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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도에서 시화방조제 건너 서울로 자전거 타기국내여행/서울 2018. 9. 4. 13:10
대부도에서 서울까지 자전거로 달려봤다. 갈때는 오이도 역까지 전철을 타고 가서 대부도로 들어갔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대부도에서 서울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다. 캠핑 여행이 아니라서 짐이 적었기 때문에 무거운 고물 철티비로도 비교적 빠르게 돌아올 수 있었는데, 그리 재밌는 길이 아니라서 딱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한강 자전거길이 광명 지나 안양, 군포까지 잘 연결되어 있으니 이쪽 길을 가든지, 아니면 오이도 역까지는 전철 타고 가서 쭉 뻗은 시화방조제를 한 번 타 보든지, 이렇게 구간 끊어서 하는게 좋겠다. 이걸 연결하면 재미없는 국도를 타야 해서 별 의미가 없다.
어쨌든 사진을 찍었으니 올려본다는 의미로 소개해본다.
시작은 대부도 남쪽 구석 펜션 단지(?). 새벽에 혼자 자전거를 타고 길을 나섰다.
지도를 보면 대부도는 섬을 가로지르는 301 국도 하나만 덩그라니 나오는데, 확대해서 잘 보면 샛길들이 보인다. 다음 지도를 보면 대부도 안에도 자전거길이 있는 걸로 나오는데, 그냥 자전거길이라고 색칠 조금 해놓은 정도니 속지 말자. 지도 보고 샛길 잘 타서 다니는게 제일 좋다.
국도는 많은 차들이 무섭게 다니니 웬만하면 피하도록 하자. 그래도 크게 위협하지는 않는 편이라 괜찮은 편이지만, 도로가 좁고 포장 상태가 좋지 않아 자전거로 달리기 좋지 않다. 오히려 샛길보다 못하다.
작은 길을 타고 잘 돌아 나왔지만, 시화방조제를 타려면 다시 국도로 나갈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새벽 시간이라 그나마 차가 별로 다니지 않아서 괜찮았다.
전날 들어갈 때 보니까 대부도를 버스여행 하는 커플도 있었다. 버스가 거의 오지 않는다며, 버스 탄 시간보다 걸은 시간이 더 많다더라. 불평을 하면서도 그래도 어쨌든 왔으니까 둘러보는 중이라고. 아무리봐도 대부도 버스 여행은 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이 사람들, 노래를 잘 못 들은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더라. 떠나요 둘이서 모든걸 훌훌버리고 대부도... 이렇게.
대부도 시골길을 달리다보니 농장 인부 구한다고 써붙인 곳이 많던데, 다음번엔 한 번 이런 곳에서 일을 해볼까 싶기도 한데, 안 될거야 아마.
거대한 바람개비가 보이면 이제 곧 시화방조제 시작. 해질녘에는 바람이 많이 불던데 아침에는 바람이 별로 없더라.
뭔가 엄청난 곳이 있지만 나하고는 상관 없고.
시화방조제는 차도 양쪽 옆으로 사람이나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있다. 어느쪽으로 가도 괜찮은 편인데, 대부도 들어가는 쪽을 정면으로 두고 왼쪽 편 인도가 길이 넓다. 오른쪽(북쪽)은 차도보다 높게 인도가 나 있는데, 까딱 잘못해서 떨어지면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게다가 폭도 좁고, 중간중간 이런저런 문제가 좀 있다.
나도 그랬지만, 대부도로 들어갈 때는 우측통행을 해야 하니까 당연히 오른쪽에 있는 인도를 타야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나갈때 보니까, 건너편 자전거길로 들어가도 된다. 양방향으로 통행할 수 있도록 선이 그어져 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쪽 길을 쌍방향으로 이용하고 있으니까.
요약하면, 시화방조제를 나갈 때나 들어갈 때나, 남쪽에 있는 인도를 이용하면 된다는 거다. 이쪽이 훨씬 편하다.
이렇게 양방향으로 오갈 수 있게 자전거길이 나 있다. 물론 자전거길 상태는 별로 좋지 않지만 일단 안전이 보장된다.
넓은 주차장으로 내려가면 먼 바다를 멍때릴 수도 있겠지만, 다시 올라오기 귀찮으므로 패스.
이 사진은 전날 들어갈 때 찍은 사진이다. 아까 위에서 소개한 반대편 방향 자전거길과 확연히 대비된다. 일단 길이 좁고, 가다보면 높이가 높아지는 곳도 있으며, 주차된 차량이 길을 막고 있는 구간도 있다. 여러모로 상쾌하게 달리기엔 좋지 않다. 이쪽이 길 상태는 조금 더 좋은 편이긴 한데, 이래저래 걸리적거리는 것들이 많다.
이쪽 길을 미리 알았더라면 전날 차도 갓길 비슷한 길을 달리며 엄청난 속도로 지나가는 자동차들과 씨름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길따라 가기만 하면 오이도 역까지 쉽게 갈 수 있다.
오이도 역에서 바닷가 쪽으로 나가면 공원으로 조성된 공간에 자전거길이 잘 닦여 있다. 오히려 시화방조제보다 이쪽 길이 더 상쾌하고 예쁜 편이다. 길이가 짧다는게 아쉽지만.
오이도역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배를 채웠다. 이번 여행길에는 짐이 저 가방 하나와 등에 멘 작은 가방 하나가 전부였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한 자전거 관련 공구와 펌프 정도가 들어있고, 물도 저 가방 안에 다 집어넣었다. 오랜만에 짐 없이 달리니까 속력도 좀 나서 즐거웠지만, 그래봤자 시속 10킬로미터 남짓이다.
국토종주도 이 자전거로 했는데, 이건 12만 원짜리 접이식 자전거다. 이미 낡기도 해서 속력이 잘 나지도 않지만, 접이식 자전거라 무겁고 해서 느린 이유도 있는 듯 하다. 그래도 내 상황에선 접이식 자전거가 이득이 있다. 어딘가 나갔다가 이제 그만 타자 싶으면 접어서 전철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접으면 거의 아무때나 전철을 탈 수 있다.
게다가 지방으로 갔을 때도 시외버스를 탈 때, 자전거를 접으면 거의 짐칸에 넣을 수 있다. 간혹 자전거 이용자가 많아서 짐칸에 자전거를 못 넣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는데, 접이식은 접어서 구겨 넣으면 어떻게든 들어가기 때문에 그럴 걱정이 거의 없다.
그래서 접이식 자전거를 애용하는데, 사실은 집이 좁아서 둘 데가 없어서라는 이유가 가장 크다. 다들 잘 알겠지만, 어떤 거든 취미생활을 하려면 일단 집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난 자전거가 취미가 아니고 생존이랄까. 자동차 대용이랄까. 뭐 그렇다. 집밥을 먹으려면 일단 집이 있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 월세방에서 먹는 밥은 월세밥일 뿐.
오이도역을 지나서 시흥을 살짝 스쳐서 광명 쪽으로 간다. 중간 목적지는 광명스피돔. 거기까지만 가면 목감천 자전거길이 있다. 목감천 자전거길은 안양천 자전거길과 만나고, 계속해서 북쪽으로 가면 한강 자전거길이 나온다. 그래서 광명스피돔까지만 가면 그 이후는 잘 닦인 자전거길만 달리면 된다.
시흥 외곽 쪽 길도 업힐이 몇 개 있어서 그렇지 길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오이도역에서 시흥 외곽으로 접어드는 접경 지역이 갓길도 별로 없고 해서 애매한 편인데, 잠시만 참으며 자동차 조심해서 달리면 된다. 양쪽 다 경치 같은 건 딱히 볼 게 없다.
여기가 소래저수지였나 그랬을 거다. 시흥 쪽은 업다운이 계속돼서 좀 지겹기도 하고 그렇다.
광명인지 시흥인지 잘 모르겠지만, 시내로 들어서니 역곡천이라는 작은 물길이 나왔고, 이쪽에도 자전거길이 있었다. 나중에 지도를 완전 확대해서 보니까 자전거길이 보이긴 하던데, 이날은 점심 먹으려고 동네 편의점 찾아 들어갔다가 얻어 걸렸다.
여기서부터는 딱히 후기 쓰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계속해서 자전거길이다. 한강 자전거길과 비슷하게 잘 닦여 있어서 그냥 페달만 밟으면 된다.
저 너머 보이는 광명스피돔. 이쯤되면 지도가 없어도 이정표와 감으로도 서울까지 잘 찾아갈 수 있다. 한강 자전거길이 이제 지겹다면 이쪽까지 쭉 한 번 내려와봐도 좋겠다. 이쪽은 강변 공원이 그리 넓지 않아서, 공원 벗어나서 조금만 동네 쪽으로 가면 편의점 같은 것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전거길 따라서 쭉쭉 달리면 지하철 1호선도 보이고, 여의도 국회의사당도 금방 나온다. 동대문구까지 가야하지만, 이쯤 되면 집에 다 온거나 마찬가지다.
국회의사당 돔을 볼 때마다 생각하는 건데, 저기다 지구 북반구를 그려 넣으면 어떨까. 폼 나잖아.
이후부터는 자전거 좀 탄 사람들은 이미 익숙한 한강 자전거길.
반포대교 옆 세빛섬도 지난다. 세빛섬 요즘은 간간이 행사를 할 때 아니면 거의 텅 비어있던데, 이거 그냥 벤처 보육센터 같은 걸로 만들면 어떨까 싶기도 한데, 그러기엔 규모가 또 너무 작지. 참 애매한 곳이다.
반포대교 건너서 중랑천으로 접어들었다. 이쯤에서 여행기는 끝. 한 100킬로미터 쯤 되나. 대부도 자전거 여행 별 거 아니다. 해보려면 해보시든지. 자전거 그까이꺼 대충 타면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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