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엠모바일 알뜰폰으로 번호이동을 했다. 여러가지 조건들을 생각하고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하고 옮겼는데, 그 과정을 소개해보겠다. 혹시나 누군가는 글을 읽다가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을 테니까.

 

 

SKT 표준요금제 해지

 

일단 기존 사용하던 것은 'SKT 표준요금제'였다. 이건 그냥 전화 받을 수는 있소 정도로 유지할 수 있는, SKT에서 가장 싼 요금제다. 월 요금 12100원. 주는 건 문자 50건 뿐. T wifi를 이용할 수 있고, 멤버쉽 혜택도 있다.

 

가끔 데이터가 필요할 때는 데이터쿠폰을 사서 충전했다. 100MB부터 3GB까지 따로 사서 충전할 수 있는데, 이게 유효기간이 1년이라 적당히 아껴서 쓰면 1년 내내 쓸 수도 있었다.

 

전화 통화를 하면 무조건 초당 과금으로 요금이 나왔고, 문자도 좀 많이 쓰는 달에는 초과 요금이 나왔다. 데이터 쿠폰 구입한다고 1년에 한 번 정도는 또 만 원 넘게 돈을 썼고. 그렇게 따지고 보면, 월 평균 최소 15,000원 정도는 쓴 셈이다.

 

이걸 유지한 것은 당연히 약정 때문. 핸드폰 공짜로 받는 조건으로 2년 약정의 노예가 됐다. 이번에도 약정 끝나고 봤더니, 홍미노트5를 공짜로 주고 있어서 잠시 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벗어날 때가 됐다.

 

이제 헤어진다니. 하나도 안 슬퍼. 됐거든.

 

 

티플러스, 해외 자동 로밍 안 됨

 

가장 먼저 눈길이 간 것은 티플러스였다. 행사중인 천사요금제 시리즈가 가격 대비 혜택이 좋아 보였고, 그럭저럭 이용할 만 한 싼 요금제들이 많았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가입 신청까지 다 끝내고, 3일을 기다렸고, 콜센터에서 개통 확인 전화가 왔다. 그런데 조건을 기계적으로 빠르게 줄줄 읊어주는데, 중간에 "해외자동로밍이 안 되고..."라는 말이 나와서, 스탑하고 몇 번이나 물어봤다.

 

- 해외 자동 로밍이 안 된다구요?

- 네.

- 해외에서 SMS도 받을 수 없다는 거죠?

- 네, 고객님.

 

바로 취소.

 

즉, 티플러스의 SKT망은 해외자동로밍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걸 애초에 알았다면 괜히 시간 낭비하고 힘 빼지도 않았을 거다.

 

물론 로밍이 필요 없는 사람이라면, 이 기능이 없는 대신 싼 요금제를 사용하면 좋다. 그래서 이런 요금제를 만든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이런 제약 조건이 있으면 홈페이지에 적어놔야 할 텐데, 나름 조건 따진다고 자세히 봤지만 이런 내용은 전혀 없었다. 콜센터에서 기계적으로 알려주는 내용도 그냥 흘려 듣고 가입했으면 모르고 넘어갔겠지.

 

여기에 데여서 다른 알뜰폰 업체에도 문의할 때, 꼭 해외자동로밍이 되는지 물었다. 여태까지는 당연히 되는 걸로 생각했던 것이, 이제는 그렇지 않게 됐다.

 

 

아이즈 모바일, 고민은 했지만

 

끝까지 고민했던게 '아이즈 모바일'이었다. 여기는 'LTE 표준 01' 혹은 '3G 표준 01'이라는 요금제가 있는데, 음성이고 데이터고 아무것도 없고 월 1100원만 내면 회선을 유지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이게 해외자동로밍이 돼서, 해외에서도 SMS를 받을 수 있다는 거다. 그러면 해외 장기 여행을 가도 본인인증 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즈 모바일에는 한국에서 일상용으로 사용하기에 적당히 싼 요금제가 없다는 거였다. 내 목표는 한국에서 적당히 사용하다가, 해외로 나갈 때 회선 유지용 요금제로 바꾸는 거였는데, 그 용도에 적당한 요금제가 없었던 거다. 물론 돈을 좀 더 내면 괜찮은 것들이 있지만, 난 월 5천 원 정도만 쓰고 싶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포기. 다른 알뜰폰 업체들도 아무것도 안 주고, 해외자동로밍 되는 본인인증용 요금제를 월 1천 원에서 2천 원 정도로 내놓으면 좋을 텐데.

 

의외로 이쪽이 가입자가 좀 있을 테다. 더군다나 해외 유학이나, 장기 여행자들은 긴 시간동안 타사로 옮기지도 않을 테니, 안정적인 수익도 될 테고. 푼돈이라 관심 없는 건가. 어쨌든 좀 아쉽다.

 

 

KT 엠모바일 가입

 

사실 'KT M모바일'은 가입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기본으로 나와있는 요금제들이 싼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알뜰폰 업체들을 비교하면서 세월을 보내던 어느날, 우연히 여기서 5390원 짜리 요금제 이벤트를 하길래 바로 가입했다.

 

이 정도면 지금 쓰고 있는 만 원 넘는 요금제의 반 가격이라, 이대로 해외로 나간다해도 손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기도 좋은 조건이다.

 

 

 

 

 

'실용 USIM 1.7' 요금제. 매월 데이터 1.5GB, 음성통화 100분, 문자 100건을 준다. 그러면서 월 요금은 5390원. 원래 요금에서 프로모션 할인을 해서 빼주는 방식이다. 가입비도 없고, 유심 구입비도 없다. 번호이동 수수료만 800원 더 붙는다.

 

한시적 프로모션이라고는 하지만, 작년에도 했던 이벤트다. 기간 지나도 기다려보면 또 할지도 모른다.

 

여기가 다른 알뜰폰 업체들과 좀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 일단 이벤트지만 유심비가 무료라는 것. 그리고 유심을 고를 때, 3G와 LTE 둘 중 하나만 고르면 된다. 다른 곳은 마이크로 유심과 나노 유심도 골라야 한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가입 신청을 했더니, 확인 전화 없이 일단 유심부터 냅다 보내는 전투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혹시 실수라도 하면 큰일난다. 그래도 그렇게 빠르게 일 처리를 해서인지, 신청한 바로 다음날 우체국 택배(등기)로 유심을 받고 개통했다. 만 하루도 안 걸려서 개통했다.

 

물론 아쉬운 점은 있는데, 이건 아마 모든 알뜰폰 업체가 다 그럴 테지만, 본인인증 수단이 신용카드와 범용 공인인증서 두 가지 뿐이라는 거다. 범용 공인인증서는 유료로 돈 내고 사야하는 거고, 신용카드는 없는 사람도 꽤 있다. 이러면 인터넷으로 알뜰폰 가입할 수 있는 사람 범위가 확 줄어들 텐데. 이건 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지만, 모르겠다 알아서 하겠지.

 

어쨌든 가입 신청은, 본인 인증을 위한 신용카드나 범용 공인인증서, 그리고 신분증만 있으면 쉽게 할 수 있다.

 

KT 엠모바일 알뜰폰 번호이동 유심변경 가입 개통 기록

 

홈페이지에서 가입신청을 한지 몇 시간 후에, 유심을 보내버리겠다는 문자가 왔다. 확인 전화라도 있을 줄 알았더니 그런 것 없다. 문답무용. 낙장불입. 어차피 할 거라면 질문이 무슨 소용인가. 뭐 그건 그것대로 좋다고 할 수 있겠다.

 

다음날 우체국 택배로 유심이 왔다. 뽁뽁이가 내장된 편지봉투.

 

KT 엠모바일 알뜰폰 번호이동 유심변경 가입 개통 기록

 

안에는 나노 유심(USIM)과 유심 어댑터, 그리고 없으면 허전할 것 같아서 넣어본 듯 한 간단한 설명 종이가 들어있다.

 

이래서 KT 엠모바일은 가입신청 때 마이크로 유심이냐 나노 유심이냐를 묻지 않았던 거다. 유심 어댑터에 나노유심을 끼우면 모든 트래이에 넣을 수 있으니까.

 

 

내가 가진 스마트폰도 마이크로 유심이 들어가는 거라서 어댑터를 사용했다. 잘 들어갔고, 아무 문제 없었다. 참고로, 이것과 거의 똑같은 유심 어댑터가 다이소에서 천 원 한다.

 

근데 요즘 유심 칩 자체가 어떻게 뜯느냐에 따라서 사이즈 조절이 되는게 있는데, 그걸 안 쓰고 왜 이런걸 쓰는지는 좀 의문이다. 뭐 나름 사정이 있겠지.

 

 

유심을 받으면 조급해져서 뭔가 막 움직여야 할 것만 같은 강박에 빠질 수 있지만, 고객센터에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그냥 기다려야 한다. 대략 오늘 안에는 되겠지, 아니면 내일 해 주겠지하고 기다리자. 

 

몇 시간 있으니, SKT에서 막 문자를 보낸다. "고갱님 잘가~"하는 문자와 함께, '번호이동 사전동의' 링크를 보내준다. 링크를 누르면 웹페이지가 열린다. 딱히 할 거는 없고, 그냥 내역들 보고, 동의 버튼만 누르면 된다.

 

 

번호이동 사전동의 페이지는 대략 이런 내용들이 나온다. 아아 해방이다. 나의 독립 만세.

 

동의 버튼을 누르고 또 한참 있으니, SKT에서 문자를 또 와르르 보낸다. 지금까지 발생한 요금이 있으면 이번달에 합산해서 청구한다는 똑같은 내용의 문자를 대체 몇 개나 보내는 거냐. 그만해.

 

그러다보면 드디어 .kt 엠모바일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온다. 뭔가 뻔한 내용을 읽어준다. 발생한 요금이 있으면 이번달 요금에 합산해서 청구되고, 전화 끝난 후에 개통 문자가 오면 유심 갈아끼고 몇 번 껐다켜면 되는데, 상담원 목소리가 귀엽다. 줄줄줄 읽어주고 끝이다.

 

 

그러면 바로 번호이동 개통 문자가 날아온다. 10분 후에 유심을 갈아끼란다. 첨단기기는 메뉴얼대로 해 주는게 좋다.

 

 

그런데 1분도 지나지 않아서 핸드폰 통신이 안 된다. SKT에서 해지가 완료돼서, 이쪽 전파 수신을 못 하는 거다. 고요의 시간.

 

이때쯤 유심을 갈아끼우고 부팅하면 된다.

 

 

 

바로 유심을 인식했고, 핸드폰에서 유심에 정보 등록을 한다는 메시지가 뜬 다음, 재부팅하라고 나온다. 다시 한 번 껐다켜니, 올레(olleh) KT가 잡혔고, 가입환영 문자가 왔다. 문자 왔으니 됐다. 다 필요없어. 끝.

 

 

p.s.

기기에 따라 VoLTE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OMD 등록을 해야한다. 그리고 요금제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엠모바일은 올레 와이파이(olleh wifi)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것도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맥 어드레스를 등록해야 한다.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