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3

롭부리, 방콕, 짜뚜짝


롭부리 구 시가지 안에는 대표적인 유명한 호텔이 둘 있다. 아시아(asia) 호텔과 넷(nett) 호텔. 둘 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가격은 둘 다 비슷하다. 넷 호텔이 아시아 호텔보다 한 50밧 정도 더 비싼 편.

아시아 호텔의 팬 룸은 하루에 250 밧 이었다. 시설은 허름한데 방은 굉장히 넓다. 바닥에도 자리 깔고 눕는다면 남자 여섯 명 정도는 거뜬히 잘 수 있는 공간. 엘리베이터가 출발할 때와 멈출 때 엄청나게 흔들려서 이러다 떨어지는 거 아닌가 하며 좀 불안했지만, 그것 빼고는 그럭저럭 지낼만 한 곳.

지난 밤, 야시장에서 이것저것 주워 먹고 들어와서는 티비에서 방영하는 킬빌을 보고 밤 늦게 잠이 들었다. 킬빌은 태국어로 더빙이 돼 있어서 대사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이미 본 것이니까 복습(?) 할 겸 볼 만 했다. 사실은 배가 불러서 잠이 잘 안 온 탓에 멍하니 보고 있었던 거지만.

늦은 아침 (11시), 일어나자마자 짐을 싸서 나갔다. 숙소 내부 사진은 뻔 한 거니까 특별히 더 보여줄 필요 없겠다 싶었는데, 왠지 이 커튼 사진은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 들었다. 뭐, 나 원래 이런 넘이다. ㅡㅅㅡ;


프라 쁘랑 쌈욧 사원 가는 길에 시내버스 정류소가 있다. 롭부리 구 시가지에서 신 시가지 버스터미널까지 시내버스 요금은 9밧. 시간은 10분 정도 걸린다. 나름의 규정이 있는 건지, 웬만하면 그냥 10밧 받을 것 같은데 9밧을 받는 롭부리 시내버스.


구 시가지와 신 시가지를 오가는 버스는 종류도 다양하고, 겉모습도 다양하다. 이건 완전히 히피족 버스 같은 분위기. 볼보라고 써 붙어 있던데, 진짜 볼보 맞는지...?


내부는 이런 모습. 운전석엔 뭔가 엄청난 음향 시스템을 갖춘 듯 한데, 알고보면 껍데기 뿐. 선풍기도 달려 있긴 하지만, 돌아가진 않는다. 창문 열고 자연 바람을 이용해야 할 뿐. (9밧 짜리가 다 그렇지 뭐) 그래도 천장과 창문 등을 요란하게 색칠 해 놓은 것이 좀 독특하긴 하다. 나 같으면 좌석도 다 색칠했을텐데.


롭부리 버스터미널. 자전거도 당당히 버스 주차구역 한 칸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정말 당당한걸. ㅡㅅㅡ;


태국에도 여군들이 의외로 많이 보인다.  


롭부리 버스터미널 정문. 방콕행 버스를 타고 나가는 중이다. 롭부리에서 방콕 가는 버스는 수시로 자주 있다. 방콕까지 요금은 110 밧. 버스 안에서 포장된 물 한 컵을 줬다. 과자까지 주기엔 너무 싼 가격인가보다. 


롭부리 신 시가지의 로터리. 나름 탑도 세워놓고, 분수도 나오고 하는데, 그래도 이 주변은 휑한 모습. 신 시가지는 좀 재미없는 곳인 듯 싶다.


롭부리에서 방콕으로 가는 버스도 여기저기 정차하면서 승객들이 타고 내리고 했다. 정차하는 곳 중에는 아유타야도 있었다. 하지만 아유타야 시내까지 들어가진 않고, 고속도로 달리던 중간에 이렇게 세워준다. 창 너머 보이는 오토바이, 툭툭 기사들이 손님들을 태우고 시내까지 들어가려고 대기중인 사람들. 아무래도 아유타야는 방콕에서 가는 게 제일 편하다. 방콕에서 가면 시내 한복판에 세워 주니까.


롭부리에서 방콕 북부터미널까지는 3시간 정도 걸렸다. 한 낮의 뜨거운 태양을 에어컨 나오는 버스 안에서 다 피해서 다행이었다.


방콕 북부터미널에서 잘 찾아나오면 시내버스 터미널이 나온다. 길이 좀 복잡해서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시장 길을 통해서 물어서 찾아나가는 수 밖에 없다. 대충 사람들 따라가면 찾기 쉬운 편. 북부터미널에서 3번이나 509번 버스를 타면 카오산으로 갈 수 있다.

하지만 내가 타려는 버스는 아무리 기다려도 출발 할 낌새가 보이지 않길래, 사람들에게 물어서 쌈쎈까지 가는 다른 버스를 탔다. 그런데 버스 출발하고 나서 차장에게 방람푸나 쌈쎈 쪽으로 가는 거 맞냐고 물으니 아니란다. 끝까지 실수연발.

미안하다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겠다고 했더니, 조금 더 가서 내리란다. 차장이 영어를 전혀 못 해서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전철역 앞에서 내리게 해 주려고 그랬던 거였다. 거기다가 잘 못 탔으니 요금도 안 받겠다고 하고~ 그나마 다행.


잘 못 올라탄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린 곳이 바로 모칫(Mo chit) 전철역(BTS) 앞. 여기는 짜뚜짝 주말시장과 짜뚜짝 공원이 있는 곳. 방콕에서 노닥거릴 때도 멀다는 이유로 한 번도 찾아가 본 적 없는 곳이었다. 이왕 여기 온 김에 짜뚜짝 공원을 잠시 구경했다. 버스 잘 못 탄 것 때문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곳을 구경하게 됐으니, 오히려 운이 좋은 걸까.


짜뚜짝(Chatuchak) 공원. 잔디밭과 호수, 야자수 등으로 이루어진 조그만 시민공원이었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많아서 더욱 도심공원다운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입구 근처와 호수 주변 등, 일부 붐비는 곳에만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좀 구석진 곳은 사람이 별로 없었다. 한가하게 나른한 오후 햇살을 즐기기에 좋은 공원이었다. 짜뚜짝 주말시장을 구경하고 여기서 쉬면 좋을 듯 싶었다.




한가하게 여유롭게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쐬고 앉아 있으면, 어디선가 나타난 커다란 양탄자를 울러 멘 사람이 와서 말을 건다. 깔고 앉을 양탄자 빌려 준다고. 데이트 나온 연인들은 그 양탄자를 빌리기도 했다. 하지만 난 귀찮아서 신문지가 있어도 안 까는 사람인데... ㅡㅅㅡ;




여기는 공원 입구 근처. 다른 문도 있지만 이 쪽이 버스정류소나 전철 역과 가까운 곳이라서, 이 쪽 입구가 많이 붐볐다. 출입 할 때 줄 서서 들어가고 나가야 할 지경.


까오산으로 가기 위해 길 건너는 중, 방콕 시내버스의 기차놀이를 볼 수 있었다. 끝도 없이 늘어선 시내버스들. 하지만 단순히 승객을 태우고 내려주기 위해 늘어선 것 뿐. 볼 일 다 보면 중간에 있었어도 줄에서 빠져나가 차도를 달리니까 걱정 할 필요 없다.

짜뚜짝공원 앞에서는 머칫(Mo chit)역을 이용해 전철을 타도 되지만, 길 건너서 방람푸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번호는 까먹었는데, 버스에 방람푸라고 적혀 있는 걸 보고 탔다. 방람푸나 까오산이나 거기서 거기다. 그런데 까오산은 Khaosan으로 잘 표기하고, 간혹 Kaosan 처럼 조금 틀리게 표기하기도 하지만 대충 비슷하게 표기를 한다. 하지만 방람푸는 원래 표기가 Banglamphu 이지만, Barlampoo 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어쨌든 짜뚜짝공원 길 건너편에서 카오산 근처까지 에어컨 시내버스 요금은 14밧.


카오산 로드에서 짜오프라야 강을 향해 북서쪽으로 가면 볼 수 있는 파쑤멘 요새. 깨끗한 하얀색 색깔이 인상적인데, 요새 자체는 크게 볼 것이 없다. 이 근처에는 주로 방콕 현지인들이 찾아가는 식당들이 몇몇 있는데, 저녁 때면 전통 춤 공연을 하는 곳도 있으니 기웃거려 볼 만 하다. 길 가에 놓인 허름한 노점에 앉아 데이트를 즐기는 현지인들 모습을 보며, 태국 데이트 문화(?)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다.


파쑤멘 요새 옆쪽의 작은 다리를 건너서 다시 정글뉴스로 갔다. 방콕 갈 때마다 카오산을 벗어나려고 하지만, 그래도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아주 잘 갖춰져 있는 곳이니 쉽게 멀리 벗어나기는 힘이 든다. 특히, 방콕에서 다른 곳으로 떠날 때는 여행사 상품이나 공항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카오산을 벗어나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나마 카오산이나 람부뜨리 쪽을 좀 벗어나기 위해서 계속 외곽 쪽으로 나가려고 노력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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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