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자장면의 발상지 인천 차이나타운 - 인천 중국의 날 문화축제국내여행/경기도 2011. 5. 31. 16:37
인천 차이나타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자장면이다. 자장면의 발상지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데다가, 명성에 걸맞게 수많은 중국집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차이나타운까지 가서 자장면 한 그릇 안 먹고 온다는 건 마치, 놀이공원 가서 롤러코스터를 안 타고 오는 것만큼이나 허전한 일이다. 비단 차이나타운까지 가지 않아도 자장면은 가볍게 한 끼 떼울 수 있는 음식으로 우리 일상에서 친근한 음식이다. 저 먼 외딴섬 절벽 아래 낚싯꾼들이 주문 해도 배달 간다는 자장면. 그런 자장면도 사실은 중국 산둥반도의 작장면(炸醬麵: zhajiangmian)이 시조라 한다. 1884년에 들어온 청국 사람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건너왔을 거라고 추측된다. ▲ 이번 인천-중국의 날 문화축제 때는 인천 홍보대사인 크..
-
경회루의 달을 보고 싶었다 - 경복궁 야간개방국내여행/서울 2011. 5. 21. 14:59
경복궁 야간개방 소식을 듣자마자, 그날 밤 만사 재쳐두고 한 달음에 달려 갔다. 경복궁 야간개방 자체가 자주 열리는 행사도 아니고, 그 기간에 시간 내서 구경 가는 것 또한 언제나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야간개방 기간이 일주일 남짓으로 매우 짧기 때문에, 그 기간에 직장에서 야근 등의 일정이 잡혀 있거나, 여행을 간다거나 하면 놓칠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기회가 있을 때 좀 피곤하고 힘들더라도 부지런히 봐 두는 것이 좋다. 내게 경복궁은 갈 때마다 새로운 곳이다. 아마도 갈 때마다 만나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서 그랬을 테다. 맨 처음엔 언제 어떻게 갔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아마 다른 사람들 처럼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구경 갔을 테다. 광화문 쪽에 놀러 갔다가 괜히 한 번 발길을 옮겨 보기도 했고..
-
지난 봄에 너를 잊고, 이번 봄에 나를 잊고사진일기 2011. 4. 28. 04:29
#1. 남자친구와 싸웠다며 전화가 왔다. 짧은 통화를 마치자마자, 또 다른 친구에게서 남자를 사귀게 됐다고 문자가 왔다. 또 다른 어떤 이는 이 남자를 사귀어도 될까라면 고민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어떤 이는 이 남자와 헤어져도 될까를 메신저로 물어 왔다. 그래, 바야흐로 봄, 봄, 봄이로구나. 그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때 마다, 우연히 혹은 어떤 영감을 받아서 나는 또 피눈물을 그렸다. 만남은 어떤 식으로든 피눈물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걸 듣고 있는 상관 없는 사람 마저도 피눈물이 흐르기 마련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사랑 한 번 제대로 해 본 적 없는 사람이겠지. 이야기들을 들으며, 이제 그런 고민들에겐 아주 간단한 답변만을 해 버릴까 보다 생각했다. 이를테면, '너, 이제 연애질에 신경 쓸 만큼..
-
난 정말 카메라 구경 갔을 뿐이고~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2011)취재파일 2011. 4. 25. 12:22
집에서 뒹굴거리자 마음먹고 전날 마음껏 밤샘으로 놀아버린 주말 아침. 친구가 초대권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는 피곤함에 어질어질한 정신을 가다듬고 부랴부랴 뛰어나간 삼성동 코엑스. 마침 2년간 사용하던 똑딱이 카메라에 이상이 생겨 언제 사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여서, 카메라 구경이나 하러 가자며 나간 '사진 기자재 전'. 나는 단지 카메라 구경 갔을 뿐이고. 친구는 카메라 가방 하나 사기 위해 간다고 했고. 입구에 딱 들어가니 물 속에 카메라 넣어 놓고는 '봐라~ 방수된다~'하고 자랑하고 있네. 아아, 이렇게 전시한 거 전시 끝나면 좀 싸게 살 수 없을까. 항상 카메라 고장내고 새로 살 때마다, 나도 블로그 좀 관리하고 이래저래 띄워서 카메라 리뷰 쓰고 공짜로 받는 형태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
-
기대 없는 날개를 섬에 접었다 - 스리랑카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1. 1. 14. 17:30
스리랑카 국제공항은 거의 아무런 제재 없이 그냥 통과였다. 인도의 공항들은 나갈 때도 금속탐지기와 수작업으로 짐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리랑카는 그렇게 깐깐하게 굴지 않았다. 단지 조금 귀찮았던 것은, 공항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스리랑카에 왜 왔냐'고 묻는 것. 그 비행편에서 내가 유일하게 인도인도, 스리랑카인도 아닌 외국인이어서 그랬던 건지, 원래 외국인들에게 다 그렇게 묻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귀찮았다. 나도 모르는 이유를 너네가 알아서 뭐 하려고. 그래도 입국할 때 이런 질문을 할 것을 대비해서 준비해 둔 답변이 있었다. 얘네들은 뭔가 이상하면 어떤 꼬투리를 잡을지 모르니까, 준비할 수 있는 건 미리 준비하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그다지 머리 굴리기도 싫었던 내가 준비한 답변은 그냥..
-
인도 트리키(티루치라팔리), 스리랑카로 가는 가장 싼 비행편이 있는 곳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1. 1. 13. 12:21
자유로운 영혼, 돈 없는 육신. 그래서 언제나 선택은 가장 싼 것. 인도에서 스리랑카로 넘어가는 항공권 중 가장 싼 것을 달라고 했다. 곰 세마리가 들러붙어 할퀴고 간 느티나무처럼 생긴 느끼한 목소리의 사내는, 역시나 패키지 투어 어쩌고 저쩌고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난 니가 아무리 씨부려도 듣지 않아 라는걸 보여주기 위해, 첫 마디 말 허리를 딱 끊고 잘라 말했다. '닥치고 제일 싼 거. shut up 'n the cheapest one'. 싼 항공편의 특징은 시간이 지랄같다는 거다. 버스로 갈 수 없는 이른 아침에 출발한다든지, 목적지에 늦은 밤 혹은 새벽에 도착한다든지. 또는 중간 대기시간이 아기 셋을 낳을 정도로 길다든지. 한 때 돈 오만 원 아끼려고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열 네 시간 대기 한 적..
-
내 삶은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 - 스리랑카 여행기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1. 1. 11. 12:21
(2009, Sri Lanka, Galle) 내 삶은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 어떤 음식을 먹어도 맛있지 않았고, 어떤 사람을 만나도 즐겁지 않았으며, 늘 가던 그 길은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었다. 어떤 책을 읽어도 흥미롭지 않았으며, 어떤 영화를 봐도 쉽사리 지쳤고, 어떤 그림을 봐도, 어떤 연극을 봐도, 어떤 전시를 봐도 내 눈빛은, 더이상 호기심에 반짝반짝 빛나지 않았다. 무심한 듯 하면서도 시선을 떼지 않고 지켜보던 세상도 이젠 모두 다 지겨웠고, 때때로 그리던 그림도, 때때로 쓰던 글도, 때때로 부르던 사랑의 노래들도, 다 귀찮고, 다 부질없고, 덧없는 짓거리로 여겨졌다. 활기를 얻겠다며 떠난 국내여행에서는 참담한 외로움만 잔뜩 안고 돌아왔으며, 바쁘게 지내다보면 나아지겠지 해서 벌이고 또 벌이..
-
2010 제3회 홍대앞 문화예술상 시상식 & 파랑캡슐전시 공연 2011. 1. 9. 14:40
지난 2010년 12월 17일, 홍대 앞 씨어터제로에서 '제3회 홍대앞 문화예술상 시상식'이 있었다. 홍대앞 문화예술상 선정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이 행사는, 매년 홍대 앞에서 펼쳐지는 예술 활동들을 정리하고 예술가들의 노고를 기념하고 다독거려주는 자리였다. (사진을 클릭하면 커질 수도 있음. 안 되면 말고.) 이번 홍대앞 문화예술상의 대상은 김영등님이 차지했다. 이분은 클럽 빵의 대표로 활동하며 밤문화를 개척한 동시에, 일상예술창작센터 대표로 홍대 프리마켓을 기획해 낮문화까지 개척한 분이다. 공로상은 일본인으로 구성된 한국 란 전문 밴드 '곱창전골'을 결성하고, 즉흥음악가들을 발굴하고 있는 사토유키에님이 수상했다. 페스티벌 상에는 다수의 수상자가 있었다. 한국실험예술제 부문에서는 유지환님이 수상하여 무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