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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인도문화원, 인도 바로 알기 강좌 시리즈, 첫번째 인트로 강의 후기전시 공연 2017. 7. 27. 23:44
서울 한남동에 있는 주한 인도문화원에서 2017년 7월부터 12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인도 바로 알기' 강연이 열린다.
평일이라 저녁 6시 30분부터 강연을 시작하지만, 직장인들은 시간 맞춰 찾아가기 좀 애매한 시간이긴 하다.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이니까 눈치 잘 봐서 조금 빨리 출발하면 시간에 맞출 수 있겠다.
7월 27일 목요일 저녁에는 그 첫번째 시간으로 '인트로, 인도 도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생각으로 인도하는 질문여행'과 '프랜즈 인도' 가이드북 저자인 환타님이 강연을 했다.
한남동 산중턱쯤에 있는 인도문화원. 길 건너편에 인도대사관이 있다. 인도 비자 받아본 사람이라면 약간은 익숙한 동네. 인도문화원은 다소 의외의(?) 위치에 있었는데, 어쨌든 이런 기회에 아무때나 들어가기는 좀 꺼림칙한 곳을 구경해봤다.
출입구 바로 옆에는 인도 여러 지역을 소개하는 팜플렛들이 가득 꽂혀 있었다. 책자들이 얇아서 그리 큰 도움은 안 될 듯 싶지만, 인도 비자 내면서 한번 둘러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인도 전역이 다 나오는 '인도관광지도'는 가이드북에 붙어있는 지도보다 커서, 여행 계획 짤 때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강의실 분위기를 보니, 요가나 까딱댄스 같은 수업을 하기 좋게 만들어놓은 듯 하다. 인도느낌 물씬 풍기는 팜플렛을 받아봤더니, 요가 초급이 주 3회 한 시간씩 해서 8만 원, 까딱댄스가 주 2회 한 시간씩 7만 원 정도였다. 인도문화원 게시판을 보면 명상강좌도 개설돼 있다. 한남동 가까운 곳이면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겠다.
드디어 '인도 바로 알기' 시리즈의 첫 강연이 시작됐다. 시리즈의 첫 강연은 이후 강연들의 기대와 관심을 끌어올리느냐 잡아내리느냐 향방을 결정할 수도 있는 중대한 시간. 그래서인지(?) 불을 다 끄고, 마치 인도 현지 어느 식당에서 정전된 야밤에 여행자들이 둘러 모여앉아 썰을 푸는 느낌으로 강연이 펼쳐졌다. 집에서 여기까지 버스를 한 열 시간 타고 온듯 한 느낌이 든다.
제목은 '인도 도시 이야기'였는데, 델리나 꼴까따, 뭄바이, 하이데라바드 같은 도시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꼴까따 얘기는 약간 나오긴 했지만), 라다크나 라자스탄 같은 시골 깡촌 얘기만 잔뜩.
관중석에는 딱 봐도 인도 여행 좀 했다 싶은 고수들이 버티고 앉아서, 조금이라도 잘 못 이야기하면 가루로 만들어 줄 테다라는 기세를 보였지만, 인도 깡촌 이야기가 나오니까 추억에 젖었는지 다들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인도 여행을 앞두고 정보를 좀 얻으려고 온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해도 다 쪽쪽 빨아들일 태세로 간간이 맞장구까지 쳐가며 듣고 있고. 아마도 강사가 인도 전통 복장이라고 주장하지만 마치 이상한 종교 수행자 같은 복장을 하고 있어서 분위기가 그렇게 만들어진 건지도 모른다.
질문을 받느라고 강의시간이 한 시간이나 더 연장됐다. 밖에서 기다리던 관계자들도 다들 안으로 들어와서 언제 끝내려고 저러나하며 초조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시간을 넘겨버린 강사가 직원들의 초과근무를 책임져야 할 위기였다.
이왕 사진에 나왔으니 말인데, "인도의 성폭행 이슈는 어디까지 사실인가?"라는 내용에서, 강사는 일단 모든 언론보도가 사실은 맞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최근에 부쩍 많이 이런 험한 일들이 생기는게 아니라, 예전에는 그런 일이 있었어도 보도도 제대로 안 되던 것이, 사회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여기저기 시끄럽게 터져 나오는 것이라 한다. 즉, 사회가 좋은 쪽으로 변화하기 위해서 진통을 겪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도가 특별히 예전보다 더 위험해졌다고는 할 수 없고, 성폭행 이슈로 싸우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는 과정이라 보는 것이 옳다고 한다.
관객 입장에서도 너무 강연시간이 길어지니까 조금 지쳤는데, 밖으로 나가니까 먹을것(!)이 준비돼있어서 모든 불만이 눈 녹듯이 사라져버렸다. 역시 사람의 마음을 누르러뜨리려면 뭔가를 먹여야 한다.
준비된 음식은 사모사와 짜이. 은근히 인도문화원의 사모사는 맛있다고 소문이 나 있더라. 그 전설의 사모사. 소문이 과장이 아니었다. 웬만한 국내 인도음식점에 꿀리지 않는 맛이다. 게다가 짜이도 꽤 좋아서, 눈치보며 여러잔을 들이켰다. 짜이에서 바라나시 맛이 났다.
짜이와 사모사가 맛있어서, 함께한 모든 것이 좋았다.
배가 부르니 옆에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오던데, 저 인형들 너무 탐나더라. 물론 준다해도 집에 둘 곳이 없지만.
어쨌든 '인도 바로 알기 강좌 시리즈'는 이제 첫 강의를 시작했다. 앞으로 12월까지 많은 강의가 있는데, 모두 교수님들이 와서 강의를 하므로 깊이있는 내용으로 꾸며지지 않을까 싶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페이지를 참고하자. 아래 페이지에 신청서로 가는 링크도 있다.
> '인도 바로 알기' 강연 시리즈, 주한인도문화원 웹페이지
신청서 양식에 어떤 강연에 참가할 것인지 체크하도록 돼 있는데, 한 번 신청서를 제출하고나면 이후에 수정이 불가능한 듯 하다. 나중에 추가로 더 강연을 듣고싶거나 할 때는 조금 곤란할 듯 싶다. 잘 생각해서 제출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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