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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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나버린 계절에 이미 지나버린 추억들사진일기 2010. 4. 29. 18:34
윈난에서 산 수첩, 인도에서 산 성냥, 티벳 숙소에서 받은 머리빗, 스리랑카에서 산 세탁세재, 프랑스 갔던 비행기 표, 인천공항용 버스표, 그리고 여기저기 기억도 나지 않는 많은 곳에서 얻은 비누와 샴푸들. 갑자기 이런 것들을 꺼내든 건 태국 반정부 시위 뉴스를 접하고 나서였다. 몇 사람이 사망하기까지 했다는 최근의 뉴스. 그런데- 몹쓸 생각이지만, 솔직히 나는 그 뉴스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태국은 가뜩이나 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올라서 관광객이 줄었는데, 저런 유혈사태까지 벌어졌으니 그나마 있던 관광객들도 발길을 돌릴테고, 그러면 지금 상태로는 여행자를 위한 숙소의 가격을 흥정하긴 쉽겠구나. 태국은 잘만 다니면 인도보다 깨끗하고 우아(?)하게 지내면서도 그 비슷한 가격으로 다닐 수 있는 곳이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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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주 광 엑스포 - 가식버전국내여행/전라도 2010. 4. 26. 00:58
2010년 4월 2일부터 5월 9일까지 광주에서 '2010 광주 세계 광 엑스포'가 열려요. 빛고을 광주라는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와 '빛'을 주제로 엑스포 행사를 하고 있는거죠. TV나 인터넷의 홍보용 동영상으로 미리 살짝 구경한 빛의 축제가 너무너무 아름답게 보여서 저도 꼭 한 번 가고싶었는데, 이제서야 시간이 났네요. 자, 여러분들도 사진으로나마 광주 광 엑스포를 한 번 구경해 보세요~ ^^/ 입구 들어가기 전에 마스코트와 함께 입구를 찍어 보았어요. 역시 광 엑스포라는 빛의 축제장답게 입구부터 깔끔하고 깨끗한 빛의 조합들이 돋보이네요. 제 카메라가 휴대용 똑딱이인데 이 정도로 찍혔다면, DSLR은 정말 사진 찍을 만 하겠죠? 입구로 들어가서 화려한 불빛이 보이는 쪽으로 쭉 걸어가면, 이번 광주 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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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동피랑에서 벽화를 그렸어요국내여행/경상도 2010. 4. 12. 00:39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통영 동피랑 마을에서 벽화를 그리고 왔어요. 쌓인 일도 뒤로하고, 블로그 업데이트도 잠시 중단하고, 식음을 전폐하고(비싸서 밥 제대로 못 먹었음 ;ㅁ;) 그린 벽화는 만화 네 컷. 처음에는 그냥 화사한 꽃그림을 그리려고 했지만, 가만 보니 벽화에는 꽃그림이 많기도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만만하게 작업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해서 접었지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내 웹툰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만화 벽화. 만화라는 장르를 선택하니 욕심이 조금 더 났죠. 단지 예쁘고 화려하고 보기좋은 벽화들은 가득가득 널려 있으니, 뭔가 메시지를 주자라는 것. 일단 화사하고 깔끔하고 아기자기 귀여운 점을 내세워, 그림 자체는 꼬마들이 좋아할 수 있을 만 한 쪽으로 표현. 그리고 깊은 의미를 좀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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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오고 있는 걸까사진일기 2010. 4. 1. 03:12
수만가지 고민들로 잠 못 이루는 밤에 잠식당하는 영혼의 위태로운 날갯짓. 비로 내려 가슴에 박히는 어둠, 이슬로 내려 눈에 맺히는 슬픔. 그 너머 아스라히 내려다보이는 작고 하얀 둥근 보름달. 그 위로 파아란 그림자를 드리우며 스쳐 지나는 작은 소행성. 지겹다. 사람들은 어쩌면 저리도 굳건히 땅에 박힌 나무처럼 서 있을 수 있을까. 나는 어쩌면 이렇게 세상을 떠도는 소행성으로 떠다니게 되었을까. 언젠가 기력이 다하면 한 줌 재도 남지 않고 모두 타 없어질 덩어리. 때로는 부드러운 흙이 되어 새싹을 키워내는 그들이 부럽기도 하다. 해야 할 일들, 하고싶은 일들이 밀리고 쌓였다. 하지만 그 어떤 일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피곤함. 세상 모든 짐을 짊어지고 있는 것 만큼의 피곤함. 아마도 몇 백 만년 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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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 선광집과 삼양성당 - 충북 팸투어국내여행/충청도 2010. 3. 20. 02:33
충북 팸투어로 갔던 옥천의 '선광집'은 나중에 다시 한 번 찾아가 보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물론 생선국수가 입맛에 맞지 않는 분들도 있었는데, 내 입맛에는 맞았다. 게다가 도리뱅뱅이... 아아... 파전 위에 도리뱅뱅이 올려놓고 막걸리랑 쌈 싸서 먹으면 딱 좋을 듯. ;ㅁ;/ 거기서 소주 조금(!) 먹고 찾아간 곳이 삼양성당이었는데, 여기는 햇볕 쨍한 날에 가보면 파스텔 톤의 외벽이 돋보일 듯 하다. 우리가 갔을 때는 날이 흐려서 색이 좀 죽어 있었다. 다음 편에는 옥천의 정지용 시인과 관련된 관광지들을 다룰 예정. To be 기다려~ p.s. 아...이거, 웹툰+사진으로 여행기 그리는 건 재미도 없고, 시간은 많이 들고... ㅡㅅㅡ;;; 지금 뭔가, 재빠르게 표현할 수 있으면서도 재미있을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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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렛 참치 김치 볶음밥잡다구리 2010. 3. 16. 14:21
볶음밥을 했어요. 맛이 없었어요. 어떻게 볶음밥인데 맛이 없을 수가 있지? 하며 원인분석을 해 봤어요. 원인은 그냥 먹어도 맛 없는 참치 통조림 때문이었어요. 세일하길래 싼 맛에 샀더니 영 맛이 엉망인거에요. 정말 참치때문인지 확인하기위해 다시 볶음밥을 했어요. 다른 재료는 다 똑같이 넣고 참치만 안 넣어봤어요. 밍숭맹숭하지만 먹을 만 했어요. 이제 그 참치를 넣어봤어요. 이런 우웩. 올릴 것 같아요. 역시 참치가 잘못한 거에요. 고래한테 맞아죽을라고 ;ㅁ; 모든게 참치 탓이다라고 확인은 했어요. 그랬더니 또 맛없는 볶음밥이 생겨버렸어요. 어떻게든 좀 먹을만하게 만들어야했어요. 그래서 초콜렛을 넣었어요. 하고싶어서 한 건 아니에요. 참치가 맛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넣은 거에요. 그게 무슨 상관이 있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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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대형마트가 더 비싸네~취재파일 2010. 3. 15. 16:50
저는 '초코 다이제'를 좋아해요. 거의 끊이지 않고 쌓아놓고 먹을 정도로 좋아하죠. 근데 최근에 대형마트와 (대형)수퍼를 오가면서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위 사진의 왼쪽 큰 박스가 대형마트에서 파는 것이고, 오른쪽 작은 상자가 수퍼에서 파는 거에요. 일부러(?) 뜯어진 상자와 뜯어진 봉다리를 찍어놨어요. 포스트모더니즘에 입각한 대상의 해체기법이죠. ㅡㅅㅡ;;;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큰 상자 안에는, 조그만 포장지로 포장된 것으로 8 봉지가 들어 있어요. 한 봉지에는 과자 4개가 들어있죠. 그러니까, 한 봉지에 과자 4개 x 8봉지 = 총 32개 초코 다이제가 들어 있어요. 반면, 수퍼에서 파는 조그만 통에 든 초코 다이제. 이건 깔끔하게 그냥 과자 12개가 한꺼번에 들어있죠. 따라서 조그만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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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 백화산 반야사 - 충북 팸투어국내여행/충청도 2010. 3. 14. 04:07
충북 영동 어느 첩첩산중에 산허리를 감아 도는 푸른 물길을 따라 올라가면 '반야사'라는 절이 나온다. 구십 분에 한 대씩 있는 버스를 타고 근처까지 가도, 또 한 시간을 걸어 들어가야 하는 곳.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 그런지, 아직은 때를 타지 않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수질이 그리 좋지는 않다고는 하지만 푸른 색으로 빛나는 강을 보니, 물안개 자욱할 때는 더욱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수긍이 됐다. 백화산 반야사는 신라시대 창건한 이후 조선 세조 때 까지 변변한 역사적 기록 하나 남아있지 않는 조용한 곳이다. 그리고 관광지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 많은 사람들에게 낯 선 곳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새롭고 신비롭게 느껴지는 곳이다. 물길을 따라 거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