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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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는 푸르다 - 경기도 양주시 1박 2일 1/2국내여행/경기도 2011. 6. 3. 02:07
양주는 푸르다. 양주시 어딜 가도 나즈막한 산과 푸른 초목들이 아담하게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늦은 봄볕이 점점 열기를 뿜어내자, 나무 사이로 구슬땀 같은 햇볕이 방울방울 쏟아져 내렸고, 그 아래 한 줄기 실개천은 이제 여름이 왔다고 조잘조잘 낮은 소리로 노래하며 흐르고 있었다. 양주는 서울 종로에서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남짓 되는 거리였다. 지명이 낯설어 검색을 해 보아도 외국 술 양주만 검색 돼 나와 난감했던 곳. 포천, 의정부, 파주는 잘 알면서도, 그곳들로 가기 위해 지나는 양주시는 정작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정말 그런 곳이 있긴 있나 하며 의아했던 곳. 차라리 장흥이 더욱 알려져 있어서, 장흥이라고 하면 그나마 이름은 들어 봤다고 할 만 한 곳. 그곳으로 1박 2일 동안 양주시가 진행한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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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끝나도 멈추지 않았다 - 주말마다 펼쳐지는 인천 차이나타운 거리예술제국내여행/경기도 2011. 6. 2. 03:15
인천 차이나타운은 가까워 보이면서도 참 먼 곳이다.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가면 한 시간은 충분히 넘고, 출발하는 곳에 따라 두 시간 씩 걸리기도 한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1호선을 타고 꾸벅꾸벅 졸다가 종점까지 가면 되니까 내릴 곳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 하지만 급행열차를 탈 경우엔 동인천에서 내려서 다시 한 정거장을 더 가야 하기 때문에 약간 귀찮기도 하다. 그 고생을 감안하고라도 가끔씩은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아갈 만 하다. 천안까지 호두과자 사 먹으러도 가는데, 인천까지 자장면 한 그릇 먹으러 못 갈소냐. 어느 울적한 날 나름 기차여행이라 생각하고 찾아가서는 자장면 한 그릇 후딱 해치우고 다시 버스를 잡아 타면, 환승이라고 찍히면서 차비를 아낄 수 있는 절묘한 기술을 구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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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용이 뛰어 놀던 홍등의 거리 - 인천 중국의 날 문화축제, 차이나타운국내여행/경기도 2011. 6. 2. 01:17
삼삼오오 손 잡고 길 따라 걷는 사람들 소리만 울려 퍼지던 한낮의 뜨거운 하늘 아래, 어디선가 둥둥둥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축제구역이 그리 넓지 않기에, 북소리를 따라 걸어가니 이내 소리가 들려 오는 곳을 찾아낼 수 있었다. 차이나타운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고, '인천 중국의 날 문화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길거리 퍼레이드 공연'이 막 시작되려는 참이었다. 북소리가 워낙 크고 요란했기에 다른 사람들도 무슨 일인가 의아해하며 슬금슬금 모여들었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로 '자장면 거리'는 금방 빽빽하게 메워졌다. 퍼레이드 행사에서 통제를 담당한 사람들은 군중을 원형으로 둘러 서게끔 했는데, 자꾸만 앞으로 밀려 나오는 사람들 때문에 일정한 원형을 유지하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그 원 안쪽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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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재미와 독특한 분위기 - 인천 중국의 날 문화축제, 인천 차이나타운국내여행/경기도 2011. 6. 1. 14:16
인천 차이나타운에서는 해마다 축제가 열린다. '인천 - 중국의 날 문화축제'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 축제는,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이한 2002년부터 열리기 시작했다.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이런 축제가 열리는 것은 당연하다 싶을 정도로 딱 어울리는 일이다. 우리나라가 개항을 시작하면서 공식적으로 맨 처음으로 중국인들을 거주할 수 있도록 허가한 곳이 지금의 인천 차이나타운이다. 게다가 자장면의 발상지로도 유명하고 지금도 화교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라, 인천 차이나타운은 한중수교를 기념하며 축제를 할 이유가 충분한 곳이다. 원래 이 축제는 10월 초에 열렸다고 하는데, 올해(2011년)는 4월 말에 열렸다. 행사 때마다 조금씩 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차츰차츰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이 축제에서 차이나타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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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의 발상지 인천 차이나타운 - 인천 중국의 날 문화축제국내여행/경기도 2011. 5. 31. 16:37
인천 차이나타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자장면이다. 자장면의 발상지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데다가, 명성에 걸맞게 수많은 중국집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차이나타운까지 가서 자장면 한 그릇 안 먹고 온다는 건 마치, 놀이공원 가서 롤러코스터를 안 타고 오는 것만큼이나 허전한 일이다. 비단 차이나타운까지 가지 않아도 자장면은 가볍게 한 끼 떼울 수 있는 음식으로 우리 일상에서 친근한 음식이다. 저 먼 외딴섬 절벽 아래 낚싯꾼들이 주문 해도 배달 간다는 자장면. 그런 자장면도 사실은 중국 산둥반도의 작장면(炸醬麵: zhajiangmian)이 시조라 한다. 1884년에 들어온 청국 사람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건너왔을 거라고 추측된다. ▲ 이번 인천-중국의 날 문화축제 때는 인천 홍보대사인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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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꽃 뒤로 하고 멀리 내 님 떠나시네 - 강화 고려산 진달래 축제, 낙조봉 일몰국내여행/경기도 2011. 5. 9. 19:32
낙조를 기다렸다. 강화8경 중 하나라고 일컬어지는 고려산의 낙조는 고려산 서쪽에 있는 낙조봉에서 보는 것이 좋다 했다. 고려산에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낮은 언덕 몇 개를 넘다가 마지막으로 가장 높은 언덕을 올랐더니 낙조봉이었다. 억새 밭 펼쳐진 산등성이 너머로 내가저수지(고려저수지)를 중심으로 한 조그만 마을이 보였다. 그 너머로 외포리 앞바다와 멀리 석모도까지 거뭇하게 보여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 전망대로 손색이 없었다. 낙조봉 바로 아래에는 낙조전망대가 있다. 이 전망대는 적석사에서 낙조를 감상하는 사람들의 안전문제와 편의를 위해 설치해 놓은 것이라 한다. 산의 일부분에 나무로 평평한 터를 만들어 놓아, 낙조를 감상하기 편하게 만들어 놓았다. 아무래도 크게 볼 거리 없는 단조로운 모양새의 낙조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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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산 정상에서 낙조봉 가는 길 - 강화 고려산 진달래 축제국내여행/경기도 2011. 5. 9. 18:37
고려산 정상에서 나무로 된 산책로를 따라 약간 내려가면 진달래꽃 군락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북쪽 사면에 넓게 자리한 군락지를 시원스럽게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기에 등산객들의 발걸음 또한 자연스레 이곳으로 옮겨진다. 그래서 전망대 주변은 축제기간 내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데, 인파는 나무로 된 산책로가 끝나는 곳까지 줄을 잇는다. 이윽고 편한 산책로가 끝나면 여느 산에서나 볼 수 있는 흙 길이 펼쳐지는데, 이즈음 돼서는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길을 택해서 흩어진다. 대부분은 산을 내려가서 다시 출발했던 그 자리로 돌아가는 등산로를 택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능선을 따라 앞으로 놓인 길을 계속해서 밟아가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만 하다. 아마도 몰고 온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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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꽃 만발한 고향의 봄 - 강화 고려산 진달래 축제국내여행/경기도 2011. 5. 9. 17:57
온 누리에 따듯한 기운이 감돈다. 새로운 생명의 힘찬 박동 소리가 맑은 하늘 저 너머로 울려 퍼진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얇아지고, 점심 때가 지날 때까지 방금 전에 자다 깬 사람처럼 노곤함이 몸에서 떨어지질 않는다. 일이고 뭐고 다 집어 치우고 낮잠 한 숨 잤으면 딱 좋을 듯 한 햇살 속에서 어지러운 아지랑이가 맴맴 맴돈다. 봄이다, 봄. 누가 말 해 주지 않아도, 굳이 달력을 보지 않아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그 계절, 봄이 다시 찾아왔다. 봄은 그렇게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시나브로 내 곁에 다가와서 어느새 배를 착 깔고 엎드려 있다. 삭막한 빌딩 숲에서 생활하는 신 인류가 봄을 알아차렸을 때, 이미 봄은 중천에 뜬 태양처럼 한창을 맞이하고 있다. 봄은 그렇게 시골을 야금야금 집어 삼키다가 아무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