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일기/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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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은 무서운 곳이다웹툰일기/2008 2008. 7. 7. 00:35
여긴 정말 위험하다. 아무것도 할 게 없어서 연애하고 결혼을 하다니... OTL 똑같은 연봉을 받는다면 서울에서 북적북적 살아가는 것보다 대전이 낫겠지 싶었다. 게다가 서울보다는 지방이 대체로 물가가 싸니까 돈도 더 모을 수 있겠지 싶었다. 하지만 그건 모두 착각. 물론 서울보다 조용하긴 하다. 그런데 그 조용한 게 흠이다. 조용하면 좋지 않나라고, 나도 여기 오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 조용함은 시골의 조용함과는 전혀 성질이 다르다. 시골의 조용함이란, 내 주관으로 해석하자면, 자동차나 사람소리가 없는 대신 새 소리, 물 소리, 바람 소리, 풀 소리, 벌레 소리 등으로 가득 차 있는 그런 조용함이다. 그런 조용함이라면 인간따위 일년 내내 안 보여도 심심하지 않다. 그런데 여기는 그런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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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노한다웹툰일기/2008 2008. 7. 7. 00:15
아는 사람은 이미 다 알고 있다, 이건 더이상 광우병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앞으로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의료보험 민영화 문제 등 심각한 것들이 많은데, 이번에 정부가 보인 행태를 보니까 굉장히 걱정된다. 앞으로도 이렇게 대충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싸그리 때려 잡아가며 밀어 부칠텐가. 지금 쌓여 있는 문제들은 한 번 저질러 놓으면 되돌리기 거의 불가능한 것들인데, 이런 식이라면 정말 앞으로는 정부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을 수가 없다. 어쨌든, 딴 건 몰라도 의료보험 민영화 만큼은 절대로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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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세상은 노가다가 필요해웹툰일기/2008 2008. 6. 26. 10:46
최근에 웬만한 IT회사에서는 듀얼모니터 쓰는 게 유행처럼 돼 있어서, 듀얼모니터 쓰는 모습을 보며 약간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여기 와서 생전 처음으로 듀얼모니터를 쓰게 됐는데, 처음엔 신기하고, 재미있고, 화면도 넓어진 것 같아서 마냥 좋기만 했다. 그런데 한 달 넘게 써 보니 내 취향에는 맞지가 않았다. 여기저기 고개 돌려서 보는 것도 귀찮고, 마우스 움직이기도 귀찮고... 모니터 하나만 써도 꽤 넓은 와이드형 모니터라서 큰 불편은 없으니까~ 차츰 듀얼모니터에 맞는 활용법을 찾으려고 노력중인데, 지금은 한쪽 모니터엔 배두나 사진을 걸어놓고 보는 것 정도... ㅡㅅㅡ;;; 모니터를 두 개 주지 말고, PC를 두 개 주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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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고 강 건너 아이스 초코웹툰일기/2008 2008. 6. 24. 01:04
지금 살고 있는 곳은 도시도 아니고 시골도 아닌 좀 어정쩡한 동네. 사실 도시라고 할 수 있긴 하지만, 외곽지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도시의 혜택을 전혀 누릴 수가 없어서 내겐 갑갑한 것이 너무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카페인데, 내가 바라는 건 그저 따뜻한 조명 아래, 아늑한 음악을 들으며 멍하니 창 밖을 내다보며 즐기는 아이스 초코 한 잔 뿐. 근데 그 작은 즐거움을 즐기려면 최소한 버스를 한 번 이상 갈아타고 나가야 한다. 버스 한 번 갈아타는 거야 그럴 수도 있다. 그 즘이야 이해한다고 치자. 근데 더 문제는, 이놈의 버스가 올 생각을 안 한다는 거! 물론 운 좋을 때는 10분만 기다려도 탈 수 있지만, 운 나쁠 때는 40분도 기다려 봤다. OTL 그렇게 기다려서 버스타고 나가서 또 기다려서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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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 the Sea웹툰일기/2008 2008. 6. 24. 00:52
세상은 알 수 없는 은유법으로 가득 차 있는 이해할 수 없는 한 권의 책. 태어날 때부터 이미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나처럼 사회화 교육을 남들처럼 받고 또 받아도 이해할 수 없는 녀석도 있지. 어쩔 수 있나, 그러니까, 먹고 살기 어렵다 싶을 때만 잠시 적응하는 척 하다가, 다시 저 멀리 기어 올라가서 물 위에 뜬 기름처럼 둥둥 떠 다니는 거지. 결코 멋있다거나 자랑스럽게 내세울 만 한 것은 아니야. 그 누구라도 될 수 있으면 그렇게 살지 말라고, 아주 고통스럽다고 말 해 주고 싶거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태어날 때부터 손가락 하나 없는 사람보고 손가락 다 있는 사람들처럼 살라니. 그렇다고 내가 세상을 뒤집어 엎거나 하진 않아, 무척 귀찮거든. 그냥 냅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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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새는 떨어져도 바다로 간다웹툰일기/2008 2008. 6. 24. 00:38
함께 뛰어 놀던 한낮의 뙤약볕도 이젠 모두 꿈결처럼 지나버리고, 다시 밤이 찾아와 나는 내 앞에 우두커니 웅크리고 앉았지. 떠나기 싫은 사람을 억지로 끌고 다닐 수 없듯, 정착하기 싫은 사람을 억지로 눌러 앉힐 수는 없어. 길 떠나는 달팽이는 집을 버리고, 전진 또는 전진. 아무리 아늑하고 아름다웠어도 이제 다시 돌아가진 않아. 가끔 당신이 부러울 때도 있어. 그래, 당신은 좋겠다 돌아갈 곳이 있어서. 하지만 한탄하며 원망하며 울고 있지 않기로 했어. 나도 이대로 좋은걸 돌아갈 곳이 없어서. 그래, 그래, 그래, 그래, 우리 서로 가야할 길이 다르지만, 억겁년의 시간을 돌고 돌아 그 어느 날 인연 닿는 날이 온다면 우리 서로 웃으며 다시 만나기로 해, 그러니 안녕이란 인사는 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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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언제까지나웹툰일기/2008 2008. 6. 24. 00:22
전쟁이 끝나고 용사들은 밭을 갈기 시작했어. 한때 피로 강을 이루었던 용의 계곡은 이제 아무도 찾아가지 않아. 눈 먼 장님이 우연히 그 계곡을 지나다가 다시 깨어난 용의 울음소릴 들었지. 하지만 이젠 그 누구도 앞을 볼 수 없어. 언제나, 언제까지나 그렇게 살테야. 바짝 선 날을 갈고 또 갈아 칼날이 모두 닳아 없어질 때까지. 이제 곧 끝은 오겠지만 난, 영원히 살겠어. 과거의 영웅따위 되고 싶지 않아. 미래의 메시아따위도 전혀 바라지 않아. 지금 현재, 여기, 이 시간 속에서 난 언제나, 언제까지나 영원히,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