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갈 수 있는 공항은 걸어간다. 여행 마지막 날,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까지 걸어가면 차근차근 여행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다. 이런저런 생각도 정리하면서 발바닥에 기운을 불어넣는다. 좋은 곳이었다면 다시 또 올 수 있기를 기원하며 좋은 기운을 내뿜고, 나빴던 곳이었다면 망해라 망해라 저주의 기운을 모두 뿜어버린다.

 

다행히도 홋카이도는 다시 오고 싶은 곳이었다. 여행지에서 친절하고 살갑고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기는 딱히 바라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려면 우선 나부터 그런 사람이 돼야 하는데, 틀렸어 이번 생은. 그저 가만 있으면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곳이라면 일단 플러스 점수를 준다.

 

치토세 공항 아이쇼핑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22

 

공항 부지 안으로 한참 걸어 들어가면 '뉴 치토세 공항' 돌덩이가 보인다. 사실 여기는 입구에서 한참 걸어 들어온 곳이다. 치토세 공항을 들어가면서 보니까 여긴 공군기지가 함께 붙어있는 듯 했다. 말 할 기회를 놓쳤는데, 자전거 타며 국도를 다니다보니까 군인들이 여기저기 자주 눈에 띄더라. 탱크 같은 거 싣고 가는 트럭들도 몇 번 봤고. 아무래도 최근 영토분쟁도 있고 최북단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듯 하다. 어쨌든 어느나라든 민간인 매점 들어간 군인들은 다들 죽을 표정이더라.

 

 

여기도 나무가 있다! 당연히 나무는 어디든 있지만, 이것도 담배 회사가 광고 찍으면 무슨 나무라며 유명해지고 관광지 되겠지. 돌이켜 생각해보면 좀 코메디 같다.

 

치토세 공항 아이쇼핑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22

 

 

지하도를 한 번 건너면 공항 청사가 나온다. 이 지하도 윗쪽으로 비행기가 다니더라. 무너질까 두려워 재빨리 통과.

 

 

도카치다케 올라가는 길에서 본 이상한 그림 기호가 여기서도 보였다. 아무래도 이거 좀 심상찮다. 하지만 별 일은 없었다.

 

치토세 공항 아이쇼핑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22

 

드디어 공항 건물. 땡볕에 그늘 하나 없는 길을 걷느라 수고했지만 그 대신 돈을 아꼈다. 이쯤에서 약간 후미진 곳으로 벗어나서 젖은 텐트 펴 놓고 말리기도 했고. 그래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치토세 공항 아이쇼핑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22

 

국제선 쪽은 규모가 작은 편이다. 건물 규모에 비해서 국제선 규모가 너무 작아서 나머지 공간은 대체 뭘 하는건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모두 쇼핑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치토세 공항 아이쇼핑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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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항 건물 안이 완전 쇼핑센터였다. 흔한 것들도 있지만, 시내에서 볼 수 없었던 신기한 것들도 있어서 구경할 만 하다. 시내에서 딱히 할 일 없으면 공항에 일찍 가서 쇼핑센터를 둘러봐도 괜찮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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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다니면서 길거리에서 많이도 봤던 메론. 근데 정말 메론 한 덩이가 보통 3000엔 정도는 해서 사먹을 엄두가 안 나더라. 결국 자전거 가게 할배가 한 조각 내 주는 걸로 맛을 보긴 했다. 당연히 맛있더라. 비싸니까 맛있겠지. 하여튼 공항에서 파는 메론도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더라. 원래 저 정도 가격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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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돌아다니다 보면 식당도 많고 푸드코트도 있다. 무엇보다 좋은 건, 공항이라고 미친듯이 비싸진 않다는 거다. 물론 비싼 가게도 있지만 대체로 시내와 가격이 비슷하다.

 

치토세 공항 아이쇼핑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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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쪽은 사람도 많고 꽤 큰 편. 국제선 쪽은 딱히 앉아 쉴만 한 자리도 별로 없는데, 국내선 쪽은 그래도 자리 잡기가 수훨했다. 근데 에어컨을 트는둥 마는둥 해서 햇볕 들어오니까 더운 게 문제.

 

 

치토세 공항 아이쇼핑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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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공항 건물 안을 돌아다니다보니 몇 시간이 훌쩍 가버리더라. 시간이 많이 남아서 여유롭게 다니긴 했지만 정말 대단한 곳이다. 마지막까지 사람들의 뽕을 뽑아먹기 위해 이리도 많은 준비를 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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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힘 빠지는 직장 생활의 비애를 보며 이륙을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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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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