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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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솜사탕사진일기 2009. 11. 26. 02:59
시간이 한없이 늘어져간다. 나는 자판을 잡고는 있지만 마땅히 쓸 말이 없다. 희뿌연 하늘처럼 머릿속이 까마득해진다. 그리고 시간은 나를 용서치 않았다. 나도 매일 똑같은 시간 속에서 한 번 즘은 작고 달콤한 솜사탕을 음미할 시간 정도는 가져도 된다고 생각해. 하지만 이상하게도 찾을 때면 보이지 않다가도, 어느날 문득 길 가다가 불현듯 잊고 있던 옛 추억이라도 되는 양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지. 그럴 때면 어쩐지 빛바랜 추억처럼, 그래 나도 달콤한 솜사탕을 먹을 정도의 자격은 있다고 봐 라고 생각하다가도 바삐 발걸음을 옮기지. 사실은 딱히 바쁜 것도 아니야, 사실은 딱히 가야하는 것도 아니야, 사실은 딱히 내가 있어야만 하는 자리도 아니야. 마치 다른 사람들에게 나도 이렇게 바삐 걸어간다는 걸 보여주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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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작은 데코레이션 - 서울시립미술관, 아시아 현대미술 프로젝트 City_net Asia 2009국내여행/서울 2009. 11. 25. 03:45
지난 (2009년) 9월 30일부터 11월 22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아시아 현대미술 프로젝트 City_net Asia 2009' 전을 개최했다. 이 전시회는 격년제로 열리는 프로젝트로,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했다. 서구 중심의 미술무대로 점철된 현 상황에 아시아의 현대미술을 소개하고 위상을 확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된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는 서울 시립미술관, 이스탄불 현대미술관, 동경 모리미술관, 북경 금일미술관의 4개 도시가 참여해서 젊은 현대미술가들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선보였다. 작품 수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천 원도 안 되는 저렴한 입장료로 아시아 각국의 현대미술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었다. 각 미술관별로 큐레이터들이 나름의 주제를 가지고 작품들을 선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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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해서 좋아요 가든파이브취재파일 2009. 11. 24. 15:56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끌벅적하게 TV로 광고를 하던 '가든 파이브', 기억하시나요? "사람들이 막 몰려오고 있습니다~"라면서 떠들썩한 광고를 선보였었죠. 저도 그 광고를 보고, 서울 인근에 뭔가 큰 쇼핑센터가 생기나보다 했었죠. 그러고는 한동안 까먹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인터넷으로 이런 뉴스를 봤어요. [르포] 유령도시(?) 연상시키는 2조원대 규모의 ‘가든파이브’ 가보니 오오 유령도시... 어쩐지 어둠의 포스가 막 끌어당기는 느낌. 드디어 호기심 발동! 저도 한 번 가 보기로 했죠. 외관은 참 멀쩡하게 생겼더군요. 삼성동 코엑스몰의 6배 덩치래요. 그래서 동남권 최대 규모라더군요. 가든파이브는 크게 3개 블록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가블록은 '라이프', 영화관을 비롯한 쇼핑센터. 나블록은 '웍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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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야하나요사진일기 2009. 10. 16. 03:07
벌써 털모자가 나왔네요. 그러고보니 밤 기온이 쌀쌀하다못해 춥기까지 하네요. 털모자를 보고서야, 아 춥구나라고 느꼈어요. 그렇게 바쁜 것도 아닌데 어째서 계절이 가는 것도 모르고 있었을까요. 아마 이번 환절기엔 감기에 걸리지 않은 탓이겠죠. 감기는 안 와도 겨울은 오려나보네요. 언제부턴가 겨울이 점점 춥게 느껴졌어요. 해마다 겨울 온도는 상승하고 있다고 하는데, 몸이 허해서 그런가요. 그런 이유도 있긴 하겠네요. 하지만 진짜 이유는 아마도, 점점 차가워지는 사람들의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고, 세월이 하 수상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려니, 그러려니 하고 넘겨요. 은근슬쩍 넘어가는 계절처럼, 그렇게 넘어가요. 이제 보라색 겨울이 오면 조금은 행복해 지려니, 그러려니,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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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끝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31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11. 20:17
비행기 탑승일 하루 전날 밤에 다시 방콕으로 내려왔다. 치앙마이가 시원하고 아늑해서 조금이라도 더 오래 있고 싶었는데, 그래도 하루 전엔 방콕에 와 있어야 안전하지 싶었다. 생각같아서는 당일날 바로 도착해서 공항으로 가고 싶었지만. 어쨌든 이제 여행 막바지. 오늘도 햇볕이 쨍쨍한 방콕의 날씨. 돌아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치앙마이가 그립다. 하루종일 방에서 뒹굴거리고 싶었지만, 낮 12시 까지 체크아웃 하고 방을 빼야 했기 때문에 쫓겨나듯 거리로 나갔다. 체크아웃 때문에 여행지에선 부지런해 질 수 밖에 없는 가난한 여행자. 밤에 비행기를 타야 했기 때문에 가방도 다 짊어지고 하루종일 방콕 시내를 돌아다녔다. 맨 먼저 간 곳은 제일 만만한 왕궁. 부처님 발바닥도 보고~ ㅡㅅㅡ; 일렬로 쭉 늘어선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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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주말시장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30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11. 16:48
치앙마이의 동쪽 성벽에 있는 타패 문(Tha Phae Gate)은 주말이면 사람으로 북적인다. 주말시장이 서기 때문이다. 주말시장은 야시장(Night Bazaar)보다 더욱 다양한 물건들과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마치 축제장 같은 분위기다. 성벽 근처 뿐만이 아니라, 성벽 안쪽으로도 약 300미터 정도 되는 거리를 따라 빼곡히 노점들이 들어차고, 근처 사원 앞마당이나 공터에서는 각종 먹거리 노점들이 임시로 판을 펴기 때문에,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치앙마이의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딱히 뭔가 살 게 없다 하더라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매료되면 은근히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까, 이왕 치앙마이를 갔다면 이 주말시장도 꼭 구경하라고 권하고 싶다. 평소엔 아무것도 없는, 있어봤자 먹거리 노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