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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한 전동차로 대부도 갯벌체험 - 갯벌체험 열차 타고 경기도 서해안으로
    국내여행/경기도 2010. 7. 23. 16:45


    전철을 전세내서 당일치기 여행을 한다?


    여행에서 전철이 차지하는 역할은 도심의 관광지를 찾아가기 위해,
    혹은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기 위해 이용하는 매개체일 뿐이다. 

    물론 전철로 서울에서 천안, 혹은 오이도까지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 즘 시도해 본 사람들은 아시겠지만,
    역마다 정차하는 전철을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한다는 것은 참 무모한 짓이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육체적 고통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철이 중간중간 역마다 정차하지 않고 여행지까지 바로 간다면?
    도착역에서 바로 버스로 환승해서 바닷가로 데려가 준다면?
    게다가 목적지가 가족이나 연인들이 오붓하게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라면?
    그렇다면 당일치기 코스로 전철을 이용한 여행상품도 꽤 매력이 있을테다.

    그런 점에 착안해서 만들어진 여행상품이 바로 '대부도 갯벌체험 특별열차'이다.



    이 여행상품은 경기관광공사, 안산시, 코레일이 함께 어울려 만든 것으로,
    여름방학을 맞이한 가족 체험객을 겨냥하여 만들어졌다.

    2010년 7월 17일부터 8월 29일까지 총 23회에 걸쳐 한시적으로 운영되는데,
    '특별 전세 열차'를 타고 경기도 서해안의 어촌체험마을인 '종현마을'로 간다.
    여기 도착한 여행객들은 갯벌에서 바지락 캐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관광상품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한 번 따라가 보았다.




    대부도 갯벌체험열차


    서울지역에서는 청량리역과 영등포역에서 전철을 탑승할 수 있었는데,
    나는 집에서 가까운 영등포역을 선택했다.
    휴일날, 게다가 비도 오는 어둑한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특별히 전세낸 전철로 여행을 떠난다는 기대감에 정시보다 일찍 도착했다.

    미리 기다리고 있는 진행자들을 따라 아침 9시 전철을 탔다.
    대체 어떤 전철을 타는지 궁금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타는 바로 그 전철이었다.

    한가지 다른 점은 아무 전철이나 타는 것이 아니라,
    이 여행상품 전용으로 전세 낸 전철을 탑승한다는 것.
    그래서 안내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지정된 전철을 시간에 맞게 탑승해야 했다.








    약 250여 명의 관광객들만 탑승한 덕에 실내는 한없이 넓어 보였다.
    중간에 신호대기 때문인지 잠깐 멈춰서는 일은 있었지만,
    역마다 정차하는 일 없이 바로 신길온천역까지 직행했다.

    아마도 혼자서 일반 전철을 타고 갔으면 자다가 지치고,
    엉덩이가 아파서 앉아있기도 고통스러웠을테다.


    영등포에서 신길온천역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한 시간 정도.
    아무리 직행으로 간다해도 한 시간은 지루할 수도 있는 시간.
    그 사이를 지루하지 않게 해 주기 위해 통기타 가수의 공연이 있었다.
    특정 객차로 가서 공연 관람을 하라고 안내를 해 주었는데,
    나는 신새벽에 일어나느라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느라 잠을 택했다.


    그렇게 신길온천역까지 약 한 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









    신길온천역을 걸어나오니 바로 앞에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이 관광버스도 여행상품에 포함된 것으로,
    역에서 대부도까지 관광객들을 데리고 가는 역할을 했다.

    이렇게 딱딱 교통편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만 생각한다면,
    개별적으로 따로 가는 것보다 패키지 여행이 훨씬 편하기는 편하다.
    물론 그것 말고 다른 요건들 때문에 패키지를 선택하지 않는 거지만. 









    이번 일정은 이 여행상품 체험단을 모시는 자리였기 때문에,
    중간에 식당에 들러서 점심식사를 대접받았다.
    경기도에서 인증한 음식점이라는 푯말이 붙어져 있었던 식당인데,
    산낙지를 함께 넣어 끓여 먹는 칼국수 집이었다.

    정식 여행상품에는 중식이 제공되지 않는다.
    획일적으로 중식을 제공하면 안 좋은 말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아예 중식은 각자 알아서 사 먹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내가 보기에도 그 방식이 합리적이라 생각된다.
    사람마다 못 먹는 음식도 있고, 싫어하는 음식도 있으니까.






    대부도 갯벌에서 바지락 캐기


    이른 점심을 먹고 드디어 도착한 대부도 구봉도 종현어촌마을.
    갯벌 바로 앞에 있는 주차장까지 버스로 가서 하차했다.

    비바람이 몹시도 몰아쳐서 갯벌체험이 가능할까 생각했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즐거워하는 모습.

    푸른바다는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바다를 보니 나 역시도 가슴이 트이는 느낌.
    게다가 비바람이 몰아치니 가슴이 트이다가 구멍나서 먼지로 날아갈듯 한 기세.








    갯벌체험 행사장에서는 관광객들에게 호미와 플라스틱 통도 무료로 빌려줬다.
    물론 이 여행상품을 이용해서 온 사람들에게만 주는 것이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장화는 따로 2,000원 내고 빌려야 한다는 것.
    하지만 바지락 캐는 장소가 그리 험한 곳은 아니라서,
    날이 맑으면 굳이 장화까지 빌려 신을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이제 갯벌로 들어가서 호미로 바지락을 캐 담기만 하면 된다.
    여기서 정해진 규칙은, 한 사람이 한 통 씩만 바지락을 캘 수 있다는 것.
    한 통 가득 담으면 약 1.5킬로그램이라니, 그리 적지는 않은 양이다.









    주차장 근처에서 갯벌체험장 안쪽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트랙터 열차를 탔다.
    트랙터 뒤에 두 량의 객실칸을 붙여놓은 간단한 형태. 
    그리 먼 거리를 가는게 아니기 때문에 이동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비가 오고, 구름 끼고, 덥기도 더웠다. 
    비옷에 달린 후드를 덮어써서 표정이 보이지 않으니 음산해 보이기도 했다.
    순간 언듯 포로수용소에서 작업하러 가는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하지만 아이들의 밝은 표정들을 보니 이내 그런 이미지가 사라져버렸다.

    어쩌면 비가 와서 더욱 특별한 추억으로 기억될 여행일 수도 있겠다.



    저기가 공동작업장(?)









    트랙터 열차는 일 분 정도 전속력으로 달려서 갯벌 한 가운데에 사람들을 내려주었다.
    비바람이 몰아쳐서, 몸을 돌리고 숙이며 갯벌 한가운데로 가야만 했다.
    마치 작전투입을 위해 군용트럭에 실려간 군인들처럼 일사분란하고도 민첩한 모습.

    한쪽에서 한 아주머니가 인터뷰를 하시는데, "비가 오니까 더 재미있죠"라고 하신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사람들은 이 상황을 다들 즐겁게 즐기고 있는 분위기.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이런 이색체험 속에서는 다들 즐겁기만 한가보다.









    드디어 갯벌 투입!
    주최측이 안전을 고려해서 선택한 곳인 듯 싶다.
    사람들이 내려선 곳은 갯벌치고는 그리 많이 질퍽이지 않는 곳이었는데,
    그래도 갯벌이라 조심하지 않으면 발이 푹푹 빠지기도 했다.

    체험장이라고 표시된 구역 내에서 사람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바지락을 캐기 시작했다.
    바지락을 한 번도 캐 본 적 없다는 꼬마들도, 어른들이 시범을 보여주니 금방 배웠다.
    사실 이 체험장에서는 바지락 캐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갯벌을 호미로 쿡쿡 파내면서, 보이는 바지락을 주워 담기만 하면 되니까.

    어찌보면 노동이라 할 수도 있는 그런 단순한 작업이 즐거운 놀이가 되는 현장이었다.












    갯벌에서 주어진 시간은 한 시간 남짓.
    열심히 바지락을 캔 사람들은 플라스틱 통 한가득 바지락을 주워 담고,
    다시 주차장 쪽으로 트랙터 열차를 타고 돌아왔다.
    들어갈 때는 설레임으로, 나올 때는 만족감으로 내내 떠들썩했다.

    갯벌에서 올라오면 바로 대충 발을 씻을 수 있도록 장치가 되어 있었고,
    주차장 근처에 마련된 샤워실 등의 시설에서는 간단히 몸을 씻을 수 있었다.

    비 때문에 좀 힘들기는 했지만,
    한 손 가득 바지락을 들고 가는 사람들의 표정에 웃음꽃이 피었다.
    이렇게 집에 들고 가는 바지락만 해도 본전은 뽑을 정도란다.


    연세 지긋한 어르신부터 젊은 엄마까지 바지락 한 봉지씩을 들고는 기뻐했고,
    아이들은 또 아이들 나름대로 처음 해 보는 체험이라 그런지 신이 났다.
    방방 뛰다가 갯벌에 뒹구니 머드축제가 따로 없을 정도.

    어른들만 즐거운, 혹은 아이들만 즐거운 그런 곳보다도,
    의미 없이 고기만 구워먹고 휑하니 돌아오는 그런 여행지보다도,
    어쩌면 가족단위로 즐길만 한 여행은 바로 이런 체험 프로그램이 정답이 아닐까 싶다.

    올여름, 방학과 휴가를 맞아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이런 색다른 체험을 한 번 해 보는 건 어떨까.
    여행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전철도 경험하고,
    한 손 가득 바지락을 캐 담고 집으로 돌아오는 즐거움을 느껴보자.







    대부도 갯벌체험열차 상품


    * 출발일: 2010. 7. 17(토) ~ 8. 29(일) 기간 중 총 23회
    * 상품유형: 당일형, 1박2일형
    * 주요코스: 용문역/동두천역 -> 영등포역/청량리역 -> 신길온천역
                     신길온천역 -> 시화방조제 -> 대부도 종현마을
    * 상품가격: 당일형 전동차 탑승 25,000원, 신길온천역 집결 20,000원
    * 기타: 열차, 버스, 체험비, 보험, 가이드 포함 가격.
               관광버스에 문화해설사가 동승하여 설명.

    * 상세내용은 이땡큐 사이트 참조. www.ethankyou.co.kr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함께 만든 경기도 관광상품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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