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미술관에서 보는 덕후생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전시 공연 2017. 4. 17. 16:23

    노원구 쪽을 한 번도 안 가본 사람들은 이쪽을 시골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쪽은 아파트들이 빽빽하게 들어서서 사람들이 꽤 많이 사는 동네다. 하지만 인구에 비해 서울 동북권은 상대적으로 문화시설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동북권 사람들의 문화시설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주고 있다.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다소 아담한(?) 크기다. 건물 옆쪽에 잘려나간 언덕 일부가 남아있어서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가도 미술관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다. 물론 미술관 건물 안쪽에서 윗층으로 올라가 밖으로 나와서 걸어 내려오는 것이 힘이 덜 든다. 어쨌든 적당히 쉬거나 바깥 산책하기 좋은 언덕이다.

     

    미술관 앞쪽은 '등나무 근린공원'이고, 길 건너 넘어가면 '중계근린공원'이 붙어있다. 높은 아파트로 빙 둘러싸인 아담한 공원이다.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북서울미술관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전시는 '2017 커뮤니티 아트 안녕하세요'와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이다. 어린이를 위한 체험전도 있는데, 뭔지 모르기 때문에 패스. 모두 무료 관람이라서 마음놓고 들어가서 관람하면 된다.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안녕하세요'는 커뮤니티 아트라며, 지역사회 사람들과 교감하여 존재를 찾고 어쩌고 해놨는데, 모르겠다. 아, 그냥 전시구나 하고 보면 되겠다.

     

    내 관심을 끈 것은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이다. 이거 아니었으면 그냥 북서울미술관 내부 소개 정도만 하고 끝내든지, 아니면 아예 글도 안 썼을 텐데.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덕후 프로젝트는 11명의 작가들이 덕후와 관련된 아이템들을 수집하거나 고찰해서 결과물을 예술적 형태로 선보이는 전시다. 어떤 것들은 작가가 집에서 평소 덕후질 하던 아이템들을 그냥 들고 나온 것 아닌가 싶은 것도 있다. 물론 그게 미술관이라는 공간과 접합되면서 '오오 예술같다'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다 찬찬히 볼 만 하다.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구리 혹은 쇠로 된 피라미드는, 한때 피라미드 파워를 느껴보려고 나도 가지고 있던 아이템이었는데, 몇 번의 이사 끝에 어디론가 사라져버려서 참 안타까웠지.

     

    이런 단순한 피라밋 구조라도 이 속에 있으면 어떤 알 수 없는 에너지를 느끼고 받을 수 있다는 설이 있는데, 사람에 따라 좀 다른 듯 하다. 내 경우는 별 느낀 못 받았는데, 저 안에서 명상을 하면 몸이 개운해진다는 사람도 내 주위에 몇몇 있었다.

     

    뭐, 단순한 착각이든 플라시보 효과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나. 딱히 생활에 피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좋으면 조용히 그렇게 살면 되는거지. 물론 남들이 보기에 좀 괴이해 보인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건 기분 탓이고. 눈으로 보기에 좀 이상해보인다고 막 비난한다면, 비난하는 사람이 나쁜놈일 뿐. 물론 이런걸 너무 맹신해서 남들에게 막 강요하거나 사기치거나 하는 건 막아야겠지만.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전시실이 꽤 넓은 편인데, 상대적으로 전시물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띄엄띄엄 여러 전시실을 이용하고 있었다. 작품들을 좀 오밀조밀하게 배치하면 기획전시 하나 쯤 더 유치할 수 있을 텐데, 이런저런 이유가 있겠지.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여러가지 덕후의 모습들을 볼 수도 있고, 소소하게 덕후 자가진단도 해볼 수 있다. 그래서 덕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나, 좀 더 풍요로운 덕후 생활을 하고 싶다거나 하는 사람들은 이 전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갈 수도 있을 테다.

     

    자신의 관심사를 책으로 엮어서 잡지처럼 발간하는, 덕후 겸 독립잡지 형태의 활동은 꽤 인상적이었다. 이쯤되면 정말 프로페셔널 한 덕후라 할 수 있겠다.

     

    예전에 독립도서를 발간하는 사람들 모임에 가본 적 있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독립잡지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기 위해서 회사를 다녀 돈을 벌기도 했다. 마음 같아서는 책 발간에 전념하고 싶지만, 돈은 벌어야 하니까 회사를 다닌다고. 이건 가히 초인적 의지라 할 수 있겠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덕후질, 혹은 취미질을 하면서 일년에 한 권이라도 자가출판을 해보는 것도 의미있겠다 싶다. 나름 기록도 될 수 있고, 결과물이 나와서 뿌듯할 수도 있고, 혹은 내가 이런 짓들을 왜 하나 하면서 다 때려치고 돈 버는 데만 전념하게 된다해도 좋은 효과일거고.

     

    그래서 나도 지금부터 소소하게 이런저런 잡다한 것들을 책 형태로 발간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것만으로도 이번 발걸음은 큰 의미가 있었다. 물론 옛 성현의 말씀을 존중하며 잘 따라야 하기 때문에 작심삼일이겠지만.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의자는 미술관에 원래부터 있던 것들 같은데, 이것도 참 덕후스럽게 보인다. 이것도 작품인가 싶어서 사람들이 함부로 앉을 엄두도 못 내더라.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어쨌든 덕후 프로젝트는 인상적이었다. 시간 남고, 이 미술관까지 갈 힘이 있다면 한 번 가보시라. 꼭 가보라는 추천까지는 못 하겠다. 전시물이 그리 많지 않아서, 멀리서 간다면 좀 허무할 수 있기 때문에.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미술관 2층 한켠에는 도서실과 카페도 있다. 아무래도 애초부터 이런 용도로 쓰려고 만든 공간 같기는 하지만, 카페는 완전히 열린 공간이다. 다른 나라의 어떤 미술관들은 거의 그냥 사람들 지나다니는 복도에 카페나 식당 차려놓고 영업하기도 하는데, 그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아직도 잘 판단이 되질 않는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열린 공간 한 쪽 구석에 카페를 차려놓는 건 좋아 보인다.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카페 옆쪽에는 예술가들의 협동조합에서 만들어낸 아트상품들을 진열해놨다. '아티스트 길드'라고 돼 있으니까 왠지 붓 들고 드래곤 잡는 모습이 상상된다.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꽤 다양한 아트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미술관에서 예술가 협동조합 물건을 파는 건 아주 좋은 시도다. 최소한 기업이나 공장에서 늘 똑같은 모네나 고흐 그림 박아넣고 찍어내는 물건들보다 훨씬 의미가 있다.

     

    다만, 단순히 이쁘니까 사가라는 진열 방식은 좀 문제가 있다. 어떤 '의미'가 있어야 손이 가고 돈을 내지 않겠나. 그러니까 최소한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함께 보여주는 방식이 어떨까 싶다. 거의 상설전시에 가깝게 말이다.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묘사하는 사진 몇 장이라도 늘어놓아도 좋을 텐데 싶기도 하고.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이 의자, 여기 또 있는걸 보니 분명히 앉으라고 있는 의자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앉기 부담스럽다. 여기 앉으면 행위예술이 될 것 같다. 나름 재미있긴 한데, 디자인 상품이 너무 예쁘면 망가질까봐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그건 디자인 상품이 아니라 예술 작품이 돼 버린다. 그러니까 이건 디자인 데코로 놔두고 옆에 막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따로 하나 더 설치했으면 한다.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3층으로 올라가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다. 간판을 보자마자 무척 부담스러운 곳임을 직감하고 놀라서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난 그냥 편의점 도시락을 이용하는 걸로 (미술관 안에 편의점은 없다).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지하는 어린이 갤러리. 어린이가 가면 체험이나 설명을 해주는 것 같다. 어른이는 딱히 볼만 한 게 없으므로 건너뛰어도 되겠다.

     

     

     

     

    미술관 밖으로 나가면 바로 공원이고, 그 공원에 놓여 있는 지렁이 조형물. 지렁이인지 아닌지 확실치는 않음.

     

     

    와, 아파트 정말 빽빽하다.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덕후생활을 예술로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많은걸 기대하지말고, 집 근처거나 근처 갈 일이 있다거나, 혹은 아주 심심하다면 한 번 가보자. 평일에 오후 8시까지 개방하니 슬금슬금 놀러가기도 좋은 편이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 평일: 10시-20시 (월요일 휴관)

    - 토, 일, 공휴일: 하절기 19시까지, 동절기 18시까지

     

    각 전시 도슨트 설명도 있으니, 아래 페이지에서 시간 체크.

    - 북서울미술관 현재전시 안내 페이지

     

    댓글

Copyright EMPTYDREAM All rights reserved /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