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님만해민 초입 큰 대로변 사거리에 위치한 '마야(MAYA) 쇼핑몰'. 비교적 최근에 생긴 백화점이라 오랫동안 치앙마이를 안 가본 사람이라면 좀 생소할 수 있다. 이 쇼핑몰과 함께 이 일대가 많이 변했는데, 처음 봤을 때 방콕의 나나, 아쇽 지역이 떠올랐다. 마야 쇼핑몰 건물 자체도 방콕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이렇게 치앙마이도 방콕 처럼 돼 가는건가 싶어서 좀 씁쓸하기도 했지만, 어쩌겠나 도시는 원래 그렇게 이상하게 변해가는 것을.

 

 

어쨌든 마야 쇼핑몰 구경. 지하엔 주차장도 있는데 오토바이도 주차할 수 있다.

 

 

 

도시가 다 그렇고, 백화점이 다 그렇듯이 전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듯 하게 생겼다. 건물 내부는 뭐 그리 딱히 특별할 게 없었다. 다만 특이한(?) 게 있다면, 에스컬레이터 배열을 참 지랄맞게 해 놨다는 것. 한 번에 에스컬레이터로 쭉쭉 올라가거나 내려갈 수 없다. 한 번 타고 올라가면 빙 둘러 걸어가서 저쪽에서 다시 또 타고 올라가야 된다. 판매 극대화를 위한 동선 확보 방법이긴 한데, 요즘 이래놓으면 한두번 가보고는 짜증나서 에스컬레이터 안 타지. 오히려 상층부는 시간 갈 수록 장사가 안 되기만 할 걸.

 

 

현지인들에겐 인기 있는 뭔가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냥 시큰둥하더라. 아니 저런 거 번화가 길거리에도 다 있는 거잖아.

 

 

카메라 파는 곳이 있길래 한 번 슬쩍 둘러봤다. 택스 리펀드 받으면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을까 싶어서. 결론은 웬만한 건 그냥 한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는 게 속 편하겠다. 가격이 별 차이가 없고, DSLR 같은 경우엔 이상하게 똑같은 제품이 더 비싼 게 많았다. 하지만 똑딱이 소형 디지털카메라는 한국에 없는 모델들도 다양하게 있고, 가격도 괜찮은 것들이 꽤 보였다. 구경하고 인터넷 가격 검색하고 괜찮으면 현지에서 사도 되겠다. 그래서 여기는 아니지만 다른 데서 카메라 하나 지르기도 했고. 치앙마이에서 산 카메라는 아래 글 참고.

 

> 니콘 쿨픽스 A10 - AA 건전지 사용하는 똑딱이 디지털카메라

 

 

마야 쇼핑몰에서 유일하게 맘에 들었던 게 바로 '다이소'였다. 한국에도 많이 있는 그 다이소 맞다. 근데 태국 다이소는 일본 것들을 거의 그대로 갖다 놓는 분위기라, 한국하곤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거의 일본 다이소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현지 물가 치고는 가격이 좀 쎈 물건들도 다소 있다. 물론 대체로 현지에 맞는 가격대가 형성돼 있지만. 어쨌든 태국의 다이소는 서민 물가에 비하면 그리 싸다고 할 수 없으니 금액을 잘 보고 계산해보는 게 좋다. 어쨌든 보는 재미는 있다. 한국 다이소와는 다르게, 뭔가 아기자기하고 이쁘면서도 딱히 쓸 데는 없는 물건들이 잔뜩 있기 때문이다 (근데 보다보면 막 지르고 싶어지는 게 함정).

 

 

 

몇 층인지 까먹었는데 좀 올라가면 푸드코트도 있다. 푸드코트는 지하에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가는 매장은 몇 군데로 한정돼 있고, 외국인들은 대체로 영화관 주위만 맴도는 것 같더라. 그래서 상층부 푸드코트는 좀 한산한 편. 물론 카페나 KFC 같은 곳은 또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사실 현지인들도 기분 내려고 이런 삐까번쩍한 쇼핑몰 왔을 건데, 여기까지 와서 푸드코트 가겠나 싶더라. 나 역시도 여기까지 와서 길거리 아무데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생각은 안 들었으니까. 가격도 길거리보다 약간 비싼 편이었고. 그래도 아무래도 여긴 실내고 쇼핑몰 안 푸드코트니까 길거리보다는 위생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위생 문제 때문에 길거리 음식 먹을 엄두를 못 냈다면 이런 데서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그래서 난 KFC. 아 근데 여기만 그런 건가. 맛이 한국보다 못하다. 사실 닭 튀김 옷은 한국이 제일 잘 입히는 듯 하다. 근데 튀김 옷 뿐만 아니라 닭 자체도 푸석푸석해서 종이 씹는 맛이다. 종이 씹어봤나. 안 씹어봤다면 일단 옆에 있는 A4지 조금 찢어서 한 번 씹어보자. 그럼 나중에 '아, 이 음식은 종이 씹는 맛이군'하며 알 수 있다. 어쨌든 옛날에 태국 KFC는 세트메뉴 주문하면 하얗고 깨끗한 큰 접시에 칼과 포크를 딱 차려줬다. 게다가 튀김옷은 별로였어도 닭고기가 큼직하게 들어가있어서 먹을 만 했고, 무엇보다 마요네즈가 정말 맛있었다. 근데 이번에 여기서 먹은 건 좀 많이 실망이다. 다음에 다른 데서 다시 한 번 시도해보고 다 그런지 아닌지 결론을 내려봐야지.

 

 

사실 이날 마야 쇼핑몰을 찾아간 이유는 영화를 보기 위해서였다. 딱히 어디 싸돌아다닐 기력도 없고, 덥기도 덥고. 시원한 곳에서 영화나 보고 저녁때 슬슬 기어나가서 밥이나 먹고 망고나 사먹고 그러려고.

 

대강 인터넷으로 영화 시간표 확인하고 현장에 좀 일찍 가서 표를 산 다음, 쇼핑몰을 구경하니 얼추 시간이 맞더라. 기다리는 시간 대부분을 다이소에서 보내긴 했지만, 어쨌든 꽤 쾌적한 쇼핑 타임이었다.

 

마야 쇼핑몰에서 영화 보기는 따로 글을 썼다.

 

> 태국에서 영화 보기 - 치앙마이 마야 쇼핑몰 극장

 

 

극장 매표소 옆에는 어김없이 오락실이 있었는데, 한 사람이 DDR을 너무 잘 하더라. 오락실에서 고용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 한 곡 끝내면 휴식 시간이 좀 길어서 오래 보고 있지는 못 했다.

 

 

옆쪽으로 나가면 야외 테라스도 있다. 공짜 테라스는 의자도 하나 없이 그냥 야외에서 비를 맞을 수 있게 해놓은 것이 전부다. 옆쪽에 카페가 운영하는 테라스는 의자도 있다.

 

 

테라스에서 보이는 경치라는 것도 대략 이 정도. 날씨 좋으면 도이수텝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근데 딱히 오래 보고 감상할 풍경은 아니더라. 밤엔 조금 다를지 몰라도.

 

 

 

어쨌든 일단 내부가 시원해서 좋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바깥에 비하면 여긴 천국이다. 상층부로 올라가서 구석구석 잘 살펴보면 의외로 앉아 쉴만 한 공간도 보인다.

 

 

 

 

영화 다 보고 밤에 나오는데도 더워서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야간에 쇼핑몰 바닥에 100바트 내고 돗자리 깔고 자라고 하면 환영할 텐데. 아참, 사진은 안 찍었는데 쇼핑몰 내부 윗쪽에 올라가보면 피트니스 센터도 있다. 근데 그냥 밖에 나가 서 있기만 해도 땀 쭉쭉 빠지는데... 어쨌든 폐점 시간이 밤 10시라서 안타깝게도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마야 쇼핑 센터 건너편엔 뭔가 복합 먹자 코너 같은 것이 조성되어 있다. 여기 탐탐이 있는 걸 보고 참 놀랐다. 이쪽만 보고 있으니 한국에 온 것 같더라. 얼른 무시하고 지나쳐서 밥 먹으러 갔다. 어쨌든 보람찬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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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