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apple.com)



한국시간으로 2011년 10월 6일,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이 알려졌고, 전세계 사람들의 그의 죽음을 애석해하고 있다.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어서 그런지 충격과 패닉에 휩싸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가히 '영웅'이라 부를 수 있을 만 한 별 하나가 졌다는 사실에, 각종 언론과 SNS 등에서도 추모의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해외언론들은 그의 일대기를 다시 정리해서 내 놓는 등, 큰 비중의 기사로 다루고 있어서 그의 영향력이 어땠는지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잡스의 일대기를 특집으로 다룬 언론들은 많지만, 뉴욕타임즈의 인포그래픽이 아주 인상적이어서 일단 소개한다. 그의 삶을 일목요연하게 보고싶은 분이라면 한 번 들여다보시기 바란다.

Steven P. Jobs: His Life, His Companies, His Products (The New York Times)
http://www.nytimes.com/interactive/2011/10/05/business/20111005jobs-life-timeline.html?ref=business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석해하고 있으므로, 굳이 여기서까지 그렇게 하지는 않겠다. 더군다나 스티브 잡스는 2005년 스탠포드 졸업식 때, "언젠가 죽을 것을 기억하는 것은 제가 삶의 큰 결정을 할 때 저를 도와주는 가장 중요한 무기였습니다"라고 말했고, 또 언론과 인터뷰 때도 "죽음은 삶의 최고의 발명품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런 그의 말대로 죽음을 통해 새로운 도약으로 한 번 나아가 보자는 의미에서, 그의 인생에서 인상깊었던 여행 세 가지를 기록해 보겠다.


자세한 사항을 아직 완전히 알아내지 못해서 다소 미완성 상태이지만, 일단 기록해두면 이것을 발판으로 누군가 유용한 정보를 덧붙여주거나, 혹은 나중에 내 스스로 덧붙이거나 하지 않을까 해서 일단 뼈대만 모아본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리드 대학교)





포틀랜드: 대학 진학과 히피의 만남


스티브 잡스는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라는 곳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1972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했는데,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위치한 리드 대학교(Reed College)였다.

리드 대학교는 미국 서부 지역에서는 잘 알려진 대학이지만, 전국적으로 봐서는 인지도가 낮은 대학이다. 학생들은 수업 이외에 진급시험에 합격해야만 4학년으로 올라갈 수 있고, 4학년은 거의 전 학년을 논문준비로 시간을 보내는 등, 미국 전역에서 학생 공부시간이 가장 많은 대학들 중 하나라고 소개되는 학교다.

잡스는 이 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했지만, 1학기만 수강하고 중퇴했다. 비싼 등록금 때문이었다고 나중에 밝혔는데, 중퇴는 했지만 그 후 18개월 동안 학교에서 여러 수업들을 들었다. 이 때 들었던 수업들 중 캘리그래피(calligraphy)가 나중에 컴퓨터에서 아름다운 서체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당시 잡스는 거의 거지꼴이었는데 (고인에게 죄송스럽지만), 친구 집 바닥에서 자면서, 콜라병을 모아 음식을 사먹고, 매주 해어 크리슈나 템플에서 제공하는 공짜 음식을 얻어먹기도 했다 한다.

여기서 해어 크리슈나 (Hare Krishna) 템플은, 크리슈나를 모시는 힌두교도들의 전 세계적인 연합 (혹은 단체)인데, 아마도 이 경험이 나중에 그를 인도여행으로 이끌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어쩌면 비틀즈의 인도여행에 자극을 받아서 이 템플에 들락거렸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시기에 한가지 더 중요한 일은, 잡스가 오리건 주의 올원팜(all-one farm)이라는 곳에서도 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이 농장은 히피들이 공동체 생활을 이루던 곳인데, 여기서 평생동안 그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던 일본인 선불교 승려인 코분치노 오토가와를 만나 선불교에 입문했다. 게다가 이곳의 사과농장에서 일했던 경험이 나중에 애플이라는 이름을 회사와 제품에 붙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평생의 정신적 지주와 오래 가져갈 철학의 밑바탕과 인생의 큰 동기부여가 한꺼번에 이루어졌던 이 때, 그의 나이는 불과 17~19세였다. 아마도 이런 밑천이 후에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기술이라는 개념에 영향을 미쳤을 테다.





인도여행: 실망은 했지만 뭔가는 얻었겠지


1974년 잡스는 다시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세계 최초의 비디오 게임 회사인 아타리에 입사한다. 여기서 잡스는 영감을 얻기 위해 인도로 가겠다고 했고, 보스는 뭐가 예뻤는지 그의 인도여행에 돈을 대 줬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인물은 사회적 환경도 크게 좌우한다는 걸 얼핏 알 수 있다.



친구와 함께 떠난 인도여행에서 그는 '님 카롤리 바바 (Neem Karoli Baba)'의 아쉬람을 찾아갔다. 그 전에 비틀즈가 다녀갔던 리쉬께쉬를 잡스도 갔는지 어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카롤리 바바의 아쉬람과 리쉬께쉬가 같은 주에 있는 걸로 봐서, 거기도 가지 않았을까라는 추측도 해 볼 수 있다.

카롤리 바바는 서양인(아메리칸)들이 인도로 여행을 많이 하던 1960년대와 70년대 사이에 알음알음으로 꽤 알려져 있던 인물이라 한다. 하지만 그는 73년에 사망했고, 잡스가 여행을 떠난 때는 74년. 안타깝게도 그를 직접 만나볼 순 없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잡스는 "마르크스와 카롤리 바바를 합친 것보다 에디슨이 세상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했다"라고 말했다. 비록 인도전통 복장을 입고 머리를 삭발하고 나타났지만, 불교에 좀 더 깊이 빠져서 돌아왔다는 것을 놓고 보면, 아쉬람에서는 실망을 했던 것 아닌가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어쨌든 그의 인도여행은 틈틈이 루트를 파악해서 경로를 파헤쳐 볼 만 하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잡스는 놀랍게도 아타리에 다시 복귀했다 (이런 좋은 회사가!). 그리고 워즈니악에게 게임 하나를 만들라고 던져줬는데, 그게 바로 벽돌깨기였다. 벽돌깨기는 잡스가 기획한 게임이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스티브 잡스)





일본여행: 에피소드


솔직히 일본여행은 굳이 넣지 않아도 되지만, 뭔가 세 개를 맞춰야 틀이 맞지 않을까 싶어서 억지로 끼워넣는다.

2010년 여름에 잡스는 가족과 함께 일본 교토로 여행을 갔다. 나중에 일본의 주간지 'SPA!'에서, 잡스가 일본 닌자들이 쓰는 별 모양의 수리검을 들고 비행기에 탑승하려다가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에서 제지당했다는 기사가 떴다.

이 때 잡스는 개인 비행기를 탈 예정이어서, "자기 비행기를 테러하는 사람이 어딨냐"라며, "다시는 일본에 오지 않겠다"라고 말 했다고 기사가 났다.


하지만 곧 애플사에서는 이 기사가 100% 허구라며 공식 해명을 했다. SPA라는 잡지가 일본 왜곡 교과서 발행 주역인 후소샤에서 발행되는 점과, 혐한류 열풍과 같은 자극적인 기사로 재미를 보는 성향인 것을 봤을 때,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망 소식이 나오면서, '공항 검문 악연이 있는 일본에서도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라는 뉴스가 많이 나왔고, 그러면서 일본 에피소드를 짤막하게 소개한 기사들이 많이 떠서,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인지 헷깔리게 되었다 (인생이 다 그렇고, 언론이 다 그렇듯).




참고자료
* 스티브 잡스 위키피디아 (영어가 더 정확함): http://en.wikipedia.org/wiki/Steve_Jobs
* 해어 크리슈나: http://en.wikipedia.org/wiki/Hare_Krishnas
* 카롤리 바바: http://en.wikipedia.org/wiki/Neem_Karoli_Baba
* 스티브 잡스 일생 (뉴욕타임즈): http://www.nytimes.com/interactive/2011/10/05/business/20111005jobs-life-timeline.html?ref=business
* 올 어바웃 스티브 잡스: http://allaboutstevejobs.com/bio/long/01.html
* 애플에 대한 오래된 기사: http://www.macworld.com/article/50069/2006/03/appleconfidential20.html
* 오리건 농장 소개 페이지: 잡스가 있었던 농장이 어떤 모습이었을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참고자료로 볼 수 있음. http://www.great-oregon-vacations.com/oregon-farm-getaway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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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