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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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왕궁, 에메랄드 사원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24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8. 19:55
지금이야 방콕에서 '같이 왕궁 보러 가요'하면 '갔다 오세요'하고 거절하겠지만, 누구나 처음은 있는 법. 이 때 처음으로 왕궁을 구경갔다. 그것도 사람 많은 일요일에, 그것도 어제까지 앙코르 유적 보고 온 마당에. ㅡㅅㅡ; 이 때만 해도 왕궁 가는 길목에 한 유명한 아줌마가 있었다. '오늘은 왕궁 문 안 연다'라며 꼬셔서는 배를 타게 만들어서 바가지 씌우는 아줌마. 수많은 사람들의 글로 소개되었고, 급기야 가이드북에도 소개되었지만,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있었다. 캄보디아에서 만난 일행과 함께 방콕으로 넘어와 왕궁을 보러 갔는데, 우리 모두 가이드 북 따위 들고다니지 않는 타입. 그런 마당에 왕궁 가는 길에 그 아줌마를 만났다. 제법 그럴 듯 하게 '오늘은 일요일이라 왕궁 문 안 연다'라고 말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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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리업에서 방콕으로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23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8. 17:15
씨엠리업에서 삼 일간의 앙코르 유적지 관광을 마치고 다시 방콕으로 돌아가는 날. 삼 일 동안 우리를 태우고 씨엠리업에서 앙코르 유적을 오간 택시를 타고 국경까지 가기로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씨엠리업에 쭉 머물면서 앙코르 유적이나 일주일 내내 보고 있을 걸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하지만, 그 때 당시는 너무 순식간에 너무 많은 것들을 보니까 마치 모든 걸 다 본 것처럼 느껴졌다. 더위에 적응도 잘 안 됐고, 비행기표도 이미 예약되어 있어서 일찌감치 태국으로 넘어가야만 할 것 같았고. 첫 동남아 여행이었으니까 뭐. 아 이런 집에서 살고 싶어라. 지금 즘이면 이 숙소도 많이 비싸졌겠지. 아침일찍 일어나 국경으로 간다. 씨엠리업 시내 근처는 아스팔트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비포장도로. 붉은 흙으로 뒤덮여있는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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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넘어 캄보디아 시엠리엡 가는 길 - 태국, 캄보디아 200412 - 2해외여행/태국 캄보디아 2004 2009. 5. 2. 05:45
싼 항공편이 다 그렇듯, 이때 내가 탄 비행기도 거의 자정 즘에 돈무앙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지금은 국내선 전용으로 쓰이고 있는 공항이다. 지금은 태국이 많이 익숙해져서 익숙하게 여기저기 다니곤 하지만, 이 때는 태국이라는 곳을 처음 가는 때였다. 그런데 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마치고 밖에 나와보니 완전 난장판이었다. 사람들이 많아서 복잡한 것도 복잡한 거지만, 여기저기서 삐끼들이 들러붙어서 아주 정신을 쏙 빼 놓았기 때문이다. 원래는 방콕 시내로 가서 카오산이라는 곳도 구경하고, 방콕에서 좀 머물다가 캄보디아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늦어서 버스도 끊기고, 프리페이드 택시라며 호객행위 하는 사람들은 모두 너무 비싼 값을 부르고 있었다. 공항 안에 가판대를 설치하고 무전기까지 든 사람들이 택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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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5 2/2해외여행/동남아 2008 2009. 1. 11. 17:19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5 2/2 에필로그 방콕 람부뜨리 거리에 있는 람부뜨리 빌리지 입구에는 오전에만 장사를 하는 오렌지 주스 아줌마가 있다. 반투명 플라스틱 병에 오렌지 주스를 담아서 '오렌지 주스 텐 밧'이라고 외치며 장사 하는 아줌마. 사실 방콕에는 그런 오렌지 주스 파는 곳이 많다. 어떤 가게에서는 직접 오렌지를 짜서 만들면서 팔기도 하는데, 오렌지를 거꾸로 세워 놓은 컵에 꾹꾹 눌러 짜서 그걸 그대로 플라스틱 병에 담아 판다. 설탕이나 기타 다른 첨가물이 일절 들어가지 않은 완전 100% 자연산 오렌지 주스. 마시면 온 몸으로 퍼지는 오렌지 주스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방콕에서는 거의 입에 달고 다닌다. 크기에 따라 10밧, 25밧(혹은 30밧) 하는데, 10밧 짜리 두 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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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5 1/2해외여행/동남아 2008 2009. 1. 11. 16:09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5 1/2 에필로그 당신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듯이, 나 역시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세상이 아무리 좋아져도 서로가 서로에게 닿을 수 있는 길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오히려 기술이 발달하면서 관계 또한 너무나 간단하고 쉬워져서, 잠시 연락만 끊어도 다시는 연락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우리의 만남 또한 그런 인스턴트식 관계를 벗어날 순 없겠지만, 이 행성 한 쪽 끝에서 또 다른 구석으로 이어진 갸냘픈 줄 하나, 그 연약한 줄 하나를 인연의 끈 삼아 근신히 관계를 유지해 간다. 인연의 끈이라는 게 이렇게 약하고도 어설퍼도 되는 걸까, 걱정이 앞서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져 나가는 걸 보면 참 신기하고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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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을 떠나다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4해외여행/동남아 2008 2009. 1. 10. 14:18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4 태국을 떠나다 카오산 근처의 유명한 한인숙소 중 하나인 정글뉴스에서 또 하룻밤을 묵었다. 최근에 새로운 주인장이 오셔서 폴 게스트하우스라고 이름이 바뀌었다. 오랜동안 유지해 온 이름이 바뀌어서 조금 섭섭하긴 했지만, 분위기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태국은 관광대국이라 불릴 정도로 날마다 수많은 외국인들이 드나드는 곳인데, 최근 태국 물가가 높아지고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여행자 수가 크게 줄었다. 태국의 숙박업소나 식당 주인들 말에 따르면, 예년에 비해 반도 안 된다고 한다. 특히 11월 말 경은 성수기가 시작되는 시기라서, 예년 같았으면 정글뉴스는 도미토리까지 사람으로 꽉 차서 빈 자리 구하기가 어려웠을테다. 하지만 2008년 11월 말 경에는 반 이상이 비어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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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부리, 방콕, 짜뚜짝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3해외여행/동남아 2008 2009. 1. 10. 02:17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3 롭부리, 방콕, 짜뚜짝 롭부리 구 시가지 안에는 대표적인 유명한 호텔이 둘 있다. 아시아(asia) 호텔과 넷(nett) 호텔. 둘 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가격은 둘 다 비슷하다. 넷 호텔이 아시아 호텔보다 한 50밧 정도 더 비싼 편. 아시아 호텔의 팬 룸은 하루에 250 밧 이었다. 시설은 허름한데 방은 굉장히 넓다. 바닥에도 자리 깔고 눕는다면 남자 여섯 명 정도는 거뜬히 잘 수 있는 공간. 엘리베이터가 출발할 때와 멈출 때 엄청나게 흔들려서 이러다 떨어지는 거 아닌가 하며 좀 불안했지만, 그것 빼고는 그럭저럭 지낼만 한 곳. 지난 밤, 야시장에서 이것저것 주워 먹고 들어와서는 티비에서 방영하는 킬빌을 보고 밤 늦게 잠이 들었다. 킬빌은 태국어로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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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원숭이들의 마을, 롭부리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2해외여행/동남아 2008 2009. 1. 9. 22:42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52 자유로운 원숭이들의 마을, 롭부리 롭부리(Lopburi)는 방콕과 아유타야에서 가까운 태국의 소도시로, 사실 이 동네에서 특별히 감탄하며 볼 만 한 것은 없다. 그저 작고 한가한 동네에서 여유롭게 잠깐 쉬어 가고 싶다면 한 번 즘 방문해 볼 만 한 곳. 한가하게 노니는 것이 할 일의 전부인 롭부리이지만, 그래도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특별한 것은 하나 즘 있는 법. 롭부리에도 그런 장소가 있는데, 바로 프라 쁘랑 썀욧(Phra Prang Sam Yot)이라는 사원이 그런 곳이다. 이 사원은 크메르 양식으로 지어진 불교사원인데, 사원 자체로 봐서는 크게 감동스러운 곳은 아니다. 이 사원은 유적보다도 더 재미있는 것이 있는데... 롭부리 구 시가지 북쪽에 있는 프라 쁘랑 쌈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