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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아트 테마 여행 - 싱가포르 국립미술관 (내셔널 갤러리)해외여행/싱가포르 2017 2017. 4. 24. 20:05
싱가포르 국립미술관(내셔널 갤러리 싱가포르)은 옛 시청과 대법원 건물을 재단장하고 연결해서 2015년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싱가포르와 아시아 지역 예술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고 해서, 아트 테마 여행을 간다면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 손꼽힌다.
싱가포르 국립미술관 National Gallery Singapore
겉보기에도 규모가 꽤 큰 건물인 만큼, 관람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본격적인 관람을 뒤로 미뤄놨다. 위치도 시내 어디서든 버스 한 번 타면 갈 수 있을만 한 곳에 있기 때문에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었고.
그런데 짧은 여정을 실내에서 작품 감상으로만 보내기 아까워서 되도록 많은 곳들을 돌아다니도록 계획을 짰다가 결국 국립미술관 내부 관람은 제대로 하질 못 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국립미술관에서는 꼭 시간 맞춰 들어가서 작품 관람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곳들 운영시간이 종료될 때 쯤 가서 볼만 한 것이 있다. 바로 옥상(루프탑)이다.
'시티홀 윙(City Hall wing)'이라 쓰여져 있는, 시청 쪽 입구로 들어가면 바로 엘리베이터가 보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까지 올라간 뒤, 이정표를 따라 문을 나가면 옥상으로 갈 수 있다. 정확히 언제까지 열어놓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늦은 시간에도 이용할 수 있다. 미술관 관람과 상관없이 무료로 올라갈 수 있다.
옥상으로 나가자마자 길을 따라 한쪽 끝으로 가보면 레스토랑 겸 술집이 나온다. 이 집이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미술관 관람이 끝난 시간에도 이곳에 올라올 수 있다.
가게에 들어가지 않아도 웬만한 경치를 다 볼 수 있는데, 한쪽에 야외용 탁자들이 덮개로 덮혀 있는 걸 보니 성수기엔 가게 바깥쪽도 자리를 깔고 영업을 하는 듯 했다. 성수기엔 아마도 공짜로 야경 구경하긴 좀 힘들지 않을까 싶다.
두리안 혹은 파리 눈 처럼 생긴 에스플라나드와 마리나 베이 호텔, 대관람차 등이 꽤 가깝게 보인다. 미술관과 건물들 사이엔 축구장이 있어서 시야가 확 트여서 시각적으로 시원한 느낌으로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 옥상도 나름 높은 곳이라고 해가 지면 바람도 솔솔 분다.
옛 대법원 건물 꼭대기 부분도 보이고, 옆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새로 지은 대법원 꼭대기 부분도 살짝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이곳은 낮보다 밤에 가는 것이 좋겠다. 야경이 조금 더 아름답다. 아직 밝은 저녁 무렵은 좀 어중간한 느낌.
레스토랑에 들어가지 않으면 앉을 자리가 거의 없기 때문에 계속 서서 봐야 한다. 해 지기 직전에 가서 낮 풍경과 저녁 경치를 다 볼 수 있었지만, 완전히 어두워진 밤에 잠깐 올라가서 보는 게 제일 좋을 듯 하다.
몇십 분간 서서 경치를 보고 있노라면 옆의 레스토랑에서 수저와 그릇 부딪치는 소리가 챙챙하며 맑고 예리하게 귀를 파고든다. 은근히 맛있는 냄새도 나고. 그러다보면 눈길이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가는데, 안락한 곳에서 편하게 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웃고 떠드는 사람들 모습을 보는 순간 스스로 처량해질 수 있다. 가기 전에 배를 채워 전혀 부럽지 않게 만들거나, 아니면 빨리 보고 떠나는 수 밖에.
내셔널 갤러리 건물 자체도 구경할 만 하다. 물론 외부보다는 내부가 더 볼 것이 많지만.
가림막 비슷한 구조물로 옛 대법원 건물과 옛 시청 건물을 이어놨다. 옛 건물도 보존하면서 공공미술관을 만든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외국인들은 20달러(SGD)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내국인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한 점도 인상적이다. 물론 우리 입장에서는 외국인도 무료로 해 주면 좋겠지만, 어쨌든 자국민에게 무료로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 아주 부러웠다. 심심할 때 할 일 없으면 미술관이나 갈까하고 가볼 수 있다는 거니까.
아직 하루 일정이 끝난 게 아니라서, 루프탑에서 야경도 제대로 못 보고 또 다른 곳으로 가야만 했다. 이번 여행은 오버뷰 형식으로 대강 훑어 다니는 형태로 계획을 짜서, 가볼 곳이 너무나 많았다. 할랑할랑 쉬고 다니며 사색하는 여행은 많이 해봤으니까, 이런 정신없는 여행도 가끔은 재밌기도 하고.
어쨌든 여행 기간이 짧아서 느긋하게 작품 구경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내셔널갤러리 옥상만이라도 한 번 올라가보자. 밤 시간에 전망대로 이용하여 하루를 마감하기 좋은 곳이다.
내셔널 갤러리 싱가포르
운영시간: 10-19 (일-목), 10-22 (금-토)
입장료: 20SGD (특별전은 별도)
홈페이지: https://www.nationalgallery.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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