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자전거 길을 달려보고 싶은데 거기까지 자전거 끌고 나가는데만 한 시간 넘게 걸리는 상황. 시내는 자전거로 달리기가 힘들어서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횡단보도 신호 받고, 차나 사람들 피해서 달리다보면 한강에 닿기도 전에 벌써 지쳐버린다. 그래도 가끔 햇살 좋을 땐 한강을 자전거로 한 번 달리고 싶은데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발견한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과연 가능할까 테스트 하는 마음으로 성동구의 서울숲에서 홍대입구까지 한강변 자전거길을 달려봤다. 결론만 말하자면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대략 16 킬로미터 거리를 1시간 32분만에 달릴 수 있었다. 돈 좀 쓰겠다 마음먹고 오늘 죽어보자 각오하고 쉬엄쉬엄 탄다면 누구나 할 수 있을 듯 하다.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서울자전거 따릉이'라고 표기돼 있다. 따릉이 대여소는 딱 알아보기 쉽게 돼 있다. 표지판보다도 저 초록색 자전거들이 인상적이어서 바로 눈에 띈다.

 

처음 접근할 땐 절차가 다소 번잡한 면이 있어서 좀 헷갈리기도 했는데, 실제로 한 번 해보니 또 바로 적응되더라. 제일 헷갈린 건 티머니 교통카드로 대여가 되느냐는 것이었는데, 이건 회원등록을 하면 회원카드 처럼 사용할 수 있을 뿐, 결제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회원이든 비회원이든 일단 무조건 홈페이지 접속해서 이용권을 구입해야 대여할 수 있다. 이용권 구입은 신용카드(체크카드)나 핸드폰 결제 뿐. 구입할 때 혹은 회원가입 할 때 본인인증을 하는데, 본인인증은 핸드폰으로만 할 수 있다. 이런 내용들은 따로 떼서 정리했다.

 

>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사용 방법 정리 - 대여소 달려가기 전에 해야할 일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회원가입 하는 게 좀 더 편하겠지 싶어서 회원가입을 했는데, 꼭 그럴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어쨌든 회원가입하고 이용권 구매한 뒤에 현장에 가서 자전거를 대여하면 된다. 무인 대여 시스템이므로 할 줄 몰라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아주 쿨하다.

 

초록색 홈버튼 누르고 교통카드 대라고 할 때 카드 태그하니 비밀번호 입력하라고 나온다. 비밀번호는 회원가입 할 때 입력해뒀던 걸 누르면 된다. 여기까지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자전거 가져가라고 소리가 나온다.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자전거 가져가라는 소리가 나오면 저 옆에 있는 동그란 잠금쇠를 떼 내면 된다. 그 다음엔 자전거 끌고 나가면 끝.

 

다시 말하지만, 홈페이지에서 이용권을 구입한 뒤에 이런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자전거 바로 앞에 있더라도 일단 홈페이지 접속해서 이용권을 구입해야 한다. 자전거 잡고 하소연해봤자 저 기계에선 이용권 구입 안 됨.

 

이 부분이 좀 걸리적거렸다. 난 밖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인데 홈페이지에서 이용권을 구입해야 하니까 인터넷 되는 곳으로 가서 처리하고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외국인들이라면 이게 더 문제일 텐데, 최소한 따릉이 대여소에선 공공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어쨌든 끄집어 냈다. 사진으로 봐도 알 수 있지만 꽤 무겁고 단순한 자전거다. 바구니와 기계장치가 있고, 기계장치에 또 무슨 잠금장치도 있다 하더라. 홈버튼 누르고 잠금을 하면 자전거가 잠궈진다고. 다시 비밀번호 누르면 풀린다 하는데 이건 사용 안 해봤다. 잠궜다가 다시 안 풀릴까봐.

 

하여튼 무거운 자전거다. 게다가 잠금장치가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뒷바퀴가 끌리는 느낌도 들었다. 지속적으로 계속 약간의 브레이크를 걸고 달린다는 느낌이랄까. 공원 같은 곳에서 할랑할랑 놀면서 천천히 달릴 때는 별 문제 없는데, 속력을 좀 내고 싶을 때 질질 끌린다는 느낌이 든다. 확실히 따릉이는 중장거리 용이 아니라, 공원이나 가까운 거리를 놀면서 즐기는 용도라 할 수 있다.

 

그래도 기어는 3단까지 있고, 안장도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바구니에 나름 고무줄도 있어서 안정적으로 소지품을 놓을 수도 있다. 뒷바퀴 쪽엔 짐받이를 왜 설치하지 않았을까 의문이다. 외국인들이 배낭여행 하다가 힘들어서 탄다면 짐받침이 있으면 좀 편할 텐데. 뭐 많은 걸 바라지는 말자.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자전거가 쓸만 한가 테스트 할 겸 해서 서울숲을 한 바퀴 누벼봤다. 천천히 40분 가량 누벼보니 탈 만 하더라. 그래서 대여소를 다시 찾아가서 반납하고 다시 빌렸다. 일일 이용권을 구입하면 하루종일 계속 반납하고 빌리고 반복할 수 있다. 이러면 기본 1시간인 사용시간을 계속 늘리면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즉, 한 시간 안에 반납하고 다시 빌리면 또 한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기본 이용시간 1시간 넘어가면 30분에 1천 원씩 추가 사용료가 붙는다. 그리고 4시간 넘게 반납하지 않으면 도난으로 경찰 신고 들어간다고. 잘못하면 수배자 될지도 모른다. 대여할 때 본인인증 다 했다는 걸 기억하자.

 

여하튼 대충 탈 만 하길래 바로 한강으로 고고.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성수동 쪽 한강변으로 나와서 자전거 길을 타고 홍대까지 가는 게 목표. 대략 16km. 크게 경사진 곳이 없기 때문에 생활자전거로도 가능하니까 따릉이로도 가능은 하다. 문제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는 것.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여의도 근처, 63빌딩이 보이는 곳에 다다르니 이미 한 시간이 넘어갔다. 중간에 딱히 쉬지도 않고 사진도 안 찍고 열심히 달렸는데 속도가 잘 나지 않았다고 핑계를 대 본다. 이날 빌린 자전거만 이상한 건지 모르겠지만, 내리막길에서도 뒷바퀴가 질질 끌리는 느낌이 나고 속력이 안 붙더라. 내리막길이 한참 남았는데도 페달 안 밟으면 멈춰 설 정도.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여기서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한 시간 넘어갔는데 뭐' 하며 잠시 쉬어간 게 너무 후회스러웠다. 저 63빌딩 전망대는 언제쯤 올라가볼 수 있을까 하며 멍때리며 시간 조금 보냈는데 그게 나중에 금전 지출로 이어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상수동 쪽에 다다르자 지리를 몰라서 헤맸다. 이쪽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건 처음이라 어디로 진입해야 하는 건지 몰랐다. 뭐 이러면서 배우는 거지. 하지만 체력과 돈을 소모하고 생고생으로 배우다니. 생고생을 했으면 돈이라도 좀 아껴지든가. 아아.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우여곡절 끝에 홍대 근처 따릉이 대여소에 도착했다. 여기서 자전거 반납. 이 근처에서도 애초에 지도로 봐놨던 장소에 따릉이 대여소가 없어서 또 헤맸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걸린 시간이 1시간 32분.

 

일일 이용권이 1천 원. 한 시간 넘어가면 30분마다 1천 원씩 붙어서, 결국 2분 초과로 3천 원을 내게 됐다. 1시간 30분 안쪽으로 끊었으면 2천 원만 쓰는 거였는데! 천 원이면 핫바...아니지 홍대에선 천 원으론 아무것도 못 하지. 어쨌든 천 원 아까워. 이런 피도 눈물도 없는 기계 녀석 같으니라고!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서울숲 쪽 대여소엔 따릉이 바구니에 서울숲 팜플렛이 하나씩 놓여 있었다. 쌩뚱맞게 홍대 따릉이에 웬 서울숲 팜플렛이냐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이게 바로 내가 타고 온 따릉이다. 홍대 쪽에서 따릉이 빌릴 사람들을 위해 이 팜플렛은 그대로 두고 왔으니, 홍대 쪽에서 서울숲으로 갈 사람은 이 자전거에 놓인 팜플렛을 가져 가시라.

 

한강 자전거 길을 달리던 중간에 꽤 많은 사람들이 '앗 따릉이다'하며 알아봤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이걸 어디서 빌렸는지 물어보기도 하더라. 아무래도 그쪽 사설 자전거 대여소는 좀 비싸니까 그런게 아닌가 싶었는데, 1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빌렸다고 하니까 '이 색히 뻥 치고 있네'라는 표정으로 쓱 가버리더라. 뻥 아닌데. 억울해.

 

 

서울자전거 따릉이로 서울숲에서 홍대까지 한강 자전거 길 달려보기

 

 

이렇게 따릉이로 중거리를 뛰어봤다. 자전거 성능이 별로 좋진 않아도 어느 햇살 좋고 우울한 날엔 한 번 해볼만 하다.

 

팁을 드리자면, 내가 택한 코스를 반대로 달리는 게 더 좋을 거라는 것. 즉, 홍대에서 서울숲으로 가는 게 더 나을 듯 싶다. 왜냐면 홍대 쪽에선 시간이 남아도 자전거로 달릴만 한 곳이 별로 없다. 사람에 치이고 차에 치이고, 자전거가 오히려 불편하다. 하지만 서울숲 쪽이 도착지가 되면, 시간 남으면 서울숲을 슬슬 돌아볼 수 있다. 게다가 홍대 쪽에서 서울숲 쪽으로 가면 (우측통행이므로) 강쪽에 딱 붙어서 달릴 수 있으니 강바람도 좀 더 맞을 수 있고.

 

달리면서 생각 난 건데,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하루 모여서 따릉이로 함께 달려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모두 다 따릉이를 탄다면 이건 완전 진검승부가 된다. 엔진이 얼마나 좋으냐를 판가름 할 수 있는 진검승부. 어차피 따릉이 자전거는 다 똑같으니까. 뭐 그런 경쟁 욕구가 아니더라도 함께 그런 이벤트 즐기고 목적지에서 뒷풀이 하고 하는 것도 즐거울 수 있을 테고.

 

어쨌든 길 헤매지 않고 중간에 쉬지 않고 달리면 홍대에서 서울숲까지 1시간 30분 주파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을 남기고, 나는 1시간 주파를 위해 종종 달려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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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