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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여행 - 서울역 근처 가볼만한 곳 모음국내여행/서울 2017. 4. 5. 20:12
'서울역 고가공원' 개장일이 눈 앞에 성큼 다가왔다. 노후된 서울역 고가도로를 리모델링 해서 사람이 다니는 길로 만들어 공원으로 활용한다는 '서울로 7017' 프로젝트. 우여곡절도 있었고 기대와 우려가 함께 쏟아지고 있는 이 공원은, 5월 20일 개장을 목표로 이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서울역 고가공원이 개장하면 놀러가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아무래도 서울역 근처에 볼만 한 것들이 뭐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테다. 그래서 이 길과 연계해서 주변에 가볼만 한 곳들을 한 번 알아보겠다.
꼭 고가공원 나들이 때 뿐만이 아니더라도, 서울역에서 기차 타기 전에 시간이 남는다든가, 그냥 그 주변 동네에 놀러가고 싶을 때도 활용해보자. 의외로 서울역 주변에도 가볼만 한 곳들이 많다.
서울역
어느 역이나 만남과 헤어짐이 있지만, 서울이라는 특성상 서울역은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여행을 시작하고 끝낼 때 거치는 즐거운 장소일 수도 있고, 첫 상경의 생소함에 어리둥절했던 곳이기도 할 테고, 집을 떠나며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서울의 모습일 수도 있다.
요즘은 공항철도를 탑승하는 곳으로도 활용되어, 제주도나 해외로 떠나는 사람을 배웅하는 곳이기도 해서, 여러모로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곳이다. 하지만 옛 추억을 곱씹으며 조용히 상념에 젖기엔 서울역은 너무나 혼잡한 곳이고, 딱히 조용히 있을만 한 곳도 별로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그나마 역에서 잠시 멍하니 앉아있을만 한 곳이 바로 플랫폼 쪽 계단이다. 요즘 역에서 플랫폼으로 나가는 출입구에서는 검표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기차를 기다리거나 혹은 그냥 놀러온 듯 한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물론 여기도 혼잡한 곳이긴 하지만, 어느 맑은 날 하닐없이 플랫폼에 나가 따뜻한 햇살과 함께 기차를 잠시 바라보고 있을만 한 곳이다. 어쩌면 여기서 가만히 기차를 보고 있다가, 갑자기 만나야 했던 사람이 떠올라 오랜만에 전화 한 통 하게 될지도 모른다.
문화역서울 284
아직은 '구 서울역'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알려져 있는 건물이다. 구 역사가 폐쇄된 게 그리 먼 과거의 일이 아니라서, 이 역사를 이용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 많을 테다.
옛 서울역 건물은 이제 '문화역서울 284'라는 이름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별한 전시가 없을 때는 무료로 입장해서 내부 모습과 전시물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시로 유료 전시가 열리기 때문에, 방문하기 전에 미리 알아보는 게 좋다. 상설 무료 전시가 항상 열려 있으면 좋겠는데, 장소가 협소해서인지 그게 안 되는 게 참 아쉽다.
중림동 약현성당
서울역 서부 교차로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길 옆에 약현성당 입구가 보인다. 본당까지 가파른 언덕길이어서 약간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언덕이 그리 높지 않아서 산책삼아 느긋하게 올라가기 좋다.
약현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벽돌조 성당이다. 물론 국가문화재로 지정도 돼 있다. 본당 건물이 완공된 때가 1892년이고, 명동성당보다 6년 앞서 지어졌다.
이 성당은 처음부터 서소문 공원을 염두에 두고, 그곳을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에 지어졌다. 서소문 공원은 조선후기 천주교 박해 시기 때 순교자들을 처형하던 장소였다.
그래서 약현성당은 순교자들을 기리는 의미도 있는데, 본당 뒷쪽 건물로 넘어가면 '서소문 순교 성지 전시관'도 있다. 이 전시관에서는 약현성당의 역사와 함께, 조선후기 순교자들에 관한 내용들이 전시돼 있다. 종교적 관심이 없더라도 역사적 의미로 들러볼 만 하다.
서소문 역사공원
서울역 북쪽에 자리잡은 조그만 공원으로, '서소문 근린공원'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역사공원으로 바꾸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조선후기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하던 장소였고, 이를 기리는 탑도 있다.
약현성당과 함께 천주교 성지로 여겨지는 곳인데, 공사중이라 많은 사람들이 아쉽게 발길을 돌렸을 듯 하다. 서울역 고가공원 개장에 맞추어 역사공원으로 재개장 할 예정이므로, 기억해놨다가 고가공원 나들이 때 가보면 되겠다.
손기정 기념관
서울역에서 서쪽으로 500미터 쯤 떨어진 곳에 '손기정 체육공원'이 있다. 축구장, 농구장, 배드민턴장 등이 있어, 주민들이 각종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공원인데, 이 공원 안쪽에 '손기정 기념관'이 있다.
이 기념관은 손기정 선수의 모교인 양정의숙 건물을 리모델링 한 것으로, 외관은 옛 건물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나름 운치가 있다.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면 작은 전시관을 볼 수 있는데, 전시관만 보려고 가기엔 좀 부담스러운 거리다. 체육공원을 산책한다는 생각으로 한 번 들러보자.
국립극단 소극장 판
연극하면 대학로가 먼저 떠오를 수 밖에 없지만, 서울역 근처에도 연극을 볼 수 있는 극장이 있다. 서울역 서쪽 출입구, 공항철도 타는 쪽에서 바로 내려다보이는 빨간색의 인상적인 건물이 바로 '국립극단 소극장 판'이다. 서울역에서 아주 가까워서 잠시 남는 시간에 슬쩍 들러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냥 아무 계획 없이 놀러간다면 빨간색 건물 사진만 찍을 수 있을 뿐이다. 빨간색 건물 외에는 딱히 볼만 한 게 없는 것이 좀 아쉽다. 하지만 서울역 근처에서 연극 공연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겠다. 공연 스케줄은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체크하자.
서울스퀘어
서울역 광장 길 건너편, 남대문 경찰서 바로 옆에 커다랗게 버티고 선 건물이 바로 '서울스퀘어'다. 큰 회사들의 사무실로 쓰이는 건물이지만, 1층 일부와 지하층은 누구나 출입 가능하다. 특히 지하층은 쇼핑몰 처럼 돼 있어서, 식사를 하거나 잠시 쉬어가기 위해 들러볼 만 하다.
특히 서울스퀘어는 예전에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미생'을 촬영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하로 내려가면 드라마 미생 촬영 때 사용했던 대본과 소품들이 조금 전시되어 있다.
좀 더 사람들이 흥미롭게 볼만 한 전시관 같은 걸로 꾸며도 좋지 않을까 싶은데, 어쨌든 지금은 귀퉁이 진열대에 전시물들이 약간 나열된 정도다. 식당이나 카페와 함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있으니, 여정 중에 잠시 쉬었다 가는 곳으로 넣어보자.
백범광장
대우재단빌딩 뒷편 오르막 길을 올라가면, 힐튼 호텔을 지나서 '백범광장'으로 갈 수 있다. 남산공원 끄트머리라고 할 수 있는데, 좀 높은 오르막길을 걸어야하지만 그리 높거나 힘든 길이 아니므로 천천히 올라가면 딱 기분좋을 정도로 운동이 된다.
백범 김구 상, 이시영 선생 상 등이 있지만, 여기는 이 공간 자체로 좋은 곳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 뿐만 아니라, 맑은 날, 흐린 날,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 등 날씨에 따라서도 아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공간이라 어느 때든 마음이 답답할 때 올라가 볼 만 하다.
계속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어가면 안중근의사 기념관, 남산도서관이 가까이 있고, 내키면 계속해서 남산 꼭대기로 올라가볼 수도 있다.
안중근의사 기념관
딱히 더 설명할 필요도 없는 바로 그 안중근 의사다. 백범광장에서 아주 조금만 더 올라가면 만나볼 수 있으므로, 이왕 갔다면 여기도 한 번 들러보자.
단순히 판낼 설명만 나열한 정도가 아니라, 하얼삔 역 모양이라든가, 안중근 의사가 재판 받는 모습 등을 꾸며놓고, 역사적 현장에 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꾸며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특히 안중근 의사의 생각이라든가, 그가 사용했던 총과 탄알 모양 등 세밀한 내용들도 나와있어서, 그저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들을 더욱 깊이 배울 수 있다.
안중근의사 기념관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데, 매주 월요일과 설날, 추석 등은 휴관이다.
하절기는 10시에서 18시까지, 동절기는 10시에서 17시까지 관람 가능한데, 종료 1시간 전에 입장을 마감한다. 사실 관람시간을 아무리 최소한으로 잡아도 다 둘러보는데 30분 정도는 걸린다.
남산도서관
안중근의사 기념관을 정면으로 보고 왼쪽 옆 길로 들어가면 남산도서관으로 내려가는 샛길이 있다. 아주 가까이에 거의 붙어있다시피 있다. 남산도서관에 특별한 의미를 가진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마 대부분은 그냥 남산에 있는 도서관이라는 의미 뿐일 테다. 그리 특별할 것 없는 도서관인 것이 사실이기도 하고.
남산도서관은 잠시 쉬어간다는 의미로 가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생략하고 건너뛰어도 된다. 하지만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출출하다면 1층에 있는 식당을 한 번 가보자.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물론 많이 기대하지는 말고).
(남산도서관의 4500원 짜리 돈까스)
용산도서관 옆 엘리베이터 겸 쉼터
남산도서관 앞에서 길을 건너면 용산도서관이 나온다. 용산도서관 자체는 작은 규모의 동네 도서관일 뿐이지만, 이 옆에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특히 후암동 쪽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은 전망대를 겸하고 있다.
동네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가파른 오르막길을 힘든 내색 하나 없이 뛰어 올라가는 아이들을 볼 수도 있다. 오래된 느낌의 골목이나 동네를 좋아한다면 내친 김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동네 탐험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이곳을 언급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쪽에 버스 정류소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역 광장에서 402번 버스를 타면 이곳에서 하차할 수 있으므로, 버스를 이용해서 이곳까지 올라와서 백범광장을 보고 내려가는 계획을 짜도 좋다.
숭례문 (남대문)
숭례문은 백범광장이나 서울역 쪽에서 걸어가도 쉽게 닿을 수 있다. 사실 자주 지나다니는 입장에서는 크게 신기하지도 않은데, 외국인들 눈에는 다르게 보이나보다. 수문장 교대식 같은 걸 하면 아주 좋아하며 즐거워하는 외국인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버스를 타거나 남대문 시장으로 넘어갈 때 잠시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남대문 시장
남대문이 숭례문으로 바뀌었지만 남대문 시장은 숭례문 시장이 되지 않았다. 동대문 시장까지 합쳐서 이런 걸 외국인에게 설명하기는 참 어려운 이야기. 뭐 어쨌든 그 유명한 남대문 시장이다.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테다.
백범광장에서 걸어서 내려가도 쉽게 남대문 시장 쪽으로 진입할 수 있다. 전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남대문 시장도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기회 될 때 한번 씩 방문해보자. 물론 평소에 많이 움직이지 않던 사람들이라면, 이쯤돼서 다리가 풀릴 수 있으니 무리한 계획은 세우지 말자.
명동
남대문 시장을 구경하며 쭉 걸어가다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명동 번화가로 접어들 수 있다. 아직 체력이 남았다면 명동에서 하루 여정을 마감하는 것도 좋겠다.
이렇게 서울역을 중심으로 주변의 가볼만 한 곳들을 정리해봤다. 사실 여기에 소개한 곳들을 하루에 한꺼번에 다 본다는 건 좀 힘들 수도 있다. 아무리 좋은 구경도 몸이 피곤하면 좋게 느껴질 수 없으니, 체력을 생각해서 적당히 잘라서 계획을 세우도록 하자. 남기는 것도 있어야 다음에 또 볼 게 있으니까.
서울역 고가공원이 오픈하면, 그것과 연결해서 편리한 동선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서울역 근처에 이런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두고, 나중에 계획을 세울 때 참고하면 되겠다. 물론 날이 따뜻해서 몸이 근질근질하면 지금이라도 당장 한 번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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