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앞에 위치한 KT&G 상상마당에서는 'ABOUT BOOKS'라는 제목으로 독립 출판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2010년에 1회를 시작해서, 독립 출판물  올해는 4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2013년 8월 11일 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독립 출판물들을 전시하는 것으로, 흔히 생각하는 책이 많이 전시돼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서점같은 곳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그런 책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전시되어 있다는 것.

세상에 이런 책도 있을 수 있구나 하며 고정관념을 조금 탈피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테고, 홍대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들어가서 책을 읽을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겠고, 좀 더 뭔가를 느낀다면 '나도 한 번' 하면서 독립 출판을 꿈 꿔 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테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형태의 책 외에도, 마치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었을 듯 한 출판물들도 눈에 띄고, 이런건 무슨 생각으로 만든 걸까 하며 의아해할 수 있는 것들도 보인다. 몇 장 되지 않는 책도 있고, 옆서를 이어 붙인듯 한 형태도 있으며, 전자책(e-book)도 한쪽에 전시되어 있다.

정말 다양한 종류와 다양한 주제, 다양한 형태를 하고 있는 책들이 많이 있어서, 관심 가는 것들만 조금씩 들춰보며 다녀도 금방 시간이 갈 정도다. 테이블에 놓여진 책들은 마음껏 읽어봐도 괜찮으니, 도서관처럼 이용하기도 좋다. 실제로 책을 전시하고 있어서인지, 관람객들도 전시장이라기보다는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까운 조용함을 유지하고 있어서 조용한 편이다. 내부 인테리어나 조명도 아늑한 분위기라서, 책 읽으면서 깜빡 졸기 딱 좋다.











2층 전시장 한쪽에는 편히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자리도 마련돼 있다. 전시는 무료니, 책을 좋아한다면 홍대 가는 김에 한 번 들러볼 만 하다.

독립 출판물 전시는 2층과 5층으로 나누어서 진행되고 있다. 2층은 한국의 출판물들이고, 5층은 일본의 독립 출판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MOUNT ZINE 이라는, 도쿄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로젝트 팀을 통해서 모집해온 것들이라 한다.

국내 독립 출판물에 머물지 않고, 일본의 독립 출판물까지 선보일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참 신선하다. 다만 5층 전시는 스튜디오로 쓰고 있는 층의 복도에 출판물들을 꽂아놓은 형태라서, 사람들이 접근하는 데 부담을 느끼더라는 게 약간 흠이다.

뭔가 강의실 같은 분위기에 엘리베이터 내리자마자 직원 두엇이 인사를 딱 하니까, 나하고 같이 내렸던 한 커플은 이내 겁을 집어먹고 다시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버리더라. 하지만 두려워할 것 없다, 여기도 엄연히 전시를 하고 있는 곳이고, 직원들은 우리를 잡아먹지 않으니까(라지만 증명된 건 아니다).











한국의 독립 출판물과 일본의 독립 출판물들을 둘러보고나니 전체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한국의 독립 출판물은 뭔가 형식과 비주얼을 중요시하고 있고, 또 일정한 스타일을 따르려고 하는 느낌이었고, 일본의 독립 출판물들은 개인적인 표현에 중점을 둔 느낌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한국의 독립 출판물들은 그래도 독자를 생각하며 판매도 어렴풋이나마(?)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데, 일본의 독립 출판물들은 '싫으면 말고' 스타일. 과연 저런 출판물들이 팔리는 걸까 의심스러운 것들이 한가득이었는데, 그렇다고 별 볼 것 없다는 뜻은 아니다. 분명히 관심이 가는 것들도 꽤 있었다. 단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좀 심하다(?)라는 느낌.

















어차피 독립 출판이니까 기존의 출판사 체제에서 출판하는 책의 형태를 벗어나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도 있겠다. 아무리 이상한 실험을 한다고 한들, 그건 '다르다'의 영역이지, 옳지 않다는 것이 되지는 않으니까. 확실히 판매를 목적으로 두지 않으면 꽤 엄청난 창작물이 나올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판매를 염두에 둔 독립 출판을 한다 해도, '그래도 ISBN 정도는 받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출판업 등록을 하고 어쩌고 생각하면 시작도 하기 전에 머리가 아파 온다. 독립 출판물 중에는 ISBN 따위 간단히 무시해버린 것들도 많았다. 나 역시도 왜 그런 것에 골머리를 썩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여기서 하기도 했다. 사실 그것 자체가 좀 웃긴 고민이긴 하다. 아무래도 사업자 등록을 내 버리면 정부의 각종 실업자 구제 대책 혜택을 못 받게 되니까 망설이게 되고, 그러면 ISBN을 받을 방법이 없고 블라블라. 그래, 그런 것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아직 독립인이 될 준비가 안 됐다는 뜻이겠지 (생각해보면 참 쓸 데 없는 망상일 뿐인데).

어쨌든 이런 행사를 통해서, 평소에 뜻 있는 사람들은 더욱 그 뜻을 활활 불사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일반 독자로 살겠다 하는 사람들도 세상엔 이렇게 다양한 컨텐츠들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더 바라는 게 있다면,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독립 출판물들이 어느 정도 팔리는 세상이 됐으면 싶고.


제4회 KT&G 상상마당 ABOUT BOOKS 사이트:
http://www.sangsangmadang.com/Library/gallery/grView.asp?seq=249&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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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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