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노쇼(No show) 규정이 들어가 있어서 이 부분만 집중 보도되는 경향이 있는데, 여행쟁이들이 관심있을만 한 내용도 있다. 바로 '항공운송 불이행, 지연에 대한 보상 기준 강화'다.

 

사실 개정을 했다해도 웬만한 경우엔 항공사에게서 보상을 받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비가 좀 오기 때문에 기상악화로 운항이 지연된다고 해명하거나, 기페 결함으로 급하게 점검에 들어갔다거나 해버리면 끝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하물 분실이나 지연에 대한 보상 기준은 한 번 봐둘만 하다. 자주 일어나지 않는 사고라고는 하지만, 비행기를 자주 타다보면 한 번 쯤은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굳이 외울 필요는 없지만, 이런게 있더라 정도만 알아두고 나중에 일이 터지면 찾아볼 키워드 정도만 기억해두도록 하자.

 

 

항공 운수(국내·국제여객) 관련 기준 전면 개정


1. 위탁수하물의 운송 지연

 

* (현황) 수하물을 분실·파손한 경우에만 보상하고 운송이 지연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보상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 (개선 방안) 위탁수하물 운송이 지연되는 경우에도 몬트리올 협약(제22조제2항)에 준하여 손해배상을 하도록 규정했다.

 

여기서 '몬트리올 협약'은 항공운송에 대한 책임에 관련해서 조인된 국제 협약이다. 정식 명칭은 '국제항공운송에 있어서의 일부 규칙 통일에 관한 협약'. 2003년 발효되었으며 세계 120여 개국이 가입했고, 대한민국도 가입한 상태다.

 

이 협약 22조 2항에 따르면, 수하물이 분실, 파손, 지연되었을 경우 한 승객에게 최고 1,000SDR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금액은 2009년에 1,131 SDR로 수정되었다. 결국 최고 배상액은 1,131 SDR이다.

 

여기서 SDR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pecial Drawing Rights)으로, 한 국가의 국제수지가 악화되었을때 특별히 인출할 수 있는 권리다. 간단히 말하자면 금이나 달러를 대체하기 위한 제3의 세계화폐라 할 수 있다. 5개국 통화를 기준으로 환율을 결정한다. 2018년 1월 현재 1 SDR = 1.426310 USD.

 

IMF의 SDR 환산표IMF의 SDR 환산표

 

그리고 최고 배상액은 말 그대로 최고 금액이므로, 꼭 이 금액만큼 배상해준다는 뜻이 아니다. 그냥 수하물 운송이 지연되었을 경우에 (많이 싸우면) 어느 정도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도로만 알아두자.

 

 

2. 운송 불이행 및 지연 시 보상 면책 사유

 

* (현황) 항공기가 '불가항력적 사유'로 운송 불이행 또는 지연되는 경우 항공사의 입증없이 면책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불가항력적 사유: 기상 상태, 공항 사정, 항공기 접속 관계, 안전 운항을 위한 예견하지 못한 조치 또는 정비 등)

 

* (개선 방안) 불가항력적인 사유라 하더라도 그에 대한 항공사의 입증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보상 책임이 면제되도록 했다.(과실추정원칙)

 

 

개정을 했어도 사실상 오버부킹이나 노레코드 경우 외에는 거의 보상받기 어려울 듯 하다.

 

즉, 천재지변 외 보상받을 수 있는 경우는, 확약된 항공편의 운항취소, 확약된 예약을 예약자 또는 탑승자의 확인을 거치지 않고 예약취소, 초과예약, 확약된 항공권 소유자의 예약기록 미비 등이다.

 

 

 

3. 운송 불이행 보상 기준(국제여객)

 

* (현황) 국제여객의 운송 불이행 시 대체편이 제공된 경우에는 시간에 따라 USD100~USD400을 배상하도록 하고, 대체편이 제공되지 못한 경우에는 USD400을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 (개선 방안) 국제여객의 운송 불이행 시 항공사의 배상 범위를 확대했다.

 

2항과 조합해보면 오버부킹이나 노레코드의 경우, 4시간을 초과하거나 대체편을 제공받지 못하면 600달러를 배상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보상금액은 숙박비, 경비 등을 포함한 최고 금액이라는 조항이 있다.

 


4. 운송 지연 보상 기준(국내여객)

 

* (현황) 국내여객의 경우 국제여객과 동일하게 2시간 이상의 운송 지연에 대해서만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 (개선 방안) 국내여객은 운항 거리 및 운항 시간 등이 국제 여객에 비해 짧은 점을 고려하여 1시간 이상~2시간 이내 운송 지연에 대해서도 해당 구간 운임의 10%를 배상하도록 했다.

 

2시간 이상 운송 지연은 이미 있는 현행 규정을 유지한다. 따라서 운송 지연에 따른 배상은 다음과 같다.

 

- 1시간 이상∼2시간 이내 운송지연: 지연된 해당구간 운임의 10% 배상

- 2시간 이상∼3시간 이내 운송지연: 지연된 해당구간 운임의 20% 배상
- 3시간 이상 운송지연: 지연된 해당구간 운임의 30% 배상

 

물론 이것도 국토교통부에서 정하고 있는 항공기점검, 기상사정, 공항사정, 항공기 접속관계, 안정운항을 위한 예견하지 못한 조치 등을 증명한 경우에는 제외라는 조항이 있다.

 

다만, 예외의 경우라도 체제 필요시 적정 숙식비 등 경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이미 있었던 조항이다).

 

 

5. 운임의 정의

 

* (현황) 보상의 기준이 되는 ‘운임’의 의미가 국토부 신고 요금, 실제거래 요금, 정상 요금, 할인 요금 등 불분명하여 문제가 되었다.

 

* (개선 방안) 보상 기준이 되는 ‘운임’을 유류할증료, 공항이용료, 기타 수수료 등을 제외한 소비자가 구입한 소매 가격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p.s. 여행참가자 수의 미달로 여행사가 여행을 취소하는 경우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을 보다가 여태껏 몰랐던 것을 하나 발견했다. 이건 신설 조항이 아니라 기존에 있었던 조항이다. '여행업'에 있는 조항인데,

 

(국내여행)

* 여행참가자 수의 미달로 여행사가 여행을 취소하는 경우(사전 통지기일 미준수): 계약금 환급 및 계약금의 100%(위약금) 배상.

 

여기서 '사전 통지일'이란, 당일여행은 여행개시 3일 전까지, 숙박여행은 여행개시 5일전까지다.

 

각각 3일전, 5일전에 계약조건 변경 통지를 하면 계약금만 돌려주면 된다. 하지만 사전 통지기한 이후에 모객을 못 했다며 여행사가 여행을 취소하면, 계약금을 환불해주고 100%의 위약금을 더 줘야 한다.

 

물론, 천재지변이나 운송, 숙박기관의 파업, 휴업 등으로 여행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는 예외다.

 

(국외여행)

* 여행참가자 수의 미달로 여행개시 7일전까지 통지기일 미준수

 - 여행개시 1일전까지 통지 시: 여행요금의 30% 배상
 - 여행출발 당일 통지 시: 여행요금의 50% 배상

 

여행 참가자 수가 모자를 경우, 여행개시 7일 전까지 통지하면 계약금만 환급하면 된다. 하지만 그 기일을 넘겨서 여행사가 여행을 취소하면 계약금 환급과 함께 위약금을 정해진 비율로 배상해야 한다.

 

물론 이것도 천재지변이나 전란, 파업, 휴업 등의 경우는 예외다.

 

 

p.s. 참고자료

* Montreal Convention 1999 (MC99) (IATA, pdf)

* INFORMATION ON THE INSTRUMENT AND MAIN REASONS FOR RATIFICATION (ICAO, pdf)

* SDR Valuation (IMF)

*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 행정예고 (공정거래위원회)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