 1월 중순까지 롭부리 외곽에서 아주 큰 규모의 해바라기 꽃밭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태국관광청에 물어보니, 왕 므앙 행 버스를 타고 가다가 sunflower field 라는 곳에서 내리라고 알려 주었다. 딱히 그 곳에 가지 않더라도, 버스 타고 가다보면 해바라기들이 막 보일 거라면서. 근데... 개뿔.

    관광청에서 준 지도는 태국어와 영어가 함께 적혀 있는 지도였는데, 버스 승객들에게 그걸 보여주면서 해바라기 보려면 어디서 내려야 하냐고 물어봤다. 그런데 아무도 모른다고 고개를 저었다. 게다가 길 가에 해바라기가 보이기는 커녕, 허허벌판에 건물들만 듬성듬성 보일 뿐.

    때가 11월 중순이긴 했지만, 시기가 너무 일러서 아직 해바라기 꽅이 피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닐까 생각하고 일찌감치 단념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마침 변두리에 자리잡고 있는 큰 쇼핑몰이 있길래 거기서 노닥거리다가 다시 돌아왔다.

    멋진 해바라기 들판까지 볼 수 있었다면 정말 훌륭한 롭부리 여행이 됐을 텐데.


    구 시가지로 다시 돌아와서 숙소에서 좀 쉬다보니 해가 졌다. 태국에서 해가 지면 할 일이 있다. 어슬렁 어슬렁 기어 나가서 야시장 구경하고 군것질 하기. ㅡㅅㅡ/


    롭부리 야시장은 철길을 따라서 쭉 늘어서는데, 한 이백미터 정도 길이에 노점 서른 개 정도가 있을 뿐이다. 다른 곳들에 비해서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롭부리의 한적한 이미지와는 잘 맞는 편.


    노점 수가 적고, 먹거리 종류도 한정 돼 있어서, 방콕에 비하면 영 실망스러운 롭부리 야시장. 먹거리 면에서는 풍족하지 못 한 편. 그래도 군것질로 먹을 만 한 것들이 있긴 있다. 자기 전에 군것질 꼭 합시다~ 배 부르게 먹고 자도 성질이 드러우면 살 안 찐다. ㅡㅅ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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