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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참새방앗간 - 5천원에 우동과 함박스테이크 세트국내여행/서울 2017. 6. 2. 18:03
청량리역 길 건너편 쪽에 있는 현대코아 사이 길로 들어가면 '청량리전통시장 5번 출입구'가 나온다. 이 청량리 시장 출입구를 정면에서 보고 오른쪽으로 조금 가면 왼쪽에 골목길이 하나 보인다. 그 골목길로 조금만 들어가면 '참새방앗간'이라는 식당이 나온다.
말로 설명하기는 좀 어렵고 다음이나 구글 지도에는 나오지도 않지만, 일단 청량리 시장 5번 출입구만 찾아서 오른쪽에 있는 골목만 기억하고 들어가면 의외로 찾기 쉽다.
어쨌든 잘 찾아가면 위 사진과 같은, 다소 허름한 골목 사이에 느닷없이 식당 하나가 떡하니 있는 걸 볼 수 있다. 가게 바깥에 메뉴판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데, 메뉴는 오직 세 개 뿐이다.
우동 + 맥반석 함박스테이크, 우동 + 수제돈까스, 우동. 이걸로 메뉴 끝.
놀라운 것은 돈까스나 함박스테이크 뿐만 아니라 우동 한 그릇도 주면서 가격이 5천 원이라는 것. 그런데 우동만 시키면 4천 원으로 돼 있는 걸 보면, 우동만 시키면 뭔가 엄청난 우동이 나올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고기를 먹어야 하므로, 세트메뉴 중 하나를 선택해봤다. 주문은 그냥 함박스테이크나 돈까스라고 말 하면 된다.
밖에서 본 모습과는 다르게 의외로 내부는 넓은 편. 나름 깨끗하게 해놨지만 시장통 특유의 느낌이 나기도 한다. 점심시간 지나서 어중간한 때 갔더니 사람이 별로 없긴 했는데, 그래도 두어 명씩 손님이 끊임없이 들어온다.
아마도 알음알음 알려져 동네 사람들이 주로 찾아오는 게 아닌가 싶다. 혼자 먹는 사람들도 많으니 부담없이 혼자 들어가도 된다.
면벽수행을 좋아한다면 벽 보고 먹을 수 있는 자유로운 자리도 있다.
드디어 나온 함박스테이크 우동 세트. 주문하고 한 10분 정도 기다린 듯 하다. 주방이 막 분주하더니 어느새 스르륵 나왔다. 우동도 거의 한 그릇이라서, 이 세트 한 판 먹으면 아주 배가 부르다.
스테이크가 거의 큰 빵 같은 모양이다. 크기가 꽤 크고 두툼하다. 처음 보면 크기에 놀랄 정도. 먹다가 지쳐서 그만 포기할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어째서 함박스테이크와 우동의 조합이 탄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함박스테이크가 아주 두툼해서 먹다보면 그 달달한 맛에 금방 질리기 때문에 우동과의 조합은 꽤 괜찮은 편이었다.
작은 종지 같은 그릇에 알밥도 나온다. 밥이 있다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참고로 옆에서 슬쩍 넘겨다보니 돈까스는 이렇게 두툼한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돈까스도 꽤 큼지막했는데, 다음에 기회 되면 도전해보기로.
여하튼 단무지 조금과 무말랭이가 반찬으로 나온다. 이것 외에 다른 반찬은 없다. 아껴서 잘 먹어보자.
칼이나 포크도 따로 주지 않는다. 나무로 된 숟가락과 젓가락만 함께 갖다준다. 함박스테이크는 그냥 숟가락으로 잘라서 떠 먹을 수 있다. 돈까스는 미리 잘라져서 나온다.
함박스테이크 한 번 떠먹고, 우동 한 가닥 함께 씹거나, 밥을 조금 떠먹는 조합. 그러다가 우동 국물 벌컥벌컥. 좀 느끼하다 싶으면 무말랭이 한 조각. 희한한 조합이지만 은근히 조화롭다.
사실 함박스테이크 맛은 보통이다. 우동 맛도 그럭저럭 보통이다. 그런데 이게 더해지니 가격 대비 양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꽤 매력적이다. 이게 오천 원이라는 가격은 정말 놀라울 정도다. 역시 음식은 부동산 가격이라는게 실감난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청량리 참새방앗간을 아무때나 막 가볼 수는 없다는 것.
영업시간이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다. 딱 점심시간만 잠시 영업한다고 보면 되겠다. 거의 맥도날드 런치타임과 비슷하다. 이걸 노린건가(는 아니겠지만). 그리고 확실하진 않은데, 일요일은 쉬는 것 같더라.
잘 기억해뒀다가 이 근처 갔을 때 시간 맞으면 한 번 가보자.
밖에는 고양이가 슬금슬금. 밥 먹는게 무척이나 느린 녀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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