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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더종로점 잠깐 방문기국내여행/서울 2018. 1. 24. 12:19
이름부터 다른곳과는 다르다고 알려주는 '스타벅스 더종로점'. 2017년 12월 20일에 개장했는데, 개장일날 행사를 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린 것으로 한 바탕 유명세를 치뤘다.
총 330여 평에 달하는 면적으로 스타벅스 중에서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하는 이곳을, 오픈한지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에서 가봤다.
뉴스만 봤을 때는 따로 건물을 지은 건가 싶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종로타워 안에 입점한 형태였다. 종로타워는 '국세청 빌딩'으로 불리는 그 건물이다. 한때 윗부분이 아래위로 움직인다는 낭설이 떠돌기도 한 그곳. 따라서 종각역 3번 혹은 3-1번 출구로 나가서 종로타워 정문으로 들어가면 된다.
스타벅스 더종로
종로점인데 제일 크다는 상징적 의미로 '더(the)'를 붙인 듯 한데, 뭔가 좀 이상하기도 하고 괜찮기도 한 야릇한 작명이다. 어쨌든 건물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스타벅스 간판을 보고 들어가면 쉽게 매장을 찾을 수 있다.
1층 로비에서 계단 쪽으로 가면, 건물 한쪽 구석에 매대가 있다. 1층은 테이크 아웃을 위한 공간으로, 앉을 곳이 거의 없다. 그리고 '리저브 블랙이글 음료'를 주문 가능하다는데, 잘 모르는 나는 마치 다크 매직 드레곤 내장탕 같이 들리는 알 수 없는 암호 같다. 그냥 한정 음료 판매하는가보다 하며 넘어간다.
1층에서 볼만 한 것은 거대한 사이렌 현수막 그림. 너는 이미 나의 유혹에 걸려들었다고 노래하는 듯 하다. 그래서 2층으로 빨려 들어간다.
본격적인 매장은 2층이라고 할 수 있다. 2층만 면적이 280평이라고. 근데 의외로 280평이 그렇게 많이 넓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사람이 꽉 차 있어서 그런가.
나름 조선시대 육의전 컨셉으로 여섯 개 공간을 나누었다고 하는데, 모르겠고, 사람이 엄청 많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평일 낮인데도 400여 개 좌석이 꽉 차있다. 아아 대체 이 사람들의 여유는 다 어디서 오는 것인가.
2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25미터짜리 바. 이것도 국내 최장 길이라고 하는데, 뭐 그렇다고 하니 그렇겠지. 커피샵에서 이런 긴 바를 쉽게 볼 수 없어서 그런지, 바 자리는 빈 틈이 없다. 어떻게 끼어들면 한 사람 끼일 자리는 있겠는데, 뭐 굳이 그럴 필요는 못 느낀다. 다만 이걸 보니 칵테일 바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
바를 중심으로해서 주변에 일반(?) 테이블들이 빙 둘러서 놓여 있다. 아무래도 난간 쪽 자리가 바깥을 내다 볼 수 있어서 인기가 많은 듯 했다. 물론 뛰어내리기도 편하다는 이유도 있을지도.
그래서 결국 찾은 빈자리는 저 멀리 구석자리 찬바람 휭휭 들어오는 어두컴컴한 곳.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정말 불쌍하게 보일만 한 분위기의 이상한 공간. 마치 나 혼자만 성냥팔이 소녀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동화 공간이다. 잠깐 라이타를 팔아볼까 싶더라. 그나마 이런 자리라도 있는게 다행이다.
구석자리에선 매장 내부를 휜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저쪽 세계는 참 따뜻하구나 하면서 손을 호호 불면서 사요사요 성냥사세요, 너무 추워. 중앙 쪽과 변두리 쪽의 기온 차가 너무 크다. 이래서 영웅들이 이상한 명분을 지어내서라도 중원으로 진격하는가보다.
크기가 큰 만큼, 다른 스타벅스 매장에는 없는 물건들도 있다고 한다. 뭐가 없는데 있는건지 모르겠다. 그냥 대강 아무거나 집기에는 너무 비싸다. 그렇다고 여기서 침을 흘리면 너무 없어보인다. 사진만 대강 찍고 얼른 벗어나는 걸로 마무리.
울타리와 식물로 육의전의 한 파트를 구성했나보다.
어라, 이쪽 끄트머리에 오니까 여기도 왕따 자리 하나가 비어 있다. 매장 양 끝쪽에 테이블이 하나씩 비어 있었고, 그 외 나머지 자리는 다 사람이 앉아 있었다. 물론 이쪽 끄트머리 자리도 춥다. 어쩌면 여름에는 명당일지도 모르겠다. 따뜻한 남쪽나라 가고 싶다.
천장이 높고 빈 공간이 많아서 그런지 엄청난 규모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한 바퀴 빙 돌아보기 좋은 적당한 크기. 어차피 나를 위한 자리는 없으므로 규모가 크든 작든 마찬가지다.
중앙에는 약탕기 같이 커피를 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나름 볼거리도 신경을 쓴 모습이다. 바에서 쉐이킹하면서 커피로 불쇼를 보여줘도 괜찮을 듯 하다.
대강 구경하고 다시 1층으로 내려간다. 솔직히 이게 큰 건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사람들 얼굴이 나오기 때문에 사진을 안 찍은 공간들이 좀 있긴 하다. 인테리어는 꽤 신경 썼다는게 느껴지더라.
1층에도 나름 이것저것 판매한다. 그냥 사고싶은 물건만 딱 사서 갈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 볼 수 있다.
나름 구경했다는 의의를 가지고 돌아간다. 뭔가 느낌이 있으려면 매장 구경만 하는 것보다는 뭔가 사먹어봐야겠지만 돈이 없어. 그냥 유명한 곳 들러봤다는 의미로 뿌듯해야지. 뿌듯해야겠지만 내 마음은 그런게 아냐. 하지만 미안해 네 넓은 매장에 들러 다른 누구를 생각했었어. 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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