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은 경복궁을 중국의 자금성과 비교하면서 흔히들 이런 표현을 쓰기도 한다. "경복궁은 자금성에 비하면 뒷간 정도 크기 밖에 안 된다"라고. 가끔씩은 해설하는 분들도 "자금성이 비하면 많이 작긴 하지만 나름의 특징이..." 이런 식으로 운을 떼기도 한다. 일단 그에 대한 비난은 접자. 그냥 경복궁이 자금성에 비해 얼마나 작은지를 한 번 알아보자.

 

일단 아래, 구글 지도에서 가져온 위성사진으로 '자금성'과 '경복궁'의 크기를 가늠해보자.

 

 

 

 

 

한 눈에 비교할 수 있게 구글 지도 위성 사진을 잘라 붙여넣어 봤다. 당연히 축적은 똑같이 했다. 의심나면 직접 구글 지도로 검색해봐도 된다.

 

왼쪽 자금성 사진에서 맨 아래 'Google' 글자 조금 윗쪽에 있는 파란색 네모칸이 '천안문'이다. 천안문을 자금성의 정문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천안문은 황성 내성의 남문이다. 자금성의 정문은 '오문'이라고 따로 있다. 간단히 핵심만 말하면, 자금성은 위성사진에서 해자로 네모낳게 둘러싸인 부분만이다.

 

경복궁은 남서쪽의 경복궁역을 기준으로 사각형으로 둘러친 길을 따라 경계선을 가늠해보면 된다. 글로 설명하려다가 아무래도 헷갈릴 것 같아서 위성사진에 임의로 회색 선으로 테두리를 쳐 봤다.

 

 

(자금성 안내도. 출처: 중국 자금성 공식 홈페이지)(자금성 안내도. 출처: 중국 자금성 공식 홈페이지)

 

 

중국의 자금성(고궁박물원)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자금성은 천안문이 아니라 '우문(Wu men)'에서 시작된다. 딱 해자로 둘러쳐진 부분만 자금성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자금성의 크기는 동서 760m, 남북 960m로, 넓이가 72만 제곱미터(m²)다.

 

경복궁은 동서 500m, 남북 700m로, 면적은 43만 2,703 제곱미터(m²)다.

 

대략 자금성이 경복궁의 1.5배 크기라 할 수 있다. 이 숫자만 놓고 보면, "경복궁이 자금성의 뒷간 크기 밖에 안 된다"라는 말은 터무니 없는 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경복궁 안내도. 출처: 경복궁 홈페이지)(경복궁 안내도. 출처: 경복궁 홈페이지)

 

 

그렇지만 솔직히 자금성을 본 사람이라면 자금성이 훨씬 크고 넓어 보였다고 느끼는 게 어찌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천안문부터 쭉 걸어 들어갔으면 더욱 넓게 느껴졌을 거고, 그 높은 벽과 빽빽하게 들어찬 건물들이 아마도 그런 느낌을 더욱 증폭시켰을 테다.

 

그에 비하면 경복궁은 상대적으로 뭔가 헐렁하다. 담장도 낮고 건물도 몇 개 없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면도 있다. 하지만 경복궁이 원래 그런 모습은 아니었다. 고종 때는 7,200칸에 달할 정도로 빼곡히 건물들이 들어차 있었는데, 일제 침략기를 거치면서 10%만 남아버렸다.

 

게다가 경복궁 후원에 총독부를 지은 것이 지금은 청와대가 들어서면서 쉽게 관람하지 못하게 된 것이 더욱 아쉽다. 이 후원에서 왕과 신하들이 활쏘기를 하고, 과거시험 장소로도 이용하고 했다는데.

 

그리고 웅장한 건물들을 빽빽하게 가득 채운 자금성과는 달리, 경복궁과 다른 궁들은 자연과 건물이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아마도 그래서 인위적인 느낌이 덜 묻어나서, 산 속에 건물 몇 개 있는 것 처럼 느껴지고 규모도 작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른다.

 

어쨌든 중요한 점은, 자금성은 자금성대로, 경복궁은 또 경복궁대로 둘 다 나름의 의미와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단순히 크기만으로 비교한다는 건 큰 의미가 없다는 것. 뭐가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둘이 '다르다'라고 인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경복궁도 계속해서 옛 모습을 차츰차츰 복원해 나가고 있다. 이미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복원 정비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니, 몇 년에 한 번씩 찾아가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때 쯤 되면 아마도 지금 우리가 보는 경복궁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창덕궁은 약 14만 5천 평으로, 평방미터로 계산하면 대략 48만 제곱미터(m²) 정도 된다. 산자락에 자리 잡아 자연과 어울리며 터를 잡고 있기 때문에 다소 모호한 면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경복궁보다 큰 면적이다.

 

게다가 바로 옆에 붙어있는 창경궁도 약 5만 평 정도 된다. 대략 17만 평방미터 정도. 따라서 창덕궁과 창경궁을 합치면 자금성보다 조금 작은 면적 차이가 나온다. 물론 크기로 비교하는 건 별로 의미가 없지만, 그렇다는 말이다.

 

경복궁이 정궁으로 대표적인 곳이긴 하지만, 역대 조선시대 왕들은 경복궁이 터가 좋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꺼려서, 창덕궁이 더 오래 더 많이 쓰였다. 따라서 창덕궁 또한 경복궁 못지 않은 의미를 가진 곳이고, 중요한 곳이다.

 

내 견해로는, 외국인에게 둘 중 하나를 소개하라면 오히려 창덕궁을 데려가고 싶다. 물론 창덕궁 후원까지 관람해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좀 까다로운 관람이 되긴 하겠지만. 창덕궁 후원 안 가 본 사람들은 꼭 시간내서 가보시라, 계절마다 가보시라.

 

 

어쨌든 결론은, 생각보다 우리 궁궐이 자금성에 비해 그렇게 많이 작은 편은 아니라는 것.

 

 

p.s. 참고자료

* 경복궁 홈페이지: http://www.royalpalace.go.kr:8080/

* 창덕궁 홈페이지: http://www.cdg.go.kr/main/main.htm

* 창경궁 홈페이지: http://cgg.cha.go.kr/n_cgg/index.html

* 자금성 홈페이지: http://www.dpm.org.cn

* 자금성 구글 지도: https://www.google.co.kr/maps/dir///@39.9143539,116.3905792,2654m/data=!3m1!1e3!4m2!4m1!3e2?hl=ko

* 경복궁 구글지도: https://www.google.co.kr/maps/@37.5791812,126.9785377,2681m/data=!3m1!1e3?hl=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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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