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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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같은 날들 속의 의미 없는 넋두리사진일기 2008. 7. 15. 00:31
이런 사진 몇 장 올려 놓고 제목은 그리움이나, 기다림, 추억 정도로 지어 놓는 거야. 그리고는 으스대듯 '무보정' 임을 강조하고, 잔잔한 감동이 있는 곳이었습니다라는 내용으로 텍스트 하나 대충 써 넣으면 '좋은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정도의 댓글 달리겠지. 그 일련의 과정들, 아무 쓰잘데기 없고, 아무 의미도 없고, 아무 도움도 안 돼. 그걸 이제서야 깨닫는 거야. 느리게 느리게 배워가는 거지. 그래, 내겐 아무 의미 없어. 내 메인 카메라는 바로 저 똑딱이다. 그러니까 아무 의미 없다구, 그런 것들 따위. 사진을 잘 찍고 싶어. 하지만 남들이 보고는 잘 찍었다고, 예쁘다고 칭찬해 주는 사진을 찍으려는 건 아니야. 내 감각의 표현 수단 중 하나로써 사진이라는 도구를 잘 활용하고 싶은 것 뿐. 굳이 숙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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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겠지만잡다구리 2008. 7. 14. 01:47
후회하겠지. 그래 넌 후회 할 거야. 함께 할 수 없음에, 더는 곁에 없음에, 믿었던 마음과 준비하던 미래와 의지하던 마음은 이제 아무도 들여놓을 수 없는 황무지 가시밭으로 변하고 세상 모든 슬픔 혼자 떠 안은 듯 무너지는 마음에 주체할 수 없는 밤들을 오래 오래 보내면서도 괜찮아, 괜찮아, 이젠 괜찮아졌어 라고, 애써 태연한 척 하겠지. 그러면서도 마음 한 편으로는 그 때 조금만 더 참았으면 어땠을까, 모른 척 넘어갔으면 어땠을까, 그러지 말았으면 어땠을까, 저렇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좀 더 마음으로 삭히고, 좀 더 이해해주고, 좀 더 보듬어주고, 좀 더 견뎌 주었다면 그랬다면 어땠을까 하며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부여잡고 아쉬움의 탄식을 흘리겠지. 그렇게 후회하며 후회하며 또 후회하며 시간을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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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발 사진이론잡다구리 2008. 7. 12. 23:35
'모델-발 사진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모델이 예쁘면 발로 찍어도 예쁜 사진이 나온다는 이론이다. 물론 내가 지어냈다. ㅡㅅㅡ; 그래도 현실 세계에서 상당히 설득력 있는 이론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5월에 있었던 모터쇼 사진들. 사실 자동차같은 메카닉(?)을 사진에 잘 담는 연습을 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자동차 찍으러 갔는데, 아 글쎄 모델들이 앞을 가리고 안 비켜 주는거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모델 찍었다. ㅡㅅㅡ; (믿든지 말든지) 이 정도면 훌륭한 고객서비스 ㅡㅅㅡ;;; 발로 찍어도 대강 봐 줄 만한 사진이 나오지 않는가 우훗~ 내가 찍어 온 사진들을 친구가 보더니, '전부 여자들 사진밖에 없잖아!'라고 했다. 당연한 것 아니냐, 모델이 여자밖에 없으니 여자 사진만 있는 거지! 그럼 지나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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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uld you be my tomorrow?사진일기 2008. 7. 9. 00:41
서쪽 산허리 휘감고 떠오르는 달빛의 노랫소리. 이제 그대는 예쁜 날개옷 고이 접고 편히 쉴 시간. 오늘은 또 얼마나 힘든 하루를 보내었을지, 그러면서도 또 얼마나 아닌 척 하며 속으로 울었을지. 힘든 하루를 곁으로 흘리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무심히 먼 하늘을 바라는 모습이 그대의 매력. 하지만 가끔은 스치는 바람에도 눈길을 주었으면 해. 가끔은 내 노랫소리가 들릴 지도 모르거든. 사람이 떠나도 사랑의 향기는 남아 아니, 사랑이 떠나도 사람의 향기가 남아 그 어디선가 아직 푸른 비 내릴 반짝이는 그 하늘, 다가갈 수 없었던 그 어느 깊은 밤 시린 달빛. 다가갈 수 없었던 그 어느 깊은 숲 그대 눈빛. 돌이킬 수 없었던 그 어느 시간 속 나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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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플레이를 보고 왔다 - 나와 이다 전전시 공연 2008. 4. 18. 03:52
2008년 4월 2일 부터 4월 15일 까지 삼청동 갤러리 빔에서 열렸던 '나와 이다 전'에 갔다. 행사 기간 중에 포스팅을 해서 알리려 했지만, 아시는 분은 아시듯 엄청난 귀차니스트라서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이제서야 올리게 됐다. 그냥 갔다왔다는 거. ㅡㅅㅡ; 삼청동엔 예쁜 카페와 갤러리도 많고, 한옥마을도 있기 때문에 겸사겸사 가 보기 좋은 곳. 이 전시회는 끝났지만, 딱히 갈 곳 없이 심심한 휴일이라면 삼청동에 놀러가는 것도 좋다. 단지 휴일엔 사람이 많아서 좀 복잡하다는 것이 흠. '이다'는 홈페이지에도 그림을 올리기 때문에 거기서도 대충 그림을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사진으로 보는 그림과 실제로 보는 그림은 천지차이. 이다의 그림은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는 것이 좀 더 반짝반짝 빛 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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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문도 - 나오키 다방국내여행/서울 2008. 4. 17. 15:30
그런 때가 있다. 어느날 문득, '아, 거기 가 봐야지'라는 생각이 들 때. 누가 오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꼭 가 봐야 할 곳도 아니고, 간다고 특별히 반겨주지도 않고, 안 간다고 인생에 지장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그냥 문득 생각나서는 가 보기 전까지는 밤에 잠도 안 오는, 그런 때가 있다. (일명 오타쿠 병 OTL) 그래서 비가 올 듯 말 듯, 음산한 날씨가 마치 검은 고양이의 털처럼 엉겨 붙을 때, 집에 딱 들어앉아서 허리나 지지고 있기 딱 좋을 때에 애써 홍대로 나갔다. 홍대 근처의 나오키 씨가 운영하는 델 문도라는 카페에 가 보기 위해서. 사진에 나오는 저 분홍빛의 예쁜 카페는 나오키 씨의 다방이 아니다. 델 문도는 저 카페 옆쪽의 어두컴컴한 계단을 밟고 2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아아... 저..