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이라고 하면 주로 서울의 남산이나, 삼청동 등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많은 인구가 밀집한 도시라, 아무래도 그런 쪽으로 정보를 주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잘 팔릴 테니까. 하지만 놀러 다니기 좋아하는 (고상하게 말 하자면 여행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전주에도 한옥마을이 있다는 것을 한 번 즘은 들어봤을 터. 그래서 어디선가 주워들은 정보를 가지고 떠나보기로 했다.
전주 시내는 그리 크지 않은 곳이라 길을 해메거나, 시내에서 오랜 시간 이동해야 할 필요가 없다. 그래도 한옥마을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 도착하려면 기차보다 고속버스를 타는 게 낫다. 전주 고속버스 터미널에서는 한옥마을까지 약 1킬로미터 정도 되는 거리라서 놀기삼아 걸어 갈 수 있지만, 전주역에서는 좀 멀기 때문.
고속버스를 타고 전주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면, 터미널 앞 공터에서 승객들을 내려준다. 굳이 터미널 건물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버스 출입구 쪽으로 나와서 차 길 가로 가는 것이 시내버스나 택시를 잡아타기 편하기 때문이다.
미리 걱정 할 필요 없이, 내려서 그냥 사람들 가는 쪽으로 따라 가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내버스나 택시를 타려고 이동을 하니까. 사람들한테 묻어서 나오다보면 큰 길 가에 관광안내소도 발견할 수 있다. 일단 여기서 전주 지도 하나 달라고 하는 것으로 여행 시작~!
간혹 관광안내소가 너무 춥거나 덥거나, 비가 오거나 하는 날에는 문을 꼭 닫아놓고 있기도 한데, 그래도 인기척이 느껴진다면 과감하게 문을 두드려 보자. 아마 십중팔구 반갑게 타지에서 온 여행객을 반겨 줄 테다. 국내 여행 하면서 관광안내소 직원들 중 불친절한 직원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다. 몰라서 묻는 걸 뻘쭘해 하지 마시라! 그리고 지도를 공짜로 얻은 만큼, 그 지역에서 밥이라도 한 끼 사 먹어주면 그게 지도값인 거다.
여담으로, 대체로 관광안내소에 아줌마가 있으면 더욱 잘 해 준다. 조금이라도 자기 고장 정보를 더 알려 주려고 애 쓰고, 버스나 도보 이동을 주로 하는 나같은 싸구려 관광객(?)에게도 친절히 이동 방향 등을 알려준다. 아가씨들은 약간 사무적인 면이 있어서 별로~ 난 아줌마가 좋아~
전주 시내 구경도 할 겸 걸어서 한옥마을까지 갔는데, 딱히 시간이 남아돌지 않는다면 그럴 필요는 없을 듯 싶다. 버스터미널에서 한옥마을까지는 딱히 볼 만 한게 없다. 택시를 타도 얼마 안 걸리는 거리니까, 잘 안 오는 시내버스 기다리기 보다는 차라리 걷거나 택시를 타는 게 낫지 싶다.
어쨌든 드디어 도착한 한옥마을. 관광안내소에서 주는 지도가 잘 돼 있기 때문에 지도만 보고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전주 한옥마을은 전주 도심 속에 약 700여 채의 한옥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전시용도 있지만, 많은 가옥들이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큰 길을 따라 걸어가면 잘 꾸며진 전시용 한옥들과, 각종 공예품, 한지, 기념품 가게 등이 모여 있다. 얼핏 보면 약간 썰렁한 인사동 같다는 느낌. 여기까지만 봤을 때는 그저 그렇네 하며 실망 할 뻔 했다. 하지만 우연히 골목길을 발견하고, 골목 구석구석 한옥들을 누벼 보니 서울 쪽의 한옥마을과는 또 다른 색다른 느낌이 있었다. 밤에 가로등 불빛들이 켜 지면 더욱 고즈넉히 좋을 듯 싶은 골목들.
여기저기 누비다보면 밥집도 나오고 찻집도 나온다. 취향에 맞는 곳으로 찾아 들어가서 여유로운 시간을 느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한옥마을 들어서면서 지도 접고 그냥 발 가는 데로 걸었기 때문에 뭐가 뭔지 모르겠음. ㅡㅅㅡ;
사실 전주를 간 주 목적은 비빔밥. 밥만 먹고 오기 좀 그러니까 한옥마을도 둘러본 것 뿐. 후훗~ 오리지널 전주 비빔밥 안 먹어 본 사람은 말을 하지 말아요~ 비빔밥이 다 같은 비빔밥이긴 하지만, 중요한 건 밥보다 반찬이라는 거.
한옥생활체험관. 전시용으로 지어놓은 큼지막한 한옥 안으로 들어가면 여러가지 전통놀이 체험도 할 수 있고, 한옥 내부도 기웃거려 볼 수 있다.
한옥마을 길거리. 인도가 넓고, 주변도 잘 정리돼 있어서 깨끗한 느낌. 하지만 너무 깨끗하게 하려다보니 벽돌같은 것들이 너무 새 것이라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한옥마을에서는 한옥 껍데기 구경하는 것 말고도, 여러가지 체험(한지 만들기 체험이라든지)도 할 수 있고, 공연 행사가 있기도 하니까 심심한 날 한 번 즘 가 봐도 괜찮은 곳. 그리고 한옥마을 근처에는 한옥 말고도 볼 거리가 많은데... (이후 여행기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