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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여행 - 티옹바루 북스 액추얼리, 플래인 바닐라 등해외여행/싱가포르 2017 2017. 4. 18. 19:39
싱가포르의 가장 오래된 주거지역 중 하나라는 티옹바루(Tiong Bahru). 오래된 주택들이 모여 있어서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동네이기도 하고, 알음알음 소문이 퍼진 작지만 유명한 가게들이 있기도 해서 은근히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티옹바루는 한쪽으로는 높은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고, 또 다른 한쪽으로는 주택들만 가득 들어찬 주거지역이다. 이름 알려진 가게들은 마치 동네 가게처럼 조그맣게 여기저기 자리잡고 있을 뿐이라, 주된 볼거리는 동네 그 자체. 그래서 취향에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곳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끼려면 우선 이 지역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지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티옹바루를 가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유명한 독립서점인 '북스 액추얼리'를 방문하기 위해서일 테다. 그런데 북스 액추얼리는 주거단지 안쪽 깊숙한 곳에 있어서, 버스를 타든 지하철을 타든 큰 길에서 대략 10분 정도 걸어서 들어가야 한다.
게다가 아파트 단지 상가 같은 건물에 유명한 책방과 카페 등이 다 모여있기 때문에, 이 구역을 벗어나면 강제로(?) 동네구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물론 티옹바루 베이커리 쪽은 또 다른 구역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가면 또 몇몇 볼거리가 있긴 하다.
은근히 유명한 포티핸즈(forty hands) 카페도 북스 액추얼리와 거의 붙어있다. 서점만 찾으면 나머지 유명한 장소는 그냥 덤으로 다 알아볼 수 있다. 어쨌든 포티핸즈는 스무명도 채 못 들어갈 정도로 생각보다 작은 카페였고, 내가 방문할 때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서 앉을 자리가 없었다. 물론 자리가 없어서 들어갔다 나오는 사람들도 많았고.
이날이 무슨 날이었던 건지, 티옹바루에서 가는 모든 곳들이 사람으로 꽉꽉 들어차있었다. 처음엔 서점 구경하고 근처 카페에서 좀 쉬면서 음료도 마시고, 빵집 가서 빵으로 식사도 하며 룰루랄라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야지 하는게 계획이었다.
하지만 카페고 빵집이고 모두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니까 텅텅 비었을 때 잘도 방문하던데, 왜 나만! 어쨌든 이런 날도 있으니까, 플랜B도 잘 세우기 바란다.
북스 액추얼리 Books Actually
티옹 바루(Tiong Bahru)를 방문한 가장 큰 이유가 독립서점 북스 액추얼리를 구경하기 위해서니까, 일단 여기를 제대로 구경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물론 여기를 들어갈 때만해도 빵 한 조각 못 먹고 티옹바루를 떠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지만.
북스 액추얼리는 싱가포르에서도 유명한 독립서점이라 한다. 독립출판 책들도 많이 취급하고, 예술가들이 모여서 뭔가를 하기도 해서 유명하다고. 5년 전 쯤에 이곳으로 서점이 옮겨오면서 이 지역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다. 잘 들어온 서점 하나 동네 상권 키운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딱 동네 서점 크기라고 할 수 있다. 서점 내부에는 두 사람이 겨우 비켜서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의 공간밖에 없으므로, 책을 읽기는 무리다. 몇몇 흥미를 끄는 책을 꺼내서 구경하는 정도로 만족할 수 밖에.
서점 안쪽에 카운터가 있는데, 그 옆쪽으로 잡동사니(?)들을 전시해놓은 공간이 있다. 도자기나 유리컵들이 먼저 눈에 띄지만, 그것 말고도 정말 희한한 것들을 내놓고 팔고 있다. 사람 없을 때는 고양이도 나와 있다.
서점 중앙 판매대 위에 책들이 가득 쌓여 있어서 좀 답답한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책장도 그렇고 판매대도 그렇고 나름 책들이 돋보일 수 있게 진열을 해놨다. 책장도 책을 가지런히 꽂아둔 게 아니라, 앞표지가 보이도록 해놓은 것이 많기 때문에 생각보다 책이 그리 많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런 진열 방식 때문에 눈길을 끌어 손이 가는 책들이 있었다.
아침부터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피곤했던지라 서서 책을 들춰보기는 힘들었다. 책 내용도 눈에 잘 안 들어왔고, 서 있으면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몸이 스치기도 했고.
바로 옆에는 여러가지 소품들을 판매하는 가게가 있었다. 컵이나 그릇, 조명기구 등 여러가지 아이템들이 있다. 특히 예쁜 컵들이 많이 있더라.
어린이용 그림책을 주로 판매하는 서점도 있고.
유명한 '플래인 바닐라(Plain vanilla)'도 있다. 직접 만든 빵을 판매하고, 빵 종류도 많아서 일단은 베이커리인데, 카페라고 불러도 될 듯 하다. 물론 일반 카페처럼 두어명이 앉을 수 있는 탁자와 의자는 거의 없고, 단체로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과 장의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충분히 카페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혼자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는 좀 힘든 분위기다.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면 달콤한 빵 냄새가 확 풍겨서 뭐라도 하나 사먹자 싶은 생각이 드는데, 들고 나가서 길바닥에서 먹기는 좀 부담스러운 케잌류가 주를 이룬다.
빵 구경 좀 하다가 앉아서 먹어볼까 하고 자리 잡으러 가봤더니 역시나 여기도 빈 자리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이 구역을 벗어날 수 밖에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버스 정류소 있던 큰 길 가에서 빵이라도 조금 사올 걸 그랬어. 그나마 물은 사 왔으니 물배를 채울 수 있어서 다행.
지금 생각하면 이때 쿠키라도 몇 개 사서 맛 볼 걸 싶지만, 이때는 피곤하고 배고파서 그냥 여기를 벗어나 티옹바루 호커센터에 가서 밥이나 먹자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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