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훌라걸스] 울라 걸스리뷰 2007. 6. 11. 13:34
1965년 일본의 한 탄광 촌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영화로 만들었다 한다. 곧 폐쇄될 탄광과 함께 마을의 존폐가 위협 받는데, 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마련한 방안이 하와이 풍의 리조트 건설이었다. 수영장을 만들고, 야자수도 심어서 하와이 비슷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까진 무리가 없는데, 문제는 이벤트. 그냥 수영장만 만들어 놓으면 다른 곳과 다를 점이 없으므로, 여기선 훌라 춤을 선보이자라고 생각한 것이다. 훌라춤을 처음 보는 마을 사람들. 다 큰 처자들이 훌렁 벗고 엉덩이 흔드는 요상한 몸짓으로 밖에는 안 보인다. 그 와중에 훌라춤을 배워 보겠다고 보인 젊은 청춘들. 춤이라곤 춰 본 적도 없는 깡촌 처자들의 춤 배우기만 해도 벅찬 지경인데, 기성세대와의 갈등까지 겹쳐서 훌라걸스의 앞날은 막막하기만 하다. ..
-
[사랑을 놓치다] 사람을 놓치다리뷰 2007. 6. 11. 12:46
대학 때부터 친구 사이로 지내온 남녀의, 사랑인지 우정인지 헷깔리는 러브스토리. 한쪽은 우정으로 생각할 때, 다른 한 쪽은 사랑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계속 어긋나기만 하는 둘의 관계. 결국 둘 다 사랑인지 우정인지 헷깔려하며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게 된다. 누구나 겪어 봤음직 한 이야기를 소재로 해서 일단 스토리가 가슴에 와 닿기는 한다. 하지만 너무나 담백해서 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게 사실. 특별히 팡 터지는 사건 없이 담담하게 써 내려가는 러브 스토리를 좋아하면 볼 만 하다. 특히, 극 중에서 등장인물들이 사랑에 대해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대사들 중에는 참 공감 가는 말이 많다. 뜨거운 된장 국물을 모르고 삼켰을 때 심정이, 사랑의 열병에 빠졌을 때의 심정과 같다는 그런 말들. 그런데 친구사이..
-
[강적]리뷰 2007. 5. 30. 11:21
영화를 보다 보면 등장인물들의 대사마다 '그래, 맞아. 정말 맞는 말이야'라고 공감 하게 될 때가 있다. 반면, '맞긴 한데 그래서 어쩌라고'라며 시큰둥해져, 결국은 살짝 짜증까지 나는 경우도 있다. 이 영화의 대사들은 후자에 속했다. 세상 원래 더럽고, 인간도 그냥 그런 존재일 뿐이고, 인생이란 것도 별 거 없는 거. 그래 안다, 근데 어쩌라고. 돈이 필요한 형사와, 억울한 누명을 쓴 용의자, 둘의 꼬인 관계에만 집중하여 서스팬스나 액션으로만 몰아 갔다면 꽤 괜찮을 수도 있었지 않나 싶어 아쉬웠다. 코미디, 드라마, 맬로, 대사를 통한 메시지 등, 너무 여러가지를 한 데 몰아 섞다 보니 어정쩡하게 돼 버린 감이 있다. 도심 골목의 영상은 꽤 괜찮은 편이었다. (www.emptydream.net)
-
[미스 리틀 선샤인] 실패 가족 여행기리뷰 2007. 5. 9. 15:07
세상에 한두가지 문제 없는 가정이 있을까. 다 제각각 나름의 문제를 안고, 때로는 극복해 가며, 때로는 모른 척 무시하며 살아가는 것일테다. 미스 리틀 선샤인의 가족은 그렇게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현대 가족들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마약을 하며, 손자에게 되도록 많은 여자들과 자 보라고 가르치는 할아버지. 가족들 모르게 담배 피며 매일 끼니를 닭으로 준비하는 엄마. 성공에 깊이 집착하며 성공하는 방법을 가르치지만, 정작 자신은 성공과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고 있는 아버지. 항공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말을 하지 않기로 한 아들. 게이로 연애하다가 대학에서 쫓겨난 대학교수 삼촌. 끝으로 미스 리틀 선샤인이라는 어린이 미인 대회에 참가하려고 열심히 준비중인 뚱뚱하고 못생긴 딸. 그런 콩가루 가족이, 비행기 ..
-
[잔혹한 출근] 앞뒤가 달라리뷰 2007. 4. 14. 17:53
유괴라는 범죄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어서 그걸 소재로 한 번 다뤄 보자는 생각이었을까. 이 영화는 왠지 잘 어울리지 않는 듯 한 유괴라는 소재에 코미디를 접합시켰다고 말 한다. 물론 이야기를 어떻게 잘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유괴도 코미디의 소재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걸 잘 풀어 내지 못했다고 단정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김수로라는 배우의 이미지는 코미디 장르 주인공이다. 그래서 이 영화 주인공이 김수로라고 했을 때는 코미디 물을 생각하고 보는 사람이 많음이 당연하다. 그리고 제작진들도 그걸 알고 있기에 영화 초반은 코미디에 집중하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유괴라는 범죄 소재의 무거움 때문이었을까.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코미디적 요소는 옅어진다. 웃겨 보려고 애는 쓰지만, 유괴 당..
-
[조폭마누라3] 중국마누라서기리뷰 2007. 4. 14. 17:10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 소제가 조폭이니만큼 액션 장면들이 간간히 들어가긴 하지만 그다지 무겁지 않고, 쓸 데 없는 배드신이나 눈물 짜내기로 오버 하지도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코미디 그 자체에 충실한 영화. 서기라는 미녀 중국 여배우의 캐스팅으로 시선 붙잡기에 성공 했고, 현영의 감초 역할은 영화 전체적인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 가기에 충분했다. 자칫 늘어지거나 샛길로 빠질 수 있을만 한 부분들은 과감한 도약으로 건너뛰어 버린 점이 특히 마음에 든다. 다른 영화에서라면 흠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겠지만, 코미디라는 장르와 함께 이 영화에서는 그런 도약들이 영화를 끝까지 재미있는 분위기로 유지할 수 있었던 핵심 포인트인 듯 하다. 머리 아프게 생각해야 하는 영화들에 질렸다면 이런 ..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너네들만 행복한 시간리뷰 2007. 3. 19. 19:37
공지영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몇 차례 자살시도를 한 대학 교수인 여주인공과, 빨리 사형이 집행 되기를 바라는 사형수의 이야기.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처한 현실도 다르지만, 삶에 대한 애착이 없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은근히 사형제도에 대한 비판도 해 보려고 시도는 하지만, 그다지 눈에 띌 정도는 아니었다. 용서와 이해라는 키워드로 일부터 열까지 숫자 세듯 찬찬히 나아가는 영화. 어떻게 흘러 갈 것인지, 어떻게 끝 날 것인지 대강 짐작이 되고, 꿋꿋하게 그 짐작대로 나아가는 영화. 할머니와 사형수의 용서 관계도 단 한 번 비추고 말아서 설득력을 얻기는 좀 미흡했고, 여 주인공과 엄마도 완전히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서 좀 찝찝함을 남긴다. 그런 잔가지는 과감하게 ..
-
[아파트] 쌍안경을 준비하자리뷰 2007. 3. 19. 19:15
강풀이라는 만화가의 인터넷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만화를 보지 않아서 그건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공포물이라 하기엔 좀 뭣 하다. 아파트라는 현대의 보편적인 집 구조를 바탕으로 뭔가를 말 하려는 시도도 얼핏 한 것 같은데, 그 메시지는 너무 단편적이라 와 닿지 않는다. 게다가 중간에 나오는 사건들 중, 큰 줄기와 별 관련 없는 내용들도 나와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영화 초반부에 지하철에서 한 여자가 투신 자살을 하는데, 자살 하기 전에 고소영에게 조용히 속삭인다. '넙치 알아요?' 아니 갑자기 왠 넙치? 두 번이나 대사를 하는데 두 번 다 그렇게 들렸다. 대체 무슨 얘기지 하면서 볼륨 높이고 다시 돌려 귀 기울여 봤더니 '외롭지 않아요'라는 대사였다. 이런 식으로 배우들의 발음에도 문제가 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