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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 다이렉트로 삽질한 기록 feat. X300
    IT 2017. 12. 11. 18:32

    최첨단기기라서 그런지 스마트폰은 정말 2-3년 쯤 쓰면 어김없이 삐걱거리거나 고장이 난다. 아무래도 약정 기간에 맞춰서 맞춤형 수명을 만들어내는 것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다.

     

    지금 핸드폰을 사용한지 어언 2년. 어김없이 삐걱거린다. 표준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어서 선택권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 언감생심 무서워서 대리점 따위 들어가보지도 못 한다.

     

    그러다가 SK텔레콤 공식 온라인 쇼핑몰 'T 다이렉트'에서 괜찮은 조건의 휴대전화를 하나 찾았다. 삽질의 시작을 알리는 아름다운 지뢰였다.

     

    삽질의 시작: T 다이렉트 샵

     

    LG X300. 출시한지는 1년이 채 안 됐지만 워낙 저가형으로 나온 기종이라,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과 사양이 그리 많이 차이나지 않는다. 그래서 새걸로 바꾸면 최소한 배터리라도 오래 가겠지.

     

    웬만하면 약정 거는게 싫어서 고민을 많이 했을 텐데, 이건 고민 안 하고 바로 지를만 한 이유도 있었다.

     

     

    0원 폰인데 '12개월 분할상환' 선택이 가능했던 거다. 보통 T 다이렉트샵에선 12개월은 막혀 있다. 그래서 연말 떨이로 잠시 12개월 조건으로 주는가 생각했다. 그래서 냅다 이후 과정을 진행했다.

     

     

    표준요금제에 '무약정'으로 나온다.

     

     

    '지원금 할인을 받겠습니다'를 선택하면, 공시지원금 220,000원에 다이렉트샵 추가지원금 33,000원을 더해서 총 253,000원을 지원해주는 것으로 나온다. 즉, 출고가만큼 다 빼주는 거라서 매월 추가금액 없이 새 폰으로 바꿀 수 있다.

     

     

    최종 확인 화면이다.

     

    이후에 서비스 신청, 본인인증, 약관 십여 개 동의, 받아갈 대리점 선택 등등 험난한 과정이 남아있다. 이게 끝이겠지 하는 순간 뭔가 자꾸자꾸 나와서 모두 끝내는데 약 20분 정도 걸렸다. 가장 힘든(?) 고비는 유심(USIM) 일련번호 확인해서 입력하는 것이었다. 폰을 끄고 유심을 꺼내봐야 했다.

     

    어쨌든 신청을 마쳤다.

     

    자, 여기서 다시 한 번 위 내역을 보시라. 여기서 이 폰이 '24개월 약정'이라는 사실을 못 읽어낸 건 내가 바보라서 그런 건가.

     

    삽질의 24개월

     

    T 다이렉트샵에서 주문하면서 지정한 대리점에 핸드폰을 받으러 갔다. 신분증 주니까 뭔가 한참 처리하더라. 새 폰은 책상 위에 놓여 있다. 이제 곧 저것은 내 것이 된다는 설램이 출렁출렁 일고 있을때, 상담원은 지금 사용하는 폰에서 유심을 빼 달라고 했다.

     

    그때 마침 확실히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어서 질문을 하나 던졌다.

     

    "12개월 분할상환이 12개월 약정이라는 뜻이 맞나요?"라고.

     

    대답은 "아니오."

     

    무조건 24개월 약정이란다.

     

    난 분명히 T 다이렉트샵에서 12개월로 선택했다고 하니까, 고객님이 잘 못 본거라고 우기더라. 분명히 그렇게 나와있었다. 지금 당장 확인시켜주겠다 하니까, '분할상환'과 '약정'은 다른 것이라고 한다.

     

    무슨 소리냐, 이해 못 하겠다. 하니까 고객센터에 전화걸어보라 한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콜센터 직원은 처음엔 '12개월 분할상환'으로 신청된게 맞다고 했고, 앞에 있는 상담원을 바꿔달라 했다. 처음엔 12개월 맞다고 확인해주다가, 둘이 이런저런 대화를 하더니, 콜센터 직원도 내게 이런다. "고객님이 잘 못 알고 있다"라고.

     

    한 마디로 12개월 분할상환따위 데코레이션일 뿐이고, '24개월 약정'이란다.

     

    그럼 그렇다고 써놔야 하지 않느냐 했더니, "쓰여져 있을텐데 못 보셨어요?"한다. 장하다. 나만 바보다.

     

    그래서 최종 결론은 '취소'.

     

    결국 신청하고 대리점까지 가는 시간만 낭비하고 바보가 되는 삽질을 했다. 세상은 참 아름답구나.

     

    계산

     

    내가 느끼기에는 잘못된 정보를 미끼로 낚아서 현장에 나오게 만드는 사기 부동산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누군가에게는 24개월 약정으로도 좋은 조건이라 생각될 수도 있다.

     

    어쨌든 내가 취소한 이유는 딱 하나다. '24개월 약정으로 장만할 폰 치고는 너무 사양이 낮다 (12개월이면 적당하지만).'

     

     

     

    표준요금제로 계산할 때, 24개월간 요금할인 25%를 받으면 총 72,6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폰을 2년 약정으로 받을 경우, 단말기 지원금이 253,000원이다.

     

    대체로 이런 경우, 대리점 직원도 그렇고 소비자들도 그렇고, 25만 3천 원을 할인받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계산은 그렇게 하는게 아니다. 2년 요금할인을 못 받는 조건으로 약정을 거는 거니까, 7만 원을 빼야 한다.

     

    즉, 2년 약정으로 이 폰을 장만하면 총 18만 원 정도 지원을 받는 셈이다.

     

    2년 약정으로 18만 원 이익이라면 그것도 괜찮은 편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폰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거다. 더군다나 1년 후에 약정 해지를 한다면 약 15만 원 가량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또 계산

     

    사실 샤오미 A1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노트북 컴퓨터도 맛이 가려는 마당에, 새 노트북 가격의 1/2 정도 되는 돈을 핸드폰에 쓴다는게 못내 껄끄름했다.

     

    2017년 12월 현재 샤오미 A1은 해외직구로 약 27만 원 정도. 통신사 요금할인 약정으로 2년에 7만 원 할인을 받으면 대략 20만 원 정도에 구입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망설여지는 금액이긴 하다.

     

    여기서 비교를 해본다. 1년 후 15만 원 위약금과 지금 20만 원 기기값. 거의 비슷하다.

     

    여기서 왜 1년을 만기로 잡았냐면 내 맘이다. 여러가지 사정이 있다. 그래서 지금은 거의 마음이 기운 상태인데,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니까 내 손에 폰이 들어오기 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는 없다.

     

    다만 샤오미 A1은 12월 14일부터 국내에서 정식 수입 판매된다. 정식 가격은 29만 9천 원으로 정해져서 해외직구 가격보다 높게 정해졌는데, 이런저런 할인이 붙지 않을까하고 며칠 기다려본다.

     

    어쨌든 얼굴이 다 얼어붙는 상쾌한 날씨를 만끽하며 시간을 낭비하게 해 준 T 다이렉트에 감사드린다.

     

    p.s.

    * 여러분들 중에 이런 식으로 구매를 했는데 12개월 약정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물어보기 바란다.

     

    * 어째 저번달은 삽질 안 하고 잘 넘어갔다 했더니 이번달에 반나절 잡아먹는 삽질이 터지네. 역시 삽질 통량의 법칙이 있는게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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