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다보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할 수도 있는 곳이 나에겐 기억에 남을 수도 있다. 딱히 큰 의미가 있는 곳이 아니라서 설명할 것도 없고 풍경도 그저 그렇지만, 그날의 바람과 그곳의 분위기, 딱 맞아 떨어진 감성 같은 것이 조합되어 오래오래 머물다가 기억에 남아버린 그런 곳들 말이다.

 

에스플러네이드 옥상도 그런 곳들 중 하나였다. 에스플러네이드 자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여러가지 의미도 있고 설명할 것도 많고, 아기자기하게 볼 것도 많은 곳이지만, 옥상은 그저 경치를 바라본다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있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도서관 마감 시간에 쫓겨 밖으로 나와서 조금 더 쉴 곳을 찾다가 우연히 가본 곳이 내겐 꽤 좋았는데, 딱히 말로 설명하자면 그저 "에스플러네이드 옥상도 좋더라" 정도로 끝날 테다. 사진을 보여준다해도 남들은 그리 좋은 것 못 느낄 수도 있고. 어쨌든 그래서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사진을 쭉 나열해본다. 계속 말하지만, 설명할 것이 있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단순한 사진 나열이다.

 

사실 옥상보다는 에스플러네이드 도서관을 더 추천하고 싶다.

> 싱가포르 아트 테마 여행 -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도서관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가는 길은 좀 허름하게 돼 있다. 하층부의 삐까번쩍한 분위기에 비하면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사람들도 그리 많이 찾지 않는 듯 했다.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비가 왔다갔다해서 바닥이 미끄러웠다. 나가 있을 때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도 했고. 바닷가에서 내리는 비니까 건강에 좋을 거야 하면서 그냥 맞아냈다. 비 맞고 호텔 들어가서 샤워하면 왠지 본전 뽑는 느낌도 나고. 어쨌든 에스플러네이드 옥상에서 본 두리안 모양의 돔은 조금 더 기괴해보이기는 했지만, 그리 커 보이지는 않았다.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옥상에서는 마리나 베이 쪽 경치를 볼 수 있다. 한쪽으로는 만다린 호텔과 싱가포르 플라이어가 보이고, 다른 한 쪽으로는 에스플러네이드 야외 공연장과 함께 마리나 베이 호텔,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 등이 보인다.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바로 아랫쪽엔 야외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음식 냄새가 옥상까지 슬며시 올라온다.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잘 보면 도서관 창문도 보인다. 밖에서 들여다봐도 운치있는 도서관이다.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베이이긴하지만 쓰나미라도 몰려오면 어떻게 하려고 저렇게 바닷가에 높은 건물을 지어놨나 싶더라. 그래도 경치는 좋을 테니까, 현재를 즐기며 살면 되지 뭐.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공연장에서 음악 공연이 열리고 있어서 연신 쿵짝쿵짝 소란스러웠다. 그래도 옥상 한 켠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그리 거슬리는 소리는 아니었다.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에스플러네이드 옥상은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작은 공간이 전부이기 때문에 그리 큰 공간은 아니다. 경치를 볼 수 있는 곳도 한쪽 면 일부에 국한되어 있어서 시야가 그리 넓게 터지지도 않고. 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공간을 아늑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어주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점 때문에 대부분 올라온 사람들이 한 번 쓱 둘러보고 재빨리 내려가기도 했고. 덕분에 나는 오래 머물 수 있었다.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밤이 깊어지니 슬슬 돌아가야 할 때가 됐다. 하루를 꽉꽉 채워 돌아다니니 너무 힘들다. 생각해보니 아직 저녁도 못 먹었다. 먹을 곳은 널렸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 그냥 굶고 돌아다니다보니 먹을 의욕이 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먹는 것도 습관이라 지속적으로 먹어야 계속 들어간다.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에스플러네이드 야외 공연장. 대략 이백여 명 앉을 자리 쯤 된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멋지게 지어놨다. 락인지 랩인지 장르가 모호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던데, 노래 가사가 대략 "하나 망고, 둘 두리안, 셋 파인애플 우아아아아악" 이랬다.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슬쩍 보다가 발길을 옮겼다.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옥상에서 보는 것보다 땅바닥에서 보는 게 더 선명하고 가까운 마리나 베이 야경. 사실 옥상에서 본다고 더 넓게 더 많은 것이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옥상은 바람이 분다.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크루즈 배 표 파는 곳. 이동네 크루즈가 탈만 하다던데, 마침 표 파는 곳을 발견했지만 이미 운행시간이 끝났다. 이후에 여기 올 시간이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못 탔으니 언제쯤 타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어쩌면 다음 생일 수도 있겠다 싶더라. 아쉽지만 슬프지 않아, 씩씩한 나니까 성큼성큼 걸어가자, 하나 둘 셋! (여행기는 주로 이런 패턴이더라. 그래서 나도 한 번 해본다. 하지만 개뿔 아쉽고 슬프다.)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마침 iLight 어쩌고 하는 빛 축제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뭔가 이것저것 갖다 놓고 불을 켜놨다. 구도 잘 잡으면 좋은 사진이 나올 것 같았고, 당연히 수많은 카메라들이 좋은 자리에 서 있었다. 뜨내기 관광객은 대강 찍고 가자.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우산으로 이어붙여 만든 조형물. 안쪽으로 들어가서 구경할 수도 있었는데, 비닐 우산 방어막이라 안쪽은 바람이 통하지 않아 바깥하고 온도 차가 꽤 났다. 몽골 같은 데서 이렇게 집을 지으면 보온이 돼서 따뜻할 수도 있겠다.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마침 이 안에 들어가니 비가 또 잠시 쏟아지던데, 너무 더워서 나와버렸다. 근데 이거 가만 보면 은근히 에로틱하다. 못 느끼면 할 수 없고. 여하튼 나는 찢어진 핑크가 좋더라.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

 

 

사진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에스플라나드는 앞모습. 이쪽으로 나와서 저쪽으로 한참 걸어가야 버스를 탈 수 있다. 이 동네는 대중교통 이용하기가 좀 불편하다. 버스 정류장이 좀 멀리 떨어져있다. 그래서 버스정류장도 너무 먼 김에 그냥 한 군데 더 들러보기로 했다. 버스 정류장이 멀다고 짜증내며 투덜투덜 걷지 않으니 이 얼마나 바람직한 여행자의 모습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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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