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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필로그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5 1/2
    해외여행/동남아 2008 2009. 1. 11. 16:09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5 1/2

    에필로그


    당신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듯이, 나 역시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세상이 아무리 좋아져도 서로가 서로에게 닿을 수 있는 길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오히려 기술이 발달하면서 관계 또한 너무나 간단하고 쉬워져서,
    잠시 연락만 끊어도 다시는 연락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우리의 만남 또한 그런 인스턴트식 관계를 벗어날 순 없겠지만,
    이 행성 한 쪽 끝에서 또 다른 구석으로 이어진 갸냘픈 줄 하나,
    그 연약한 줄 하나를 인연의 끈 삼아 근신히 관계를 유지해 간다.

    인연의 끈이라는 게 이렇게 약하고도 어설퍼도 되는 걸까,
    걱정이 앞서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져 나가는 걸 보면 참 신기하고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길 가다가 문득, 길 모퉁이 어느 곳에서 우연히 생각날 때,
    아직 너를 잊지 않았노라고, 너와의 연줄이 끊기지 않았노라고,
    살며시 줄을 당겨 그리운 사람을 하나씩 하나씩 나즈막히 불러보자.
    먼 곳을 돌아 계속해서 이어지는 나의 길 중간에 문득 네가 생각나서 멈춰 섰다고.


    잠시 멈춰 서서 너에게 말을 걸었어. 너는 항상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반갑게 전화를 받아 주었지. 고마워, 그 곳에 네가 있어줘서. (싱가폴 국제공항에서) 


    말레이시아나 싱가폴에선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볼 수 없었다. 휴대전화가 널리 보급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듯 하다. 특히 싱가폴은 길거리에서 공중전화 부스 찾기가 힘들었다.

    딱히 공중전화를 일부러 찾아다닌 적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아프거나 힘 들 때 공중전화를 보면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 질 때가 있다. 기억하는 전화번호가 별로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


    싱가폴에도 공중전화가 있긴 있고, 공중전화 카드를 가장 손쉽게 살 수 있는 곳은 세븐일레븐이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폴에서는 숙소에서도 국제전화 사용이 가능한 곳이 많고, 피씨방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한 국제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많기 때문에, 굳이 공중전화를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




    말레이시아 버터워스 외곽, 페낭 행 페리터미널 앞에 있는 공중전화들은 모두 고장 나 있었다. 공중전화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 아닐까. 딱히 전화 할 곳은 없었지만, 모조리 고장난 전화기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조금 서글퍼졌다. 지금은 한 개 즘 고쳐져 있으려나.


    라오스에서는 수도 위앙짠(비엔티안) 외에는 공중전화를 거의 발견할 수 없다. 그래서 숙소나 피씨방에 물어보고 전화를 하는 수 밖에 없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면, 진실만을 말 해 주세요.




    태국에서는 길거리 어디서나 쉽게 공중전화를 찾아볼 수 있다. TOT라는 회사의 전화가 거의 대부분이고, LENSO라는 회사가 도시를 중심으로 세를 확장하려고 노력중인 듯 하다. 최근 세븐일레븐에서는 LENSO 사의 국제전화 카드만 판매하는데, 가장 싼 것이 300 밧이다. 하지만 시골 동네를 가면 이 회사 전화기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전화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TOT 사의 전화카드는 구멍가게 같은 곳에서 판매한다.

    물론 동전을 넣어가며 전화를 할 수 있지만, 10밧 짜리 동전 하나로 태국에서 한국으로 국제전화를 하면 약 30초 정도 통화할 수 있다 (서비스 회사마다 약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다 그 정도 선이다). 동전을 웬만큼 모으지 않는다면 얘기하다가 아쉬움을 남기고 뚝 끊기게 될 테다. 어쩌면 그게 또 공중전화의 묘미일 지도 모르겠지만.


    태국 꼬창에서도 공중전화는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꼬창에서는 여행사 같은 곳에서 국제전화 사용 가능하냐고 물어보면, 사용하게 해 주는 곳도 있다. 아니면 최소한 사용할 수 있는 곳을 알려주기라도 하니까 물어봐서 손해 볼 일은 없다.


    전화기보다 부스 윗쪽에 그려진 각 나라들 국기가 더 눈에 띄었던 곳. 공중전화 부스 윗쪽에 INTERNATIONAL CALLS라는 글자와 함께 10개국 국기가 그려져 있는데, 그 가운데 태극기가 그려져 있었다. 이게 한국 국기라는 걸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지금은 사용을 안 해서 잘 모르겠지만, 옛날 한국의 공중전화는 플라스틱 카드를 조금만 밀어넣으면 기계가 그걸 쭉 빨아들였다. 하지만 태국의 공중전화는 그렇지 않다. 뭔가 딱 걸리는 느낌이 들 때 까지 카드를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 그리고 공중전화 기계와 카드가 같은 회사에서 나온 것이라야 사용이 가능하다. LENSO 카드를 TOT 전화기에 넣으면 사용불가라는 메시지가 뜬다.




    공중전화에 INTERNATIONAL 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으면, 말 그대로 국제전화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태국의 거의 모든 공중전화는 국제전화가 가능한데, INTERNATIONAL이라는 글자가 쓰여져 있지 않은 일부 전화기는 국제전화가 불가능 한 것도 있다.


    국제전화 사업자 번호 (001, 002 같이 국제전화 걸 때 맨 처음 누르는 번호)는 공중전화 부스에 붙어 있다. 사업자 번호에 따라 요금이 조금씩 다르고, 한국으로 국제전화가 안 되는 번호도 있으니 미리 확인 해 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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