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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 마지막 날 사진들 - 갈레, 스리랑카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5. 11. 11. 20:04
밤에 SD카드가 주머니에 들어있는 상태로 옷을 빨아버려서 축제 전에 동네 모습 찍었던 게 다 날아갔다. 그 보상심리 때문인지 후에 쓸 데 없는 사진을 많이 찍었고, 골라내기 귀찮아서 이것저것 아무거나 올리다보니 오히려 사진 양이 많아졌다. 이번 편은 더 쓸 글도 없고 그냥 대충 사진만 올린다.
갈레 포트에서 하염없이 볼 수 있는 풍경. 가끔 바다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이 동네 바닷가에선 물고기가 잘 낚이지 않는 듯.
꽤 긴 성곽을 따라 이런 풍경들을 계속 볼 수 있다. 성곽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라앉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바닷바람이 불긴 하지만 햇볕이 따갑다는 게 흠이다. 어느새 익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도 동물들이 마음껏 여기저기 활보하고 다닌다. 그래도 개, 닭, 고양이, 소 할 것 없이 동물들이 대체로 다 순한 편.
관광 안내소 표지판, 누가 꺾었는지 모르겠지만 잘 꺾어놨다. 안내소도 없으니까. 결국 스리랑카에서는 관광안내소에서 지도 한 장 받아보지 못 했다. 2009년 상황이긴 하지만, 지금도 크게 나아지진 않았을 듯 하다.
2015년 여름에 여행박람회 같은 데 가서 스리랑카 부스가 있길래, 부스에 있는 팜플렛을 다 긁어왔는데도 그 흔한 관광 안내 지도 하나 없었다. 스리랑카 전도를 그려놓고 대략 여기가 관광지다 표시해놓은 조그만 개념도 하나가 관광지도라고 있었을 뿐. 나머지는 모두 무슨 관광상품, 여행사 홍보 전단지였다.
내가 하도 이 나라를 다니며 안 좋은 경험들을 많이 해서 이 조용한 동네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것일 수도 있다. 관광으로 돈 좀 써가며 다니는 사람들은 오히려 이 동네가 심심하고 재미없는, 그저 그런 관광지 중 하나로 느껴질 가능성도 크다. 여행이 선으로 이어질 때 한 지점이 더욱 돋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갈레는 그 좋은 예 중 하나였다.
숙소 근처 이 언덕배기는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런 곳은 일상이 되면 더욱 좋은 느낌일 것 같다.
마지막 날 밤. 더위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쉬움에 쉽게 잠 들지 못하고 야밤에 또 동네 마실.
동네 사람들도 모두 잠 든 밤. 다시 고민에 휩싸였다. 스리랑카 떠나는 비행기는 이틀 뒤 새벽. 내일 공항 근처 도시로 가서 하룻밤 자고 바로 공항으로 가는 것이 여러모로 안전하고 정석이긴 했지만, 여기를 떠난다는 게 내키지 않았다. 하루 더 묵으면서 비행기 시간을 맞출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여러모로 고민하고 시내도 돌아다녀봤지만 딱히 뾰족한 수는 없었다. 그렇게 아쉬워하며 뜬 눈으로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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