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9월, 북한은 남으로 남으로 진격해서 마침내 부산까지 내려와 전선을 형성했다. 패망의 위기에 놓인 남한. 한 무리의 군인들이 목숨을 걸고 통통배에 올라타 탈출을 감행한다.

감시선과 전투기의 폭격을 뚫고, 높은 파도와 거센 바람을 지나고, 마침내 바닥난 연료로 태평양을 떠돌다가 도달한 곳은 미국. 운 좋게도 아무도 모르게 잠입하는데 성공한 이들 일행은, 개명을 하고 노란 택시를 몬다든지, 트럭 운전을 한다든지 해서 낯선 땅에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이들의 정체는 탄로나고, 미지의 오지에서 온 이들을 신비롭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들이 바로 옵티머스 프라임 일행이다.



한편, 인천상륙작전으로 밀리기 시작한 북한군들 중에도 한국땅을 탈출해 미국에 도달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이들이 바로 디셉티콘 일행. 이들은 미국 땅에 도착하자마자 뒷골폭 깡패 일당들을 맞닥드려, 맨주먹에 때려 눕히는 경험을 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어둠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어느날 디셉티콘 일행이 먹고 살기 위해서 깡패짓을 하는 장면을 보게 된 옵티머스 프라임 일행. 먼 이국땅에서 남북한의 운명을 건 사투가 벌어졌고, 이들을 지켜보던 미국인들은 아메리카 이외에 세상은 없다라는 사고방식으로 '지구의 운명'을 들먹거린다.

그동안 보아온 토박이 망나니 양아치들하고는 비교도 안 되는 능력으로, 총알도 피해가는 디셉티콘 일행. 토박이 조폭도 투입해보고, 경찰병력도 투입해 보지만 속수무책. 아 그런데 옵티머스 일행은 이들을 상대로 잘 싸우는 것 아닌가. 그래서 미 정부는 옵티머스 일행에게 거주권을 허락하고 공식적으로 잘 활용해 먹는다.



일전을 벌인 끝에 큰 피해를 입고 물러난 디셉티콘 일행. 이들을 몰아낸 옵티머스 일행은 보안관 자격을 얻기도 하고, 뒷골목 치안을 유지하는 등으로 나름 잘 먹고 잘 살게 됐다.

그런데 이런 외국인들이 설치다보니 이런저런 파급효과로 미국 청년은 취업이 안 되네. 은근 너네들 탓이다 해 주고 싶지만 대놓고 말은 못하고, 똥차에 화를 내며 화풀이만 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미국 해안에서 어느 어부가 고래를 잡아 배를 갈랐는데, 거기서 한 사람이 툭 튀어 나왔다. 옵티머스 프라임 일행과 함께 탈출하다가 고래에게 잡아먹혀 죽은 줄만 알았던 센티널 프라임. 상당히 똑똑하며 능력도 뛰어난, 문무를 겸비한 걸출한 인재가 눈을 뜬 것이다.

센티널 프라임은 한민족끼리 다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옵티머스 프라임과 디셉티콘 일행을 모두 만나 교섭한다. 아 그런데 가만 보니 옵티머스 일행은 지가 미국 시민이 다 된 줄 알고 미국에 충성을 바치고 있네. 말이 안 먹힐 것을 직감한 센티널은 디셉티콘 일행과 결탁한다.

센티널이 추진하려 하는 일은, 전쟁으로 황폐화 된 한반도의 한국인들을 풍요로운 미국 땅으로 데려오는 것. 우리 민족이 일찍이 이런 땅이 있었다면 더욱 잘 살 수 있었을 텐데, 라는 한탄 속에 악역을 맡기로 결심했다. 



마침내 디데이. 센티널 프라임의 노력으로 한국인들을 가득 태운 연락선이 미국 연안 부두로 거의 다 다가온 순간, 복수의 칼날 외에는 별다른 생각이 없는 디셉티콘 일행과, 미국 시민으로써 충성을 다 바쳐 그냥 이대로 우리끼리 잘 살자는 생각으로 똘똘뭉친 옵티머스 프라임 일행의 '지구의 운명을 건' 전쟁이 시작된다! 잘들 논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3편을 최종편으로 해서 결국, 디스트릭트 9과 유사한 외계인을 소재로 한 인종문제, 이민문제, 다문화 문제를 건드린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런 주제라도 염두에 뒀는지 의심스럽긴 하지만, 영화 곳곳에 그런 것들이 묻어 있다.

서구에서 이미 실패했다고 인정해버린 다문화 정책. 그리고 미국은 미국인으로써 충성을 바치는 시민들만 미국인으로 인정한다는 미국식 시민주의. 우리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면 그 아무리 타당한 논리라도 정의로 보지 않는다는 자민족 우선주의. 미국이 세계고 세계가 미국이라는 미국 중심주의. 미국의 히어로는 삐까번쩍하고 멋있고, 적들은 꾀죄죄하고 시커멓다라는 인종 차별주의.

그래서 참 재미있는 영화다. 꼭 생각 없이 봐야만 할 영화다. 뭐 어떠냐, 그냥 현대과학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컴퓨터 그래픽의 현 주소를 가늠한다는 의미만으로도 충분하지. 괜히 쓸 데 없는 생각따윈 집어치우자.

트랜스포머 쓰리는 친절하게도 영화 중간에 수면을 취해도 줄거리가 충분히 이해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게다가 시원한 극장 에어콘 바람 오래오래 쌩쌩 쐬라고 한여름에 두 시간이나 상영 해 주는 센스! 훌륭한 영화인 거다, 어쨌거나 에어컨 바람을 쑀다는 이유만으로도 관람료는 뽑을 수 있지 않나.



p.s.
삼디(3D) 영화관에서 나눠주는 안경은 원칙적으로 관객이 '나 갖고 갈래'하면 가져갈 수 있다 한다. 얼마전 뉴스에서 대형극장 관계자들이 공식적으로 그렇게 입장을 밝혔다. 그러므로 다들 안경 잘 챙겨갖고 나오자. 그것도 관람료에 다 포함돼 있는 거다.

p.s.2
(뒷 이야기) 이 이야기는 비공식적으로 묻어버려 알려지지 않고, 몇몇 사람들만 아는 전설로 전해졌다. 그래서 나중에 한국의 한 기업에서는 이들의 노고를 기리고자, 옵티머스 원, 옵티머스 마하, 옵티머스 2엑스 등을 만들어 세계에 널리 퍼뜨...릴라고 했는데 뜻대로 잘 되진 않은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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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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