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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여행 -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 주변 모습해외여행/싱가포르 2017 2017. 5. 9. 08:21
여행을 하다보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무의미할 수도 있는 곳이 나에겐 기억에 남을 수도 있다. 딱히 큰 의미가 있는 곳이 아니라서 설명할 것도 없고 풍경도 그저 그렇지만, 그날의 바람과 그곳의 분위기, 딱 맞아 떨어진 감성 같은 것이 조합되어 오래오래 머물다가 기억에 남아버린 그런 곳들 말이다.
에스플러네이드 옥상도 그런 곳들 중 하나였다. 에스플러네이드 자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여러가지 의미도 있고 설명할 것도 많고, 아기자기하게 볼 것도 많은 곳이지만, 옥상은 그저 경치를 바라본다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있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도서관 마감 시간에 쫓겨 밖으로 나와서 조금 더 쉴 곳을 찾다가 우연히 가본 곳이 내겐 꽤 좋았는데, 딱히 말로 설명하자면 그저 "에스플러네이드 옥상도 좋더라" 정도로 끝날 테다. 사진을 보여준다해도 남들은 그리 좋은 것 못 느낄 수도 있고. 어쨌든 그래서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사진을 쭉 나열해본다. 계속 말하지만, 설명할 것이 있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단순한 사진 나열이다.
사실 옥상보다는 에스플러네이드 도서관을 더 추천하고 싶다.
> 싱가포르 아트 테마 여행 -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도서관
에스플러네이드 옥상 가는 길은 좀 허름하게 돼 있다. 하층부의 삐까번쩍한 분위기에 비하면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사람들도 그리 많이 찾지 않는 듯 했다.
비가 왔다갔다해서 바닥이 미끄러웠다. 나가 있을 때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도 했고. 바닷가에서 내리는 비니까 건강에 좋을 거야 하면서 그냥 맞아냈다. 비 맞고 호텔 들어가서 샤워하면 왠지 본전 뽑는 느낌도 나고. 어쨌든 에스플러네이드 옥상에서 본 두리안 모양의 돔은 조금 더 기괴해보이기는 했지만, 그리 커 보이지는 않았다.
옥상에서는 마리나 베이 쪽 경치를 볼 수 있다. 한쪽으로는 만다린 호텔과 싱가포르 플라이어가 보이고, 다른 한 쪽으로는 에스플러네이드 야외 공연장과 함께 마리나 베이 호텔,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 등이 보인다.
바로 아랫쪽엔 야외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음식 냄새가 옥상까지 슬며시 올라온다.
잘 보면 도서관 창문도 보인다. 밖에서 들여다봐도 운치있는 도서관이다.
베이이긴하지만 쓰나미라도 몰려오면 어떻게 하려고 저렇게 바닷가에 높은 건물을 지어놨나 싶더라. 그래도 경치는 좋을 테니까, 현재를 즐기며 살면 되지 뭐.
공연장에서 음악 공연이 열리고 있어서 연신 쿵짝쿵짝 소란스러웠다. 그래도 옥상 한 켠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그리 거슬리는 소리는 아니었다.
에스플러네이드 옥상은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작은 공간이 전부이기 때문에 그리 큰 공간은 아니다. 경치를 볼 수 있는 곳도 한쪽 면 일부에 국한되어 있어서 시야가 그리 넓게 터지지도 않고. 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공간을 아늑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어주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점 때문에 대부분 올라온 사람들이 한 번 쓱 둘러보고 재빨리 내려가기도 했고. 덕분에 나는 오래 머물 수 있었다.
밤이 깊어지니 슬슬 돌아가야 할 때가 됐다. 하루를 꽉꽉 채워 돌아다니니 너무 힘들다. 생각해보니 아직 저녁도 못 먹었다. 먹을 곳은 널렸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 그냥 굶고 돌아다니다보니 먹을 의욕이 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먹는 것도 습관이라 지속적으로 먹어야 계속 들어간다.
에스플러네이드 야외 공연장. 대략 이백여 명 앉을 자리 쯤 된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멋지게 지어놨다. 락인지 랩인지 장르가 모호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던데, 노래 가사가 대략 "하나 망고, 둘 두리안, 셋 파인애플 우아아아아악" 이랬다.
슬쩍 보다가 발길을 옮겼다.
옥상에서 보는 것보다 땅바닥에서 보는 게 더 선명하고 가까운 마리나 베이 야경. 사실 옥상에서 본다고 더 넓게 더 많은 것이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옥상은 바람이 분다.
크루즈 배 표 파는 곳. 이동네 크루즈가 탈만 하다던데, 마침 표 파는 곳을 발견했지만 이미 운행시간이 끝났다. 이후에 여기 올 시간이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못 탔으니 언제쯤 타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어쩌면 다음 생일 수도 있겠다 싶더라. 아쉽지만 슬프지 않아, 씩씩한 나니까 성큼성큼 걸어가자, 하나 둘 셋! (여행기는 주로 이런 패턴이더라. 그래서 나도 한 번 해본다. 하지만 개뿔 아쉽고 슬프다.)
마침 iLight 어쩌고 하는 빛 축제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뭔가 이것저것 갖다 놓고 불을 켜놨다. 구도 잘 잡으면 좋은 사진이 나올 것 같았고, 당연히 수많은 카메라들이 좋은 자리에 서 있었다. 뜨내기 관광객은 대강 찍고 가자.
우산으로 이어붙여 만든 조형물. 안쪽으로 들어가서 구경할 수도 있었는데, 비닐 우산 방어막이라 안쪽은 바람이 통하지 않아 바깥하고 온도 차가 꽤 났다. 몽골 같은 데서 이렇게 집을 지으면 보온이 돼서 따뜻할 수도 있겠다.
마침 이 안에 들어가니 비가 또 잠시 쏟아지던데, 너무 더워서 나와버렸다. 근데 이거 가만 보면 은근히 에로틱하다. 못 느끼면 할 수 없고. 여하튼 나는 찢어진 핑크가 좋더라.
사진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에스플라나드는 앞모습. 이쪽으로 나와서 저쪽으로 한참 걸어가야 버스를 탈 수 있다. 이 동네는 대중교통 이용하기가 좀 불편하다. 버스 정류장이 좀 멀리 떨어져있다. 그래서 버스정류장도 너무 먼 김에 그냥 한 군데 더 들러보기로 했다. 버스 정류장이 멀다고 짜증내며 투덜투덜 걷지 않으니 이 얼마나 바람직한 여행자의 모습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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