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 아트 테마 여행 -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 관람하기해외여행/싱가포르 2017 2017. 6. 5. 10:00
싱가포르의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Art science museum, 예술 과학 박물관)'도 마리나 베이의 다른 건물들과 마찬가지로 그 독특한 외형 때문에 널리 알려진 곳이다. 다섯 개의 손가락 모양이라 하기도 하고, 연꽃 모양을 본땄다고도 한다.
어쨌든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설계한 모셰 샤프디가 디자인 한 곳으로, 독특한 외형과 함께 이 앞에 넓은 공간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이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근처에 앉아서 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 내부는 예술과 과학을 주제로 한 전시관이라 할 수 있다. 뭔가 예술적이면서도 과학적인 어떤 것들을 전시하는 곳으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전시를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싱가폴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손꼽히기도 한다.
앞뜰(?)에 연꽃이 있어서 건물 또한 연꽃을 본딴게 아닌가 싶기는 한데, 내가 보기엔 밀레니엄 팔콘을 닮았다. 하늘로 날아오르면 참 좋을 텐데.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을 가려면 MRT 베이프론트(Bayfront) 역에서 내리면 된다. 지하도에서 샵스(Shoppes)를 찾아가서 바깥으로 나오면 저 특이한 건물을 바로 볼 수 있다. 일단 더 샵스(Shoppes) 쇼핑몰 앞문으로만 나가면 된다.
마침 비가 오락가락 하니까 사람들이 다들 실내에 들어가 있어서 한적하게 거리를 거닐 수 있었다. 길 걸어다닐 때도 빗방울이 좀 흩날리기는 했지만, 여행중에 비는 온몸으로 맞는 것으로 하자.
뭔가 에너지를 모아서 우주로 방출하는 장치 같은 것도 보이고 (그냥 예술품일 확률이 높지만), 저 뒤로는 DNA 구조를 본따서 만들었다는 헬릭스 브릿지도 보인다. 여긴 아무래도 밤에 와야 알록달록하니 화려하게 볼 게 많다.
하지만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은 19시까지만 관람할 수 있기 때문에, 밤에 오면 입장할 수가 없다. 마지막 입장 시간은 18시이고. 그러니까 시간 잘 맞춰서 여기를 보고, 나와서 야경을 즐길 수 있도록 계획을 짜면 좋을 테다. 하지만 시간을 그렇게 딱딱 맞추기도 어려울 테니 그냥 되는데로 막 다니자. 평소에 계획적이지도 않으면서 여행 나오서 계획 딱딱 맞추려면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인다.
역시 아무래도 낮에 보니까 좀 밋밋한 감이 있다. 왜 그러는지는 야경 사진을 한 번 보시라.
> 싱가포르 여행 -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과 '헬릭스 다리' 야경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 Art Science Museum Singapore
어쨌든 야경이 아니라 사이언스 뮤지엄 내부 관람이 목적이므로 바로 입장했다. 앞마당까지는 막 뛰어다니거나 쉬거나 구르거나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의외로 이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내부 관람은 한 번이면 족하니까, 이미 구경한 사람들은 이 앞에서만 놀고 그런 걸지도 모른다.
싱가포르의 여느 건물들이 다 그렇지만, 여기도 일단 문 안으로 들어오면 서늘한 에어컨 바람 때문에 좀 쌀쌀함이 느껴질 정도다. 그래도 바깥의 꿉꿉하고 끈적한 공기보다는 훨씬 낫다.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1층은 기념품 판매장과 카페로 운영되고 있으니, 그냥 카페에서 노닥거릴 목적으로 이용해도 되겠다.
지하로 내려가면 마치 영화관 매표소 같은 분위기의 공간이 나온다. 사람이 많을 때는 줄을 많이 서기도 하나보다 싶지만, 좀 쓸 데 없이 넓은 공간을 로비가 차지하고 있는 듯 하다.
복도에 이것저것 기념품 파는 코너도 있었는데, 그냥 없으면 심심하니까 만들어놨다는 정도.
사실 전시도 딱히 끌리는 게 없었다. '퓨처 월드' 전시가 예쁘다고 소문난 건 나중에서야 알게됐고, 아무 정보도 없이 매표소 앞에 딱 섰더니 볼 만 하다 싶은 게 '나사(NASA)' 전시 뿐이더라.
그래서 들어간 전시관. NASA: A Human Adventure. 나사의 달 착륙 노력을 역사적으로 풀어내면서 과거 우주선이나 우주복 등을 보여주는 전시였다. 진짜로 옛날에 사용됐던 거라는 설명을 보니, 아직도 남아있을 미지의 우주 박테리아에 감염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개뿔. 20달러는 너무 비싼거 아닌가라는 생각만 한가득.
냉전시대, 쓸 데 없는 우주 나가기에 경쟁이 붙으면서 달 탐사에 열을 올리게 됐다는 이야기.
로켓이나 우주선 모형, 달 탐사선이나 월면 자동차 모형 같은 것들을 잔뜩 전시해놨고, 실제 사용됐던 거라고 주장하는 우주복도 전시돼 있었다. 가져오는데 돈이 좀 들었을 거라는 건 짐작할 수 있겠다.
우주 관련한 아이템들이 많았고, 실물 혹은 실물크기 모형 중 처음 보는 것들도 있어서 볼거리는 많았지만, 크게 재미나 감동은 없었다. 보는 내내 머릿속엔 20달러면 볶음밥이 네 그릇인데라는 생각 뿐.
이런 류의 전시는 그냥 전시물들을 구경한다는 의미 뿐, 그걸 가지고 의미를 생각한다거나 나름대로의 해석 같은 걸 전혀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림자 방향이 다르잖아! 훗.
이게 실제로 사용됐던 것이 맞다면, 아무리 옛날 기술이지만 좀 많이 엉성하게 만든 장치들로 잘도 달까지 갔구나 싶었다. 실제로 보면 많이 엉성하다.
전시관 한쪽 구석에는 우주인 훈련과 테스트를 위해 사용한다는 지포스(G-Force) 기계가 있었다. 저 기계 양쪽으로 한 명씩 탑승할 수 있는데, 밖에서 조작하면 이 기계가 빙글빙글 돌아간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맛보기용 엔터테인먼트로 돌아가는 거라 그런지, 회전 속도가 그리 빠르지는 않았다. 들어보니 중력의 2배 정도까지 경험하게 해 준다고. 그런데 이거 체험하는 건 또 돈을 내야 하므로, 다른 사람이 하는 것만 보고 패스.
회전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빙글빙글 돌아가는 걸 보고만 있어도 멀미가 날 지경.
전체적인 소감은 뭔가 참 엉성한 기술로 잘도 달에 갔다는 느낌. 달 그까짓거 쓩 쏘아 올려서 쭉쭉 가다가 착륙하면 되는거 아니냐라는 정신으로 만든 것 같다. 물론 전시 자체는 오밀조밀하게 이것저것 잘 꾸며놨다.
오랜세월 남아있었을 미량의 우주방사선을 마음껏 들이마셨으니 이제 내게 초능력이 생기겠지. 대략 1초간 숨을 안 쉬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 같은 거. 20달러치 초능력이란 건 그 정도.
맨 꼭대기 층 에니메이션은 무료로 보여주고 있었다. 거의 드러누울 수 있는 자리가 있길래 좀 쉬다 나왔다.
역시, 관람료에 돈 썼으니 굳이 여기 카페에서도 돈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 나 뿐만이 아니었구나. 1층 로비 공간은 아직도 텅 비어있다. 조용히 쉬기엔 너무 산만한 분위기이기도 하고. 마리나 베이에는 여기 말고도 카페는 많으니까.
어쨌든 이렇게 대충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 구경을 마쳤다. 홈페이지 한 번 들어가보고, 미리 어떤 전시를 볼 건지 정해서 가도록 하자. 다른 전시는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해외여행 > 싱가포르 2017'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싱가포르 여행 - 보타닉 가든 Botanic Gardens (0) 2017.06.08 싱가포르 여행 - 싱가포르 현지에서 환전하기, 환전소 아케이드 Arcade (0) 2017.06.07 싱가포르 여행 - 한낮에 마리나 베이 산책 (0) 2017.06.03 싱가포르 여행 - 옛 국회 아트 하우스 Old Parliament House (0) 2017.06.03 싱가포르 여행 - 하지레인, 술탄 모스크 (0) 2017.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