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이나 자전거 여행 또는 가난한 해외여행 등을 할 때, 많이 아쉬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전기다. 갈수록 디지털 기기는 많아져서 충전할 일은 많은데, 어디 번듯한 숙소를 들어가지 않으면 충전하기가 매우 어렵다. 더군다나 해외의 좀 가난한 마을 같은 경우는 숙소에 들어간다해도 전기가 끊기기도 하고.

 

최근에 태양광 충전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은 홋카이도 자젼거 여행을 하면서였다. 거의 노숙에 가까운 여행을 했는데, 먹고 자는거야 대충 어째어째 해결할 수 있었지만 전기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일본이기도 했고, 싼 캠핑장엔 충전시설이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까.

 

> 홋카이도 여행 첫날 아오바 공원 캠핑장에서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1

 

그리고 다시 여행을 준비하면서 그 기억이 떠올랐다. 충전 때문에 숙소를 일부러 찾아 들어가야 한다면 돈도 돈이지만, 시간 낭비이기도 하다. 그거 찾느라 데이터를 써야한다면 데이터도 낭비고. 그래서 질렀다. 질렀다는 것에 정의감을 주기 위한 사설이 이정도는 돼야 뿌듯하지 않겠나.

 

태양광 충전기 구입 & 개봉 & 테스트 결과 (AP 5V 10W)

 

 

태양광 충전기 사용기

아직 그리 핫한 아이템이 아니라서 그런지, 인터넷 쇼핑몰에서 볼 수 있는 '태양광충전기' 종류는 그리 많지 않다. 대충 추리면 다섯가지 정도. 그 중에서 좋아요든 싫어요든 사람들 평가가 많이 있는 것은 한두가지 뿐이다.

 

선택의 폭이 좁은게 아쉽기는 했지만, 그 덕택에 오히려 선택이 쉽기는 했다. 그나마 좋은 평이 많았던 제품을 쉽게 찾아낼 수 있었으니까. 바로 AP(ALLPOWERS) 태양광충전기였다.

 

미리 말해두지만, 이 글은 업체에게서 땡전 한 푼 받은거 없고, 긴가민가 불안불안해가며 돈 날린다 생각하고 하나 사서 테스트 해 본 것이다.

 

태양광 충전기 구입 & 개봉 & 테스트 결과 (AP 5V 10W)

 

택배는 아주 심플하게 왔다. 물건이 담긴 박스보다 약간 큰 박스에 주소 스티커 붙인게 전부였다. 뽁뽁이도 하나 없이. 태양광 패널 깨지면 어쩌려고. 그래도 안 깨졌으니 넘어가자.

 

태양광 충전기 구입 & 개봉 & 테스트 결과 (AP 5V 10W)

 

구성품은 태양광 충전기 본체 1개와 USB 5핀 충전선 하나, 카라비너(등산고리) 2개가 전부다. 악세사리는 뭐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는 물건들인데, 저 카라비너 같은 경우엔 다이소에서 천 원에 한두개 살 수 있다.

 

태양광 충전기 구입 & 개봉 & 테스트 결과 (AP 5V 10W)

 

나름 설명서도 있는데 별 거 없다. 1. 편다. 2. 꽂는다. 끝.

 

태양광 충전기 옆쪽 주머니 속에 USB를 꽂을 수 있는 포트가 하나 있기 때문에, USB로 충전할 수 있는 모든 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태양광 충전기 구입 & 개봉 & 테스트 결과 (AP 5V 10W)

 

카라비너는 충전판 옆쪽의 고리에 연결할 수 있다. 그러면 자전거나 가방 같은 데 연결해서 충전하면서 다닐 수 있다. 

 

모두 편 상태의 사이즈가 465 x 265 x 3mm 라고 나와있었다. 사이즈가 나와있어서 어느정도 감 잡는데는 도움이 됐지만, 막상 펼쳐보니 생각보다는 작았다. 이정도 크기였으면 그냥 패널 세 개 짜리를 살 걸 그랬나 싶기도 했고.

 

근데 다시 생각해보면, 패널 두 개 짜리가 5만 원, 세 개 짜리가 10만 원 정도다. 그럼 차라리 패널 두 개짜리 두 개를 사는게 낫지 않나 싶다. 그러면 하나 고장나도 하나 살아남고, 두 개 연결시켜서 동시에 사용해도 되니까. 뭐 어쨌든 여기서 보이는 것은 패널 두 개, 5만 원 짜리다.

 

테스트 결과

 

사실 태양광 충전에 큰 기대를 하면 안 된다. 햇볕에 펼쳐놓으면 막 피카츄 같이 전기가 찌지직하면서 순식간에 파바박 충전 될 거라 생각하면 큰일난다. 집에서 콘센트로 충전하는 것보다 훨씬 느리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대하는 충전속도보다 훨씬 느릴 거다. 아예 기대를 완전히 접는 게 좋다.

 

태양광 충전기는 정말로 전기 충전을 하나도 할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해서, 그런 상황에서 느리게라도 전기를 조금씩 얻을 수 있기 위한 방편이라 생각하면 된다. 나는 애초에 샤오미 보조배터리 1만 짜리를 이틀에 한 번 완충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정도로 생각했다. 낮시간 내내 펼쳐놓고 이틀에 한 번 말이다.

 

태양광 충전기 구입 & 개봉 & 테스트 결과 (AP 5V 10W)

 

어쨌든 잠깐 테스트 해 본 결과는 이렇다. 테스트 기기는 스마트폰 LG-F570S. 배터리 용량 2,300mAh다.

 

7월 중순, 구름 하나 없는 하늘에, 낮 2시부터 3시까지 내놓았다. 처음에 46%였던 배터리를 한 시간 충전했더니 64%가 됐다. 한 시간동안 대략 18% 정도 충전한 셈이다. 최상의 조건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이게 최대치일 듯 하다.

 

이 정도면 최소한 핸드폰 배터리는 꺼트리지 않고 다닐 수 있겠다. 그런데 아무래도 샤오미 보조배터리 10,000mAh 짜리를 이틀에 한 번 완충하는 건 좀 무리겠다. 삼일에 한 번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계획은 이렇다. 보조배터리가 두 개 있으니, 하나는 항상 이 태양광 충전기로 계속 충전하고, 다른 하나는 전자기기를 충전하며 다닌다. 그렇게 바꿔끼면서 다니면, 숙소 세 번 갈거 두 번만 가도 되지 않겠나 싶은 거다. 숙박업소가 1박에 오만 원 정도 한다 치면, 한 번만 덜 들어가면 일단 이 충전기 값은 빠진다. 그렇게 생각하면 일단은 이득이다.

 

실전에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충전하러 억지로 게스트하우스 들어가는 일을 한 번 정도는 줄일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겨우 잠만 자고 나오는데 몇만 원 쓰는게 너무 아까우니까.

 

 

p.s.

1. 어떻게든 지르고 싶어서 핑계를 만들고 싶다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산 속에서 길을 잃었는데 마침 핸드폰 배터리가 다 돼서 꺼졌어. 그럼 죽는건데 마침 태양광 충전기가 있네. 충전해서 살아난다! 내 생명을 오 만원에 구하는 거야 우와앙. 이러면서 구입하면 즐거울지도.

 

2. 이 제품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allpower 태양광 충전기' 혹은 그냥 '태양광 충전기' 검색해서 넘기다보면 나온다. 판매 업체는 다양하다.

 

3. 크기는 작은 백팩에 대롱대롱 매달고 다닐 수 있을 정도다. 무게는 300g인데, 일반 스마트폰보다 살짝 무거워야 하는 수치이지만 이상하게도 훨씬 더 무겁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손목이 부러질 정도는 아니다. 대략 (마음만 먹으면) 일상에서도 가방에 매달고 다닐 수 있을 정도다.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