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노데 공원 캠프장은 히노데공원 뒷쪽에 자리잡고 있다. 말장난 같아 보이지만, 히노데 공원은 나름 라벤더 꽃밭 등을 볼 수 있는 관광지로 좀 알려져 있지만, 캠핑장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아서 그렇게 소개할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 나름 캠핑장 몇 개를 찾아보고 지도에 표시를 해 가기는 했는데, 여기는 애초에 고려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오토캠프장이라고 돼 있었기 때문이다.

 

오토 캠프장은 주차장이 있거나, 아예 차를 대놓고 그 뒤에 텐트를 칠 수 있게 해놓은 곳들이 많다. 그에 따른 부대시설들도 설치돼 있어서 결국은 요금이 비싸다. 그래서 오토캠프장을 차 없이 가서 그 비싼 요금을 낸다는 건 상당히 속 쓰린 일이다.

 

하지만 히노데 공원 캠프장은 오토캠프장 역할을 하면서도 일반 캠핑장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차 없이 텐트만 친다고 하니까 하룻밤에 500엔이었나 600엔이었나 했다. 아마 600엔 이었던 것 같다.

 

가미후라노 히노데 공원 캠프장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7

 

주차장에 차를 대게 해놨는데, 구석자리에선 아예 주차장에 대 놓은 차 꽁무니에 텐트를 친 사람들도 몇몇 있더라. 밤 되면 차 안에 들어가서 자기도 하고. 아무래도 밤만 되면 비가 왔고 기온이 뚝 떨어졌기 때문에 그게 현명한 선택일 수 있겠다.

 

캠프장 입구로 들어가면 먼저 주차장이 보인다. 그 너머로 관리사무소 건물이 있고, 그 맞은편 언덕이 모두 캠프장이다. 가져간 텐트를 칠 경우엔 데크 같은 건 설치돼 있지 않았고 그냥 언덕에 펼쳐진 잔디밭 아무데나 텐트를 치면 됐다. 그래서 자리를 잘 못 고르면 밤에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로 잠을 못 잘 수도 있다. 

가미후라노 히노데 공원 캠프장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7

 

위 사진은 캠핑장 언덕 위로 꽤 올라가서 찍은 모습이다. 이 아래로 거의 백여 명의 사람들이 버글버글해서 애써 한적한 곳 찾아서 거의 꼭대기까지 올라가 텐트를 쳤다. 저 텐트는 내 것이 아니지만 대략 이런 모습이다. 저 위로 올라가는 길은 히노데 공원 쪽으로 연결되는 길인 것 같긴 한데, 좀 올라가면 더이상 못 가게 막아놨다. 저 너머쪽은 겨울에 스키장으로 사용하는 듯 했다.

 

가미후라노 히노데 공원 캠프장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7

 

가미후라노 히노데 공원 캠프장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7

 

언덕 아랫쪽엔 정말 많은 텐트들이 버글버글. 거의 다들 모르는 사람들일 텐데 뭐 저리 따닥따닥 붙어 살려고 하는지. 조금만 올라가면 한적한 공간들이 널렸는데. 근데 난 너무 한적한 곳을 골랐는지 밤엔 여우인지 족제비인지가 좀 나오긴 하더라. 딱히 피해는 안 주는데, 먹다 남은 빵을 내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물어가기는 했다.

 

데크나 전기 시설은 없지만 나름 캠핑장 꼴은 갖추고 있다. 고기 구울 수 있는 바베큐장도 있고, 설거지 할 수 있는 개수대도 있다. 화장실은 언덕 아랫쪽 끄트머리에 하나 있고, 관리사무소에도 있다.

 

관리사무소는 체크인 같은 걸 하는 데스크도 있고, 컵라면이나 음료를 사 먹을 수 있는 작은 매점도 있다. 컵라면은 뜨거운 물도 제공하는데, 시내 편의점보단 약간 비싼 편이다. 그리고 같은 건물에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고 코인 세탁기도 있다. 화장실이나 다용도로 쓰는 빈 사무실에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 사람들이 콘센트 가득 이것저것 꽂아놓고 있어서 다들 잠들 때 까지는 사용하기 힘들었다. 전기 충전을 다른 사람들 다 잠든 시간에 할 수 밖에 없어서 늦게 자야만 했다.

 

전기 사용에 큰 문제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비교적 싼 가격에 머물 수 있어서 여기를 베이스 캠프로 삼고 주변 관광을 다녔다. 여기서 거의 일주일을 머물렀는데,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도 전경을 제대로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다. 아마 오래있다보니 언제든 찍으면 된다며 미루다가 그렇게 된 것 아닐까 싶다.

 

가미후라노 히노데 공원 캠프장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7

 

 

안내소 건물 안에 있는 샤워 부스 모습이다. 딱 한 사람 들어가 서서 샤워할 수 있는 작은 공간에 코인 샤워기가 있다. 100엔에 10분 이용할 수 있는데, 이게 동전을 잘 먹는다. 처음 동전 먹었을 때는 관리인 불러서 해결했는데, 이 아저씨가 결국은 자기 돈 넣어서 해결하는 걸 보고는 다음부턴 안 불렀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이 연달아 이용해서 기계에 열이 오르면 오작동을 하는 게 아닌가 싶던데, 그렇다고 앞사람 나가고 한참 있다가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동전을 먹으면 옆 부스로 가서 이용하고 그랬다. 결국 이 기계들이 먹은 내 돈이 300엔.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냥 기계 오작동으로 날린 돈이 3천 원. 정말 억울하고 화 나는 일이다. 그래도 이런 샤워실이라도 있는 게 어디냐. 이런게 있어서 오래 머물 생각을 한 것이기도 하고.

 

세탁기도 100엔 이었나 했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옷은 빗물로 빨면 된다는 농담이고, 딱히 빨 옷이 별로 없어서 샤워하면서 함께 빨았다. 기술만 잘 터득하면 10분 안에 샤워하고 빨래하고 다 된다. 

 

 

밤이 깊어지기 전까지는 사람들 소리로 꽤 소란스러운 편이었다. 재밌는 건 여기도 중국인 여행자들이 아주 많았다는 것. 정말 백여 명 이상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절반 이상은 중국인 관광객들이었다. 아마 랜트카로 짐 싣고 다니며 이런 곳에서 캠핑을 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 중에 극소수는 텐트와 각종 짐들 짊어지고 기차타고 와서 캠핑하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몇몇 있긴 있더라.

 

어쨌든 저녁까지 고기 냄새 진동하고 애들은 뛰어다니고 여기저기 노래부르고 떠드는 소리 가득한데, 밤 10시 정도 되면 일제히 싹 조용해졌다. 그때 쯤 거의 항상 비가 온 탓도 있긴 하겠지만, 다들 그 시간 쯤 되면 자러 들어갔다. 일주일 있으면서 그 시간 넘어서까지 시끄럽게 떠드는 팀은 딱 한 번 봤다. 그것도 걔네는 일본인들이었다. 요약하자면, 밤에는 조용히 잘 수 있다는 거.

 

홋카이도 밤하늘에 별도 많다던데 여행 내내 딱히 별이 많이 뜬 하늘을 본 적이 없다. 거의 내내 구름에 가려져 있거나 비가 오거나 했고, 그 이후엔 잠이 들고 했으니까. 근데 깊은 밤에 깨 있었다 해도 이런 곳은 불빛이 좀 있기 때문에 별이 쏟아질 듯 한 밤하늘을 보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아침밥은 거의 안 먹었다. 어쩌다 배 고프면 전날 밤에 사놓은 오니기리를 먹은게 전부였다. 점심은 거의 항상 어딘가 외부에 나가 있었고, 저녁은 정말 피곤해서 하루 밥 안 먹고 잔 때 빼고는 모두 세이코마트 도시락을 먹었다.

 

캠핑장에서 큰 길 따라 쭉쭉 가다보면 온천장도 나오고 큰 마트도 나오고, 세이크마트 편의점도 나온다. 여기 세이코 마트 편의점이 도시락을 매장에서 만드는 방식이었는데, 솜씨가 좋은지 약을 탔는지 다른 곳보다 맛있었다. 이 동네 가면 꼭 이 동네 세이코마트 편의점 도시락을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때를 잘 맞춰 가면 갓 만든 도시락을 맛 볼 수도 있다. 물론 난 거의 세일 스티커 붙을 시간에만 갔지만.

 

홋카이도도 뭔가 먹어야 할 음식들이 많다더라. 소고기라든지 해산물이라든지 메론이라든지. 나 대신 여러분들이 먹어라. 난 돈이 없어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만족한다. 그래도 현지에서 만든 도시락이기 때문에 나름 홋카이도 음식을 먹은 거라고 자부한다. 비싼 건 생선도 들어 있었으니까 홋카이도 해산물도 먹어본 셈이다. 그 정도면 됐다. 나머지는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해 양보.

 

저 사진에 나온 도시락이 내 입맛에 제일 맞았다. 저것만 한 다섯 개는 먹은 듯 하다.

 

 

거의 하루종일 굶은 날엔 저녁을 먹고 디저트로 또 뭔가를 먹기도 했다. 여기 메밀소바는 별로더라. 편의점 길 건너 맞은편에 바로 마트가 있으니 거기서 군것질거리를 사 먹기도 했다.

 

히노데 공원 캠프장 도착한 첫날 밤엔 여기 있는 마트에서 100엔 짜리 비닐 비옷을 네 개 샀다. 이미 한국에서 가져간 천 원 짜리 비옷이 하나 있었으니까 비옷만 총 다섯 개. 이걸 어디다 썼냐면, 두 개는 펼쳐서 바닥에 깔았고, 하나는 입었고, 두 개는 덮고 잤다. 마침 판초 형태로 된 비옷이 있어서 덮고 자기 좋았다.

 

텐트를 큰 나무 아래 쳐서 비를 많이 막을 수 있긴 했지만, 그래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는 어쩔 수가 없더라. 그래서 비옷을 깔 수 밖에 없었다. 물론 텐트 아래에 펼쳐서 까는 것도 있었다. 그것만으론 아주 굉장히 많이 부족했다. 그리고 밤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서 새벽녘엔 추워서 깰 정도였기 때문에 체온 보호를 위해 비옷을 입고 잤는데, 오죽했으면 비옷 단추까지 꼭꼭 다 채우고 잘 정도였다. 그리고 두 장은 위 아래로 몸을 꽁꽁 싸매듯 덮었다. 그렇게 해도 새벽에 추워서 깬다. 어쩔 수 없다, 운명이다.

 

가미후라노 히노데 공원 캠프장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7

 

이후 사진은 캠핑장 근처와 마을 어딘가 모습인 것 같은데 어디서 찍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있으니까 방출.

 

 

 

 

그렇게 잠을 설쳣어도, 한국에선 비싸서 못 하는 캠핑을 홋카이도에서 할 수 있어서 기뻤다. 한국에선 캠핑장이라 하면 거의 2만 원 혹은 그 이상 내라고 하니까 엄두를 못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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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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